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보신주의 버려라"…또 경제관료 질타

北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 주재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이 지난 8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주재하면서 “경제 지도 기관들이 올해 투쟁 목표를 세우는 과정에서 보신주의적인 경향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김정은은 작년 11월 열린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도 경제 부처 간부들을 향해 “형식주의를 극복하고 과학적으로 지도하라”고 질책했다. 대북(對北) 제재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김정은의 위기 의식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9일 “노동당 8차 대회가 제시한 전략적 과업을 관철하고 각 부문의 2021년도 사업 계획을 심의·결정하기 위해 당 중앙위 8기 2차 전원회의가 (지난 8일) 소집됐다”고 전했다. 김정은은 회의에서 “올해 투쟁 목표를 세우는 과정에서 나타난 경제 지도 기관들의 소극적이고 보신주의적인 경향”에 대해 강한 어조로 불만을 나타냈다. 이에 “회의 참가자들은 새 5개년 계획의 첫해 작전에서부터 당대회 정신을 구현하지 못한 데 대해 심각히 자책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은 전했다. 김정은은 또 “사회주의 건설을 저해하는 부정적 요소를 철저히 극복하고 당 조직의 전투적 기능과 역할을 높이는 문제를 진지하게 연구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회의에는 당 중앙위원과 후보위원, 당내 각 부 부부장, 내각 내 위원회 위원, 시·군 당 책임비서 등이 참석했다.북한 경제난과 관련해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는 이날 러시아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국경 봉쇄가 길어지면서 평양에서도 밀가루, 설탕 등 기본적인 생필품을 사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맞는 옷과 신발을 구하기 힘든 데다 가격도 봉쇄 전보다 3∼4배 비싸졌다”며 “러시아 대사관 직원들은 옷과 신발을 서로 교환해 가며 자녀들에게 입히고 있다”고 전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