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SD 주전 2루수 자신 있게 도전…풀타임 뛰면 10홈런↑"(종합)

"가족 사진 품고, 미국으로…류현진 선배와 상대해보고 싶어"
김하성(26·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은 최근 '가족사진'을 찍었다. KBO리그에서 뛸 때는 '언제든 찍을 수 있다'고 미뤘지만,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소속이 된 이제는 가족과 함께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서다.

'빅리거'로 2021시즌을 시작하는 김하성은 8일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켄싱턴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처음으로 제대로 된 가족사진을 찍었다.

최근에 큰누나가 결혼하기도 해서 겸사겸사 찍었다며 "가족과 사진을 찍는 게 좋은 추억이 됐다. 가족사진을 들고, 미국으로 간다"고 했다.

김하성은 11일 미국으로 출국한다.

샌디에이고(SD)는 2월 18일 투·포수를 소집하고, 23일 야수 전체를 모아 공식 스프링캠프 개막을 알린다. 김하성이 샌디에이고 주전 2루수 경쟁을 시작하는 시점이다.

김하성은 "고교 시절 나는 KBO리그 입단도 장담할 수 없는 선수였다.

좋은 구단에서 좋은 지도자와 동료들은 만나 자신감을 얻었다"며 "2019년 12월에 '2020시즌이 끝난 뒤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야구가 더 잘 됐다.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하게 돼 정말 영광이다"라고 과거의 자신을 돌아보고, 현재 자신의 모습에 감격해했다.
김하성은 한국시간으로 1월 1일에 샌디에이고와 계약기간 4+1년에 최대 3천900만달러(약 424억3천만원)를 받는 조건에 계약 완료했다.

그는 4년간 2천800만달러를 보장받고, 타석 수에 따라 인센티브를 400만달러까지 받을 수 있다.

4년 계약이 끝난 뒤 2025년 샌디에이고 구단과 김하성이 상호 옵션을 행사하면 계약 규모는 3천900만달러로 올라간다.

1월 2일 샌디에이고 가방을 앞세워 입국한 그는 2주 자가 격리를 마친 뒤, 2020년까지 홈으로 쓰던 고척 스카이돔에서 키움 히어로즈 동료와 함께 훈련했다.

이제 김하성은 '샌디에이고 주전 2루수'를 꿈꾼다.

샌디에이고는 유격수 페르난도 타니스 주니어, 3루수 매니 마차도 등 메이저리그에서도 정상급 내야진을 갖췄다.

김하성은 2020년 메이저리그에서 신인왕 후보로 여러 차례 거론된 제이크 크로넨워스와 주전 2루수 자리를 놓고 경쟁한다.

현지 언론은 김하성이 "외야수로 출전할 수도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김하성은 "고교 때는 2루수로 뛰었고, 프로에서는 유격수와 3루수를 겸했다.

유격수에서 2루수로 포지션 변경을 한 선수가 성공하는 걸 자주 봤다.

자신 있다"며 "외야수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팀이 원하면 외야수로도 뛰어야겠지만, 2루수로 자리 잡고 싶다"고 '주전 2루수'를 향한 의욕을 드러냈다.
2014년 히어로즈에 입단한 김하성은 프로 첫해에 1군 무대에 진입했고, 2015년 강정호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자, 주전 유격수로 도약했다.

김하성은 부상 없이 KBO리그에서 7시즌을 뛰며 타율 0.294, 133홈런, 575타점을 올렸다.

2020년에는 타율 0.306, 30홈런, 109타점, 23도루로 맹활약했다.

김하성의 놀라운 성장 속도에 한국 야구팬들은 흐뭇해했다.

2021년 김하성은 더 큰 무대에서, 한국 팬들에게 '빅리거 김하성의 소식'을 전한다.

그는 "7년 동안 KBO리그에서 뛰면서 많은 걸 배웠다.

