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차 AI 눈 세계시장 석권할 것"…서울로보틱스, 벤츠·BMW 이어 만도와 손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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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기업이 생산단가 낮출 때“라이다(LiDAR) 시장의 승자는 인공지능(AI) 기업이 될 겁니다.”
이한빈 대표, 기술력 확보 집중
"라이다 시장 승자는 AI기업"
9개국 진출…해외공략 강화
빛을 통해 전방의 물체를 3차원(3D)으로 감지하는 라이다는 자율주행차의 ‘눈’과 같다. 이한빈 대표가 2017년 창업한 서울로보틱스는 라이다 소프트웨어(SW) 전문 기업이다. 눈(라이다)을 통해 인식한 영상을 AI로 해석해 전방의 차량과 사물을 파악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대표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라이다 기업들이 생산 단가를 낮추는 데 집중한 사이 SW 기술력을 빠르게 키웠다”고 말했다. 메르세데스벤츠, BMW에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는 서울로보틱스는 9일 만도와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이르면 3년 내 라이다를 양산하는 게 목표다.
완성차·부품업체 ‘러브콜’
이 대표는 창업과 동시에 해외시장부터 공략했다. 경쟁자가 드물던 때였다. 그는 “자율주행기술에 특화한 이스라엘 기업 모빌아이가 카메라로 차선을 인식하는 기술에만 집중해 2017년 인텔에 17조원을 받고 회사를 판 사례가 있었다”며 “차세대 부품인 라이다 시장에서도 SW가 막대한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이 대표의 ‘선택과 집중’ 전략은 맞아떨어졌다. 라이다의 단가가 낮아지면서 자율주행뿐만 아니라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에도 이를 활용하는 업체가 늘어났다. 일찌감치 SW 개발을 시작한 서울로보틱스에 업체들의 ‘러브콜’이 이어졌다. 서울로보틱스는 미국 독일 영국 등 9개 국가에 진출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와 디트로이트, 독일 뮌헨에 지사를 세웠다.서울로보틱스는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완성차 업체뿐만 아니라 세계 라이다 제조업체 대부분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사무실에는 여러 업체가 보내온 라이다 제품이 가득하다.
만도는 서울로보틱스가 협업을 확정한 첫 번째 한국 업체다. 서울로보틱스는 이번 파트너십으로 라이다 양산에도 참여하게 됐다. 라이다뿐만 아니라 이미징 레이더 생산도 함께한다. 이 대표는 “만도와 협업해 국산 부품 및 솔루션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스마트시티 사업에도 진출
서울로보틱스는 가볍고 효율이 높은 솔루션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 대표는 “구글(웨이모) 등 ‘풀스택’ 자율주행 기업이 무인택시용으로 개발한 솔루션은 높은 컴퓨터 처리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개인용 차량에 적용하기 어렵다”며 “서울로보틱스는 경량화한 SW를 통해 차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라이다는 최근 차량뿐만 아니라 스마트공장, 스마트시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공장에 있는 로봇이 전방의 사물을 인지하고, 스마트시티에서 도로 상황을 분석하는 데 쓰인다. 드론의 자율운항을 위해서도 라이다 등 3차원 센서는 필수다. 서울로보틱스는 추후 이 같은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개발한 AI 기술은 3차원 영상을 분석하는 모든 과정에 적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최근 라이다 SW 개발에 뛰어드는 제조업체가 늘어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들과 기술 격차를 유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그는 “AI 기업과 제조기업은 DNA 자체가 다르다”며 “기술 고도화에만 집중해 특정 영역에서는 테슬라를 능가하는 기술력을 갖추겠다”고 말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