"생강 슬러시로 코로나 예방"…BBC, 탄자니아 '비과학' 방역 지적

"정부가 코로나 관련 정보 유통 차단해"
존 마구풀리 탄자니아 대통령./사진=AP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탄자니아 정부가 방역과 관련한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BBC방송이 7일 보도했다.

BBC는 탄자니아가 코로나19 검사를 시행하고 있지 않아 환자가 얼마나 발생하고 있는지조차 확인되지 않는다고 전했다.보도에 따르면 존 마구풀리 탄자니아 대통령은 기초적인 방역 수단인 마스크의 효능을 깎아내리고, 바이러스 확산 방지 노력을 기울이는 이웃 나라를 조롱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코로나19가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면서 국민에게 약초 증기 흡입 등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방역 수단을 권고하면서도 백신 도입은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다.
사진=AP제공
세계보건기구(WHO)가 백신 제공 의사를 밝혔음에도 그는 "백인들이 (코로나19) 백신 생산에 성공했다면 애초에 에이즈, 암, 결핵 백신을 먼저 만들었어야 한다"며 백신 효능을 의심했다.방역 책임자인 도로시 과지마 보건장관도 같은 입장을 반복했다. 그는 지난주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예방에 효과가 있다면서 생강과 양파, 레몬, 후추를 혼합한 슬러시 형태의 음료 제조법을 선보이기도 했다.

BBC는 탄자니아 정부가 코로나19 관련 정보 유통을 철저하게 차단하고 있다는 점이 더욱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재 탄자니아에서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허가 받은 인물은 대통령과 보건부 장관 그리고 3명의 다른 정부 고위 관리뿐이다.

다만, 이 가운데 최근 가톨릭교회 지도자들이 코로나19의 심각성을 일깨우기 시작했다.탄자니아 수도 다르에스살람교구의 유다 타데이 루와이치 주교는 "코로나19는 종식되지 않았다. 부주의해서는 안 된다. 손을 씻고 마스크를 다시 써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탄자니아 주교회의의 찰스 키티마 신부도 최근 사망자 증가 등 우려스러운 상황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그는 "도심 지역 교구에서는 과거 1주일에 한 차례 정도 장례미사가 열렸다"며 "요즘에는 매일 진행된다. 무언가 분명히 잘못됐다"고 말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