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 사건' 넉 달 만에 또…이모 모진 학대로 열살 여아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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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사망 사건 매년 수십 건…"학대를 훈육으로 여기는 잘못된 인식 바뀌어야"
양부모의 학대로 16개월 영아가 숨진 '정인이 사건'의 충격과 슬픔이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 새해 초 또다시 끔찍한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했다.맡아 키우던 열 살 여자 조카를 이모와 이모부가 무자비하게 때리고 심지어 물이 가득찬 욕조에 집어넣다 빼기를 반복하는 이른바 '물고문' 학대까지 저질러 끝내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한 것.
지난 8일 낮 12시 35분께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고림동의 A씨 부부(40대)네 집에서 A씨의 조카인 B(10) 양이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A씨 부부는 "아이가 욕조에 빠져 숨을 쉬지 못한다"고 신고했고 출동한 구급대원들이 B 양을 인근 병원으로 옮겼지만 끝내 숨졌다.
그러나 B 양의 몸 곳곳에서 멍 자국이 발견됐고 병원 의료진과 구급대원들의 신고로 수사에 나선 경찰은 A씨 부부로부터 "평소 아이를 몇 번 때렸다"는 진술을 받았다.경찰은 부부를 아동학대 혐의로 체포해 B 양의 사망과 학대 경위를 캐물었고 이들은 "아이가 요새 말을 듣지 않고 소변을 잘 가리지 못해 이틀 정도 때렸고 어제 오전에는 훈육 차원에서 욕조에 물을 받아놓고 아이를 물속에 넣었다 빼는 행위를 몇 번 했다"고 털어놨다.
A씨 부부는 그러던 중 B 양이 숨을 쉬지 않고 몸이 축 늘어지자 비로소 행위를 중단하고 119에 신고했다.아직 B 양의 정확한 사인은 나오지 않았지만, 이모와 이모부의 폭행과 물고문이 사망과 무관치 않음은 경찰 조사를 통해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매년 학대로 숨지는 아동은 수십 명에 이른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아동학대 사망자 수는 2014년 14명, 2015년 16명, 2016년 36명, 2017년 38명, 2018년 28명, 2019년 42명이다.
계모와 친부로부터 3개월가량 경기도 평택의 집 화장실에 갇힌 채 락스 세례 등 모진 학대를 받다가 2016년 2월 세상을 떠난 신원영(당시 7세) 군과 2015년 6월 울산에서 친모로부터 알루미늄 밀대 자루 등으로 마구 맞아 숨진 30개월 여아, 2017년 4월 친부와 친부 동거녀로부터 무자비한 폭행을 당하고 숨진 고준희(당시 5세) 양 등이 그 피해 아동들이다.양부모의 끔찍한 학대 행위가 알려져 국민의 공분을 산 '정인이 사건'은 불과 넉 달 전인 지난해 10월 발생해 피해자인 정인이는 2020년 아동학대 사망자로 집계될 예정이다.
반복되는 아동학대 사건을 막기 위해 전문가들은 학대를 감시·예방할 시스템 구축과 함께 훈육에 대한 인식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사람들은 언론에 보도된 아동학대 사건을 보고 분노할 뿐 자신이 아이를 대할 때 태도를 돌아보는 계기로 삼지 않고 '저 사람은 원래 악마고 내가 하는 행위는 정당한 훈육'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일반적으로 자신의 학대를 학대라 여기지 않고 점점 반복하다가 끔찍한 범죄에 이르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에게 성교육과 양성평등 교육을 하는 것처럼 부모가 되기 훨씬 전부터 부모교육을 해서 훈육과 학대에 대한 인식 자체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정선아 숙명여대 아동복지학과 교수는 "아이가 잘못하면 혼내서 바로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우리 사회에 뿌리내려져 있는 게 학대 사건이 반복되는 원인 중 하나"라며 "아이들을 대할 때 경험의 차이를 이해하면서 대해야 하는데 성인의 경험치로 내린 판단을 아이에게 강요하며 네가 틀렸다고 다그치는 태도는 학대로 이어지기 쉽다"고 설명했다.이어 "훈육에 대한 인식 재정립이 필요한 상황으로 부모나 보호자의 인식 개선이 가장 중요하지만, 학교를 비롯한 교육기관이나 행정기관에서 가정 내 문제에 좀 더 주목하고 원격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보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연합뉴스
양부모의 학대로 16개월 영아가 숨진 '정인이 사건'의 충격과 슬픔이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 새해 초 또다시 끔찍한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했다.맡아 키우던 열 살 여자 조카를 이모와 이모부가 무자비하게 때리고 심지어 물이 가득찬 욕조에 집어넣다 빼기를 반복하는 이른바 '물고문' 학대까지 저질러 끝내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한 것.
