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차값으로 비트코인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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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혁신기업 테슬라 대해부세계 최대 전기자동차기업인 미국 테슬라가 기성 화폐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암호화폐(가상화폐) 주종인 비트코인을 전기차 지급 수단으로 인정했다. 자산 포트폴리오엔 비트코인을 공식 항목에 추가했다. 글로벌 자동차기업이 비트코인을 거래 수단으로 인정한 최초 사례다.
비트코인으로 자산 다각화
15억달러어치 매입 발표
제조업체 첫 지불수단 인정
국내 가격 5000만원 돌파
8일(현지시간) 테슬라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테슬라는 최근 비트코인 15억달러(약 1조6815억원)어치를 매입했다. 테슬라는 “현금 수익률을 높이고 자산 구조를 다각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실질금리가 하락세인 요즘 현금을 쌓아두는 대신 비트코인 투자를 통해 수익을 내겠다는 설명이다. 테슬라는 기존 자산을 암호화폐 등 디지털 자산으로 더 바꿀 수 있다는 방침도 공개했다.일각에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달러를 대체하는 결제 수단을 키우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간우주기업 스페이스X 등을 통해 추진 중인 ‘화성 이주 프로젝트’를 위해서다.
테슬라의 발표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사상 최고치로 폭등했다. 이날 미국 암호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에서 비트코인은 약 1만달러 오른 4만8200달러에 거래됐다. 하루 만에 24.2% 뛰었다. 국내 시장에선 처음으로 5000만원을 넘어섰다.
일부 전문가는 테슬라가 이번 결정으로 각국 금융당국과 갈등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테슬라 같은 글로벌 대기업이 비트코인을 현금 대안으로 쓸 경우 미국 달러, 중국 위안화 등의 영향력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은 달러, 금, 채권 등에 비해 가치 변동성이 크다는 점도 리스크 요인이다. 기업 재무제표엔 ‘독’인 불안정성이 커져서다.다른 기업들이 결제 수단과 자산에 비트코인을 도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도 나온다. 아직은 거래소 위주로 유통되는 암호화폐의 잠재력이 크다는 것이다.
선한결/임현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