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반발 계수 낮춘 공인구 사용…KBO 사례도 연구

미국프로야구(MLB) 사무국이 여러 말을 낳는 홈런 폭증 현상을 개선하고자 공인구의 반발 계수를 미세하게 줄인 공을 사용할 예정이라고 미국 온라인 매체 디애슬레틱이 9일(한국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는 역시 비슷한 이유로 공인구 반발 계수를 2년 전 먼저 조정한 한국프로야구의 사례를 곁들여 시선을 끌었다. 디애슬레틱은 공인구 반발 계수 하향 조정과 관련해 MLB 사무국이 6일 각 구단 단장과 부단장에게 비밀리에 보낸 내부 메모를 입수했다.

메모에 따르면, MLB 사무국은 한 독립 연구기관이 시행한 조사 결과 반발 계수를 줄인 공으로 비거리 375피트(약 114.3m) 날아간 타구를 비교할 때 종전보다 1∼2피트(0.30∼0.61m) 비거리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30개 구단에 알렸다.

디애슬레틱은 큰 차이 없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으나 비거리 3.3피트(1m)마다 홈런이 10% 증가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새 공인구를 사용하면 예년보다 홈런을 약 5% 줄일 수 있다고 소개했다. 2019년 메이저리그에선 무려 홈런이 6천776개나 쏟아져 역대 단일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이 수립됐다.

종전 기록인 6천105개(2017년)를 훌쩍 넘었다.

타석당 홈런 비율은 6.6%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팀당 60경기만 치른 지난해엔 6.5%로 약간 감소했다. 발사각도와 어퍼스윙이 낳은 홈런 혁명에 빛과 그늘이 공존한다.

'야구의 꽃'인 홈런이 양산되자 팬들은 더 큰 희열을 느꼈다.

각 팀은 출루율+장타율(OPS)을 중시하는 통계의 시대에서 홈런을 득점의 주요 루트로 여겼다. 그러나 홈런에 비례한 삼진 수의 급증, 주루와 작전 등 다양한 역동성을 상실한 채 정적인 경기 분위기는 야구의 흥미를 반감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늘어났다.

한국프로야구 KBO리그는 극심한 타고투저 현상을 타파하고자 공인구 반발 계수를 0.4134∼0.4374에서 0.4034∼0.4234로 낮춘 새 공인구를 2019년도에 도입했다.

공 둘레는 1㎜가량 늘어났고, 1g 정도 무거워졌다.
새 공인구는 2∼3m 정도 비거리 감소 효과를 낳을 것으로 예측됐고, 실제 더 큰 결과를 낳았다.

전체 홈런은 2018년 1천756개에서 1천14개로 42%나 줄었다.

대신 평균자책점 2점대 투수는 2006년 이래 가장 많은 7명이나 탄생했다.

타고투저에서 투고타저로 순식간에 양상이 바뀌었다.

데이터 과학자인 메레디스 윌스 박사는 KBO리그 공인구가 1㎜ 커지고, 1g 무거워진 게 상당한 항력 향상 효과로 이어졌다고 평했다.

메이저리그는 공인구 반발 계수를 줄이면서 크기는 동일하게 만들되 무게를 2.8g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인구 변화와 맞물려 5개 팀이 온도와 습도를 맞춰 공인구를 과학적으로 관리하는 '휴미더'를 구장에 설치할 것으로 알려져 이 또한 홈런의 감소로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현재 콜로라도 로키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시애틀 매리너스, 뉴욕 메츠, 보스턴 레드삭스 5개 구단이 구장에 휴미더를 운영 중이다.

여기에 5개 구단이 휴미더 설치에 가세하는 셈이다.

보통 화씨 1도가 높아질 때마다 비거리가 1%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씨 10도만 높아져도 비거리가 10%가 늘어나는 것이다.

온도와 습도를 엄격히 관리한 볼을 메이저리그 전체 구단 중 ⅓이 사용하면 홈런 수가 달라질 수도 있다. 미세한 차이가 얼마나 큰 효과로 이어질지 관심 있게 지켜보는 시선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