스포츠 선수들에게 팬들의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팬들이 얼마나 더 소중한지 더 깊이 깨달았다"며 "정말 열심히 뛰고, 어린 야구 선수들의 좋은 롤모델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김하성과의 일문일답이다.

-- 메이저리그 계약을 한 소감은.
▲ 키움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옮긴 김하성입니다.

메이저리그는 늘 꿈꿔온 무대다.

좋은 조건으로 입단해 기대된다.

좋은 구단과 계약해 영광이다.

-- 샌디에이고 홈구장 펫코파크를 본 소감은.
▲ 가기 전에 사진으로 보긴 했는데 직접 보니 더 멋졌다.

'이래서 메이저리그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코로나19 때문에 구단 사람을 많이 보지는 못했다.

-- 메이저리그에 갈 수 있겠다고 생각한 순간이 있나.

▲ 언제나 빅리그를 꿈꾸고 있었다.

하지만 고교 때는 KBO리그 입단도 장담할 수 없는 선수였다.

좋은 구단에서 좋은 지도자와 선배를 만나 성장했다.

염경엽 (전) 감독님께서 내가 막 주전으로 자리 잡을 때부터 '메이저리그를 바라보고 야구하라'고 조언하셨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빅리그를 꿈꿨다.

2019년 12월에 2020년 시즌 끝나고 메이저리그 진출 추진하겠다'고 선언하고, 실제 2020시즌 야구가 잘 됐다.

-- 염경엽 전 감독을 특히 고마워하는데.
▲ 사실 내 훈련을 개인적으로 도와주고 계시다.

내게 '빅리거'라는 목표 의식을 심어주신 분이다.

'한국에서 잘해야지'라고 생각했다면, 성장에 한계가 있었을 것이다.

내게 염경엽 감독님은 은인이다.
-- 샌디에이고 내야진은 빅리그에서도 정상급이다.

주전 확보가 쉽지 않은데.
▲ 솔직히 나도 그 부분을 걱정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모든 팀에 메이저리거가 있다.

KBO리그에서도 늘 경쟁해왔다.

경쟁이 두려웠다면 빅리그에 진출하지 않았을 것이다.

좋은 내야수와 함께 뛰면 내가 배울 수 있는 것도 많다.

-- 류현진 소속팀 토론토 블루제이스 영입 소문도 있었다.

▲ 구체적인 계약 관련해서는 공개하기 어렵지만, 토론토가 관심을 보였던 건 사실이다.

현진이 형과 같이 뛰면 적응하기 좋은 장점은 있다.

하지만 샌디에이고가 가장 적극적이었다.

나를 위해 좋은 조건을 꾸준히 제시해 준 팀도 샌디에이고였다.

샌디에이고는 '몇 년 안에 우승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이야기했다.

우승권 전력을 갖춘 팀에서 뛴다는 자부심이 있다.

-- 주전 2루수 도전, 자신 있는가.

▲ 자신 있다.

프로에서는 유격수와 3루수를 오갔지만, 고교 때는 2루로 뛰었다.

프로에서 백업 내야수로 뛸 때는 2루수의 발동작을 배우기도 했다.

유격수에서 2루수로 포지션을 바꾼 선수들이 성공하는 사례를 자주 봤다.

나도 자신 있다.

팀이 정말 원하면 외야수로도 뛰겠지만, 내야수로 뛰는 게 팀에 도움이 될 것이다.

-- 풀타임 뛴다면 홈런은 몇 개 정도 칠 수 있을까.

▲ 풀타임 출전할 기회를 얻는다면, 두 자릿수 홈런은 칠 것 같다.

메이저리그는 경기 수도 더 많으니까, 기회만 있으면 두 자릿수 홈런은 충분히 칠 것 같다.

-- 류현진 등 선배들이 조언한 게 있는가.

▲ 현진이 형은 샌디에이고와 계약하기 전에도 '잘할 수 있다'고 격려해줬다.

