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절 사태' 빚은 '못난이 농산물', 재구매 의사는?

한국소비자원, 2000명 설문조사
"못난이 농산물 구입 10명 중 9명 이상 재구매 의사"

품질에는 큰 문제가 없으나 흠집이 있는 등 겉모습 때문에 등급 판접을 받지 못한 이른바 '못난이 농산물'을 구매한 소비자의 만족도가 높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진=김영우 한국경제신문 기자 youngwoo@hankyung.com

# 지난해 4월 신세계그룹 계열 이마트와 SSG닷컴, 이마트에브리데이 등은 시장에서 팔리지 않은 '못난이 왕고구마' 300t을 확보해 자사 매장에서 저렴하게 판매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부탁을 받고 농가 판로 지원에 나선 결과다. 앞서 신세계그룹은 2019년에 12월 강원도에서 생산한 '못난이 감자' 30t을 사흘 만에 완판한 바 있다.

이같이 품질에는 큰 문제가 없으나 흠집이 있는 등 겉모습 때문에 등급 판정을 받지 못한 이른바 '못난이 농산물'을 구매한 소비자의 만족도가 높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못난이 농산물을 구매한 10명 중 9명 이상이 재구매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11월 23일부터 27일까지 소비자 2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60.5%(1210명)가 못난이 농산물 구매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또한 구매 경험이 있는 소비자의 95.5%(1155명)는 못난이 농산물 재구매 의사가 있다고 응답했다. 못난이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전반적인 만족도는 5점 만점에 평균 3.71점으로 집계됐다. 항목별로 맛·식감(3.95점)과 가격(3.64점)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고, 접근성(3.25점)과 외관(3.14점)에 대한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못난이 농산물 구매처(복수 응답)는 대형마트 42.3%(512명), 재래시장 32.7%(396명), 온라인 구매 28.8%(349명) 등 순으로 나타났다. 주로 구입하는 못난이 농산물의 종류는 과실류 72.7%(880명), 감자와 고구마 등 서류 51.7%(625명), 채소류 39.8%(482명)으로 집계됐다.

못난이 농산물 구매 이유는 '가격이 일반 농산물보다 저렴해서'가 46.4%(561명)로 가장 많았다. '품질에 큰 차이가 없어서'(28.4%·344명), '즙, 주스 등 외관이 중요하지 않은 요리를 위한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서'(14.2%·172명) 등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원은 "못난이 농산물에 대한 인식 개선과 소비 촉진을 위한 캠페인 등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