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전쟁 중…도망가는 '넷플릭스'·맹추격중인 '아마존'

코로나19로 급성장하는 구독경제
(1) 글로벌 OTT 구독 경제 시장

1위 넷플릭스 2억명 바짝 추격하는 아마존
오리지널 콘텐츠·현지화 전략 등 경쟁 치열
상위 20개 기업 美 11곳·中 3곳·韓 1곳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명절이면 가족들이 모여앉아 TV에서 틀어주는 특선영화 시리즈를 '정주행'하던 풍경은 이제 옛말이 됐다. 케이블TV와 위성방송의 코드커팅(Cord Cutting·고객 이탈) 현상이 심해지면서 TV 대신 각자 태블릿PC나 스마트폰을 통해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제공서비스(OTT)를 보는 게 일상이 돼서다.

특히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OTT 구독경제 시장경쟁은 한층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전세계 1위 넷플릭스가 지난해 구독자 수 2억명을 돌파하면서 돌풍을 이어가고 있지만,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가 전년 대비 50%가량 성장한 1억5000만명을 넘기며 맹추격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 수요 증가와 코로나19 국면이 지속되면서 OTT 구독경제 성장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따라가는 아마존, 도망가는 넷플릭스

글로벌 비디오 구독 경제 상위 20개 업체. 넷플릭스의 지난해 구독자 수는 2억명을 돌파하며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2위인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가 1억5000만명 구독자로 넷플릭스를 추격하고 있다. 한국의 웨이브는 1000만명으로 18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래프=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12일 한경닷컴 뉴스랩이 글로벌 미디어 네트워크 협회인 FIPP와 닐슨 코리아클릭 등 자료를 취합해 분석한 결과, 전세계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구독하는 인원은 10억명에 달한다. 국제연합(UN) 등이 추산한 세계 총 인구는 약 77억명이다. 7명 중 1명 꼴로 구독경제 OTT 서비스를 이용하는 셈이다.

1위는 역시 넷플릭스다. 지난해 넷플릭스의 전체 구독자 수는 2억370만명을 기록했다. 구독경제 관련 기업을 통틀어 가장 많은 구독자이자 사상 첫 2억명 돌파다. 지난해 넷플릭스의 매출은 250억 달러(약 28조원), 영업이익은 46억 달러(약 5조원)을 기록하며 각각 전년 대비 24%, 76% 성장했다. 주가는 지난 한해만 약 66% 올랐다.넷플릭스를 바짝 쫓고 있는 서비스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아마존닷컴이 개발·운영하는 비디오 인터넷 서비스로 전세계 구독자 1억5000만명을 보유하고 있다. 아마존은 작년 촬영에 들어갔다 코로나19로 일시 중단된 '반지의 제왕' 드라마 시리즈 시놉시스를 공식 공개했다. 업계는 아마존의 '반지의 제왕' 드라마를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려는 아마존의 야심작으로 본다. 아마존은 70억 달러(약 8조원)를 투자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는데, 이 시리즈에만 15억 달러(약 2조원)의 제작비를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격차를 벌리려는 넷플릭스는 지난해 콘텐츠 제작 예산에만 아마존의 두 배가 넘는 173억 달러(약 19조원)을 썼고,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늘어난 190억 달러(약 21조원)을 투입할 전망이다.

오리지널 콘텐츠 뿐 아니라 양사 모두 현지화 전략까지 강화하면서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CNN은 "넷플릭스는 모바일 사용이 많은 아시아 구독자를 겨냥해 모바일 구독 서비스를 따로 만들었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도 이 트렌드를 따라 지난달 인도에 모바일 구독 서비스를 도입했다"고 보도했다.

상위 20개 기업 중 美 11곳·中 3곳…韓 '웨이브' 18위

글로벌 비디오 구독 경제 상위 20개 업체 국가 분류. 미국이 11개국으로 가장 많았고, 중국과 인도가 각각 3곳, 한국·홍콩·대만 각각 1곳 순으로 나타났다. /그래프=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넷플릭스, 아마존과 같이 시장 상위 20위권에서 11곳인 절반 이상이 미국 업체로 나타났다. 이밖에 중국과 인도 각각 3곳, 한국·홍콩·대만 각각 1곳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막강한 내수 시장을 자랑하는 중국과 인도 업체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3위는 텐센트 비디오가 1억2000만명, 4위 아이이치(iQiyi)가 1억1900만명, 5위 유쿠(Youku) 9000만명으로 3~5위까지 중국 업체가 이름을 올렸다. 특히 이중 아이이치는 한국 진출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어 6위 디즈니 플러스가 7330만명, 7위 동남아시아를 겨냥한 홍콩계 뷰(Viu)가 4140만명, 8위 인도 ALT 발라지가 4000만명, 9위 디즈니 자회사인 훌루(Hulu)가 3660만명, 10위 인도 에로스 나우가 3662만명 순이었다.

한국 업체 중에서는 웨이브(Wavve)가 18위에 올랐다. 웨이브는 SK텔레콤 옥수수(oksusu)와 지상파 3사의 푹(POOQ)을 통합한 서비스다. 닐슨 코리아클릭 등에 따르면 지난해 이 서비스의 월평균 순이용자수(UV)는 344만명, 무료가입자를 포함한 전체 회원 수는 1000만명이다. 그간 오리지널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웨이브는 올해 콘텐츠 투자 규모를 1000억원 가까이 확대할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상황 지속에 투자가 이뤄지면서 국내 업체들 성장세도 기대되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HBO 맥스에서는 워너브러더스 올해 신작 모두를 공개하는 등 시장이 급변하는 환경에서 웨이브, 왓챠 등 국내 기업들도 콘텐츠 투자를 확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