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르르 몰려다니더니"…집단감염 종교시설 주변 주민들 탄식

"함께 숙식하며 종교활동해 감염 확산했을 가능성"
기숙사 거주 학원강사 증상 발현 뒤에도 활동해 추가 확산 우려
"30대에서 80∼90대까지 우르르 모여서 다니더니 결국 집단감염이 발생했네요."
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확인된 경기도 부천시 괴안동 영생교 승리제단 주변 주민들은 평소 해당 시설이 감염에 취약해 보였다고 전했다.

한 60대 여성은 "(제단 내 시설에서) 사람들이 먹고 자고 일하는 것으로 안다"며 "나이대도 다양한데 토요일이면 몰려다녔다"고 말했다.

승리제단은 2개 건물로 구성돼 있다.남자 기숙사 등이 있는 본관(지하 2층∼지상 4층)과 의류제조업체 보광패션과 여자 기숙사가 들어선 다른 건물(지하 1층∼지상 5층)이 있다.

주민들은 이곳에서 교인들이 함께 숙식하며 종교활동을 해 코로나19 감염이 확산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모(50)씨는 "예배를 안 본다고 하더니 기어코 예배를 본 것 같다"며 "(제단 시설에는) 커튼이 쳐져 있어서 낮에도 컴컴했다"고 말했다.승리제단에서는 이날까지 총 20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주로 남자 기숙사에서 확진자가 많이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 남자 기숙사에서 거주하는 50대 남성 A씨가 강사로 근무하는 오정동의 오정능력보습학원에서도 확진자 33명이 발생했다.
방역 당국은 현재 집단감염 관련 확진자 53명 가운데 최초 감염자는 제단 교인이자 학원강사인 A씨인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기침과 근육통 등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나타난 시기가 가장 이르며 이달 초부터 감염력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때문에 A씨를 매개로 승리제단과 학원으로 코로나19 감염이 확산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방역 당국은 지난 7일 보습학원의 원생 1명이 양성 판정을 받은 뒤 A씨까지 전날 확진되자 학원과 제단 양쪽에서 전수 검사를 진행했다.

방역 당국은 학원 강사 A씨가 이달 초부터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나타났지만, 계속해 활동했다는 점에서 추가 확산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A씨는 증상 발현 이후에도 학원에서 강사로 활동을 해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가 활동한 학원의 원생이나 직원을 매개로 코로나19가 확산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날까지 33명의 확진자가 나온 오정능력보습학원에서는 전날부터 학원생·강사·직원 등 88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보습학원은 오정동 지상 4층짜리 건물 4층에 있는 곳으로 원생 120명, 강사 8명, 직원 6명 등 총 134명이 머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방역 당국은 해당 학원에 다니는 학생 가운데 2명이 다른 학원 2곳을 더 다닌 것을 확인하고 코로나19 검사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또한 제단에서 제출한 교인 명단에 포함된 139명뿐만 아니라 휴대폰 위치 추적 등을 통해 추가 검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역학조사관은 승리제단과 관련해서는 올해 1월 1일부터 2월 8일까지, 보습학원은 1월 20일부터 2월 8일까지 관련 유증상자와 방문자에 대한 검사를 요청했다.장덕천 부천시장은 "2월 초부터 증상이 있었던 학원 강사가 활동한 관계로 추가 확진자 나올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본다"며 "전반적으로 확산을 차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