'몸 관리 잘하라'고 조언하셨다.

미국 생활에 관해서는 '한국이 그리울 수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내가 견뎌야 할 일이다.

-- 현지 취재진과 화상 월드시리즈와 신인왕을 목표로 밝혔는데.
▲ 스포츠선수라면 모두가 우승을 목표로 한다.

샌디에이고 전력이 좋아서 더 자신 있게 말했다.

신인왕은 '나는 이 정도의 목표가 있는 선수'라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서 화두에 올렸다.

어떤 사람은 '당당하고 자신감 있네'라고 생각하시고, 다른 분들은 '네가 할 수 있을까'라고 의아해하실 것이다.

나는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 박찬호가 화상 인터뷰에 접속했다.

▲ 박찬호 선배는 개척자다.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리그에서 뛰신 덕에 후배들도 꿈을 꿀 수 있었다.

마침 내가 가는 팀에 고문으로 계신다.

박찬호 선배께서 '샌디에이고 좋은 도시고 좋은 팀이다.

야구만 할 수 있는 곳이다'라고 말씀해주셨다.

--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준비는 어떤 게 다를까.

▲ 메이저리그 진출이라는 목표를 이루고자 KBO리그에서 뛸 때 (근육을 키우는)벌크업을 했다.

계약한 뒤에는 '어떻게 한 시즌을 다치지 않고 잘 치를까'를 고민하고, 피칭머신을 통해 빠른 공도 치면서 훈련했다.

-- 영어 공부는 어느 정도 했는가.

▲ 운동하느라 바빠 못하고 있다(웃음). 구단에서 선생님을 구해준다고 했다.

나도 영어를 배우고 싶은 마음은 크다.

몇 년 뒤에는 영어를 잘할 수 있는 선수가 되어 돌아오겠다.

아이 캔 두잇.
-- 세인트루이스에서 뛰는 김광현과는 맞대결을 펼칠 수도 있다.

▲ 샌디에이고와 계약한 뒤에, 염경엽 감독님과 김광현 선배를 함께 만났다.

김광현 선배와 맞대결에 관한 얘기는 나누지 않았다.

내가 코리안 빅리거 중 가장 어리다.

일단 어느 선배를 만나도 인사 잘하고, 김광현 선배와 맞대결하면 최대한 잘 쳐 보겠다.

-- 상대해보고 싶은 메이저리그 투수가 있다면.
▲ 현진이 형 공을 쳐보고 싶다.

내가 히어로즈에 입단했을 때 현진이 형은 이미 빅리거였다.

TV로 보면 정말 좋은 공을 던지신다.

현재 메이저리그 상위권 투수니까, 내가 못 치더라도 현진이 형 공을 타석에서 보고 싶다.

-- 최근 가족사진을 찍었는데.
▲ 제대로 된 가족사진을 찍은 건 처음이다.

큰누나가 지난주 결혼해서 겸사겸사 찍었다.

좋은 추억이 됐다.

이번에 찍은 가족사진을 가지고 미국에 갈 것이다.

-- 이정후 등 키움 동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 정후가 너무 감상적인 글을 SNS에 올리더라. 이정후는 정말 대단한 선수다.

아버지(이종범 코치)의 그늘에 가릴 수도 있는데, 부담감을 떨쳐내고 최고의 선수가 됐다.

키움 히어로즈 선수단은 내게 가족과 다름없다.

미국에 가더라도 키움 경기 결과는 확인할 것 같다.

-- 한국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 7년 동안 KBO리그에서 뛰면서 많은 걸 배웠다.

스포츠 선수에게 팬들의 응원이 얼마나 중요한지 예전부터 잘 알고 있었는데, 코로나19로 더 깊이 느꼈다.

내가 잘하면 어린 팬, 야구를 하는 어린 학생들에게 좋은 롤모델이 되지 않을까. 열심히 잘할 테니 지켜봐 달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