지난 8일 낮 12시 35분께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고림동의 A씨 부부(40대)네 집에서 A씨의 조카인 B(10) 양이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A씨 부부는 "아이가 욕조에 빠져 숨을 쉬지 못한다"고 신고했고 출동한 구급대원들이 B 양을 인근 병원으로 옮겼지만 끝내 숨졌다.
그러나 B 양의 몸 곳곳에서 멍 자국이 발견됐고 병원 의료진과 구급대원들의 신고로 수사에 나선 경찰은 A씨 부부로부터 "평소 아이를 몇 번 때렸다"는 진술을 받았다.경찰은 부부를 아동학대 혐의로 체포해 B 양의 사망과 학대 경위를 캐물었고 이들은 "아이가 요새 말을 듣지 않고 소변을 잘 가리지 못해 이틀 정도 때렸고 어제 오전에는 훈육 차원에서 욕조에 물을 받아놓고 아이를 물속에 넣었다 빼는 행위를 몇 번 했다"고 털어놨다.
A씨 부부는 그러던 중 B 양이 숨을 쉬지 않고 몸이 축 늘어지자 비로소 행위를 중단하고 119에 신고했다.아직 B 양의 정확한 사인은 나오지 않았지만, 이모와 이모부의 폭행과 물고문이 사망과 무관치 않음은 경찰 조사를 통해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매년 학대로 숨지는 아동은 수십 명에 이른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아동학대 사망자 수는 2014년 14명, 2015년 16명, 2016년 36명, 2017년 38명, 2018년 28명, 2019년 42명이다.
계모와 친부로부터 3개월가량 경기도 평택의 집 화장실에 갇힌 채 락스 세례 등 모진 학대를 받다가 2016년 2월 세상을 떠난 신원영(당시 7세) 군과 2015년 6월 울산에서 친모로부터 알루미늄 밀대 자루 등으로 마구 맞아 숨진 30개월 여아, 2017년 4월 친부와 친부 동거녀로부터 무자비한 폭행을 당하고 숨진 고준희(당시 5세) 양 등이 그 피해 아동들이다.양부모의 끔찍한 학대 행위가 알려져 국민의 공분을 산 '정인이 사건'은 불과 넉 달 전인 지난해 10월 발생해 피해자인 정인이는 2020년 아동학대 사망자로 집계될 예정이다.
반복되는 아동학대 사건을 막기 위해 전문가들은 학대를 감시·예방할 시스템 구축과 함께 훈육에 대한 인식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사람들은 언론에 보도된 아동학대 사건을 보고 분노할 뿐 자신이 아이를 대할 때 태도를 돌아보는 계기로 삼지 않고 '저 사람은 원래 악마고 내가 하는 행위는 정당한 훈육'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일반적으로 자신의 학대를 학대라 여기지 않고 점점 반복하다가 끔찍한 범죄에 이르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에게 성교육과 양성평등 교육을 하는 것처럼 부모가 되기 훨씬 전부터 부모교육을 해서 훈육과 학대에 대한 인식 자체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정선아 숙명여대 아동복지학과 교수는 "아이가 잘못하면 혼내서 바로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우리 사회에 뿌리내려져 있는 게 학대 사건이 반복되는 원인 중 하나"라며 "아이들을 대할 때 경험의 차이를 이해하면서 대해야 하는데 성인의 경험치로 내린 판단을 아이에게 강요하며 네가 틀렸다고 다그치는 태도는 학대로 이어지기 쉽다"고 설명했다.이어 "훈육에 대한 인식 재정립이 필요한 상황으로 부모나 보호자의 인식 개선이 가장 중요하지만, 학교를 비롯한 교육기관이나 행정기관에서 가정 내 문제에 좀 더 주목하고 원격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보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