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안동 KTX 개통, 2시간에 주파…경북, 수도권 관광객 유치 '부푼 꿈'
입력
수정
지면A28
"접근성 개선…방문객 늘리자"전통 한옥마을인 경북 안동의 군자마을에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이곳에서는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플레인(당, 향미료를 쓰지 않은) 요구르트인 ‘타락’ 만들기와 삼색묵이 어우러진 삼색어아탕, 전통식초 만들기 등 전통음식 체험이 큰 인기다. 2019년에 4만 명이 다녀갔다.
한옥 브랜드화·체험콘텐츠 등
58개 관광사업에 898억 투입
군자마을에서 전통음식체험을 가르치는 김도은 수운잡방체혐관 관장은 9일 “1540년께 편찬된 조리서인 수운잡방의 음식을 직접 만들고 맛보는 체험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세상 어느 곳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경북만의 매력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경상북도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군자마을 전통한옥 브랜드화 사업 등 58개 관광사업에 898억원을 투입해 세계적인 언택트 관광상품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경북이 관광자원 개발에 집중하는 이유는 경북지역 접근성이 개선된 덕분이다. 서울 청량리와 경북 안동을 잇는 KTX이음이 지난달 5일 개통돼 서울 청량리에서 3시간40분 걸리던 안동까지의 여행시간이 2시간으로 단축됐다. 올해 단양~안동구간이 복선화하면 1시간30분까지 줄어든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수도권 관광객의 경북 방문이 크게 늘 것으로 전망된다”며 “체험과 힐링을 선호하는 트렌드에 맞춰 경북관광의 새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경상북도는 경북의 3대 문화유산권 관광 인프라에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하는 체험관광 콘텐츠도 크게 보강한다. 고령의 대가야 역사클러스터 등 23개 시·군과 함께하는 문화관광자원 개발 사업도 본격화한다. 김천시는 사명대사 공원에 영화 ‘신과 함께’를 모티브로 사후세계를 주제로 한 독특한 콘셉트의 황악지옥테마체험관을 건립한다.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활용해 어린이들에게 올바른 삶의 교훈을 줄 수 있는 교육콘텐츠로 가족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다. 권동욱 김천시 경제관광국장은 “김천 혁신도시에는 18세 미만 인구가 30%를 넘지만 어린이와 가족들을 위한 관광콘텐츠가 부족해 체험관을 조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릉도에는 생태녹색관광자원 개발사업으로 아홉 개 코스의 울릉해담길이 조성된다. 울릉도의 생태·경관자원을 탐방할 수 있는 전용 앱을 만들어 안전과 재미를 더한 관광지로 개발할 계획이다. 포항 구룡포에는 미식여행거리, 미식마켓, 구룡포 플로깅(조깅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운동)대회, 바다테마투어버스 운행 등의 관광자원을 개발한다.김문환 도 관광정책과장은 “면적이 넓은 경북은 관광지가 분산된 것이 그동안 약점이었지만 코로나19 이후 오히려 강점이 되고 있다”며 “관광명소에 체험요소를 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동=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