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정준영·정계선 등 대법관 후보 15명 공개(종합)

박상옥 대법관 후임 인선…봉욱 등 검찰 출신 2명 포함
'국정농단'에 연루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실형을 선고한 정준영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대법관 후보에 올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1심 재판에서 "다스는 이 전 대통령의 것"이라고 처음 판단한 정계선 서울서부지법 부장판사도 후보 명단에 포함됐다.

대법원은 대법관 후보 15명의 명단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고 9일 밝혔다.

대법원은 5월 임기가 만료되는 박상옥 대법관 후임을 지난달 1월 15일부터 25일까지 공개적으로 추천받았다. 추천 결과 여성 9명을 포함해 총 40명이 제청 대상자로 천거됐고 이 중 15명이 심사에 동의했다.

대법원은 이날 심사에 동의한 15명의 학력, 주요 경력, 재산, 병역, 형사처벌 전력 등 정보를 공개했다.

심사에 동의한 대법관 후보 15명 중 법관은 13명, 변호사 1명, 교수 1명이다. 여성은 4명이다.

정준영(사법연수원 20기) 판사는 이재용 부회장의 파기환송심에서 서울고법 형사1부 재판장을 맡아 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그를 법정 구속했다.

그는 재판 과정에서 이 부회장에게 준법 감시제도 마련 등을 제안하면서 이를 양형에 반영하겠다는 뜻을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첫 사법 판단을 내린 정계선 판사(27기)는 법원 내 진보 판사들이 다수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우리법연구회 출신으로 유력한 대법관 후보로 거론돼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특수활동비 상납 사건 2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한 구회근 서울고법 부장판사(22기), 전국법관대표회의의 상설화를 이끈 서경환 서울회생법원장도 대법관 후보가 됐다.

천대엽(21기)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는 대법관 후보에 세번째 이름을 올렸다.

배기열(17기) 서울행정법원장도 대법관 후보에 두번째 포함됐다.
후보자 명단에 포함된 김종호(21기)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2013년 서부지법에서 성폭력 피해자를 배려하는 모습이 화제가 돼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로부터 디딤돌상을 받는 등 인권 판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검찰 출신인 봉욱(19기) 변호사도 후보에 올랐다.

2017년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된 그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차기 총장으로 내정된 2019년 사임했다.

대학교수 중 유일하게 후보에 포함된 강수진(24기)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1995년부터 2004년까지 검사로 근무한 경력이 있다.

그는 2017년 공정거래위원회의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처리 전반을 점검하는 민간 전문가 중심의 TF(태스크포스)에 참여했다.

대법원은 이달 10일부터 23일까지 대법관 후보 심사 동의자에 대한 일반인의 의견을 받을 예정이다.

대한민국 국민이나 단체라면 누구나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대법관추천후보위원회는 이렇게 수렴한 의견을 토대로 3명 이상을 대법관 제청 대상 후보자로 선정한다. 후보추천위는 조재연 법원행정처장 등 당연직 위원 6명과 김혜숙 이화여자대학교 총장 등 비당연직 4명으로 구성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