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타고 고향가다 '낭패'…"전기차 주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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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고속도로 장거리 주행 시 연비 20~30% 감소
휴게소 충전 대기 시간도 평소보다 훨씬 길어져
주행거리 늘린 현대차 아이오닉5 등 기대해볼만
![](https://img.hankyung.com/photo/202102/01.25025402.1.jpg)
고속도로를 주행하던 그는 집까지 남은 거리가 줄어드는 속도보다 주행 가능 거리가 줄어드는 속도가 더 빠른 것을 확인했다. 100km가량 달렸지만 남은 주행 가능 거리는 200km 정도에 불과했다. 150km 남짓 손실을 본 것이다.어쩔 수 없이 휴게소 충전기를 찾았다. 대기자가 많은 탓에 30분을 기다렸다가 충전한 뒤 다시 출발했다. 그러나 같은 현상이 반복됐다. 결국 부산까지 두 번을 더 충전하고서야 도착했다. 차가 밀리지 않는 시간대를 골랐지만 도착까지 7시간가량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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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전기차 운전자 낭패
설 연휴동안 상당수 전기차 운전자가 A씨와 비슷한 경험을 했다. 겨울철 고속도로 장거리 주행 때 전기차의 연비(전비)가 급격히 떨어지는 점을 간과한 탓이다.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에 따르면 전기차로 겨울철 장거리 운전 땐 주행 가능 거리가 평소보다 20~30% 짧아진다. 기온이 낮은 겨울철 전기차의 배터리 성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고속 주행 땐 브레이크 사용 빈도가 줄어 회생에너지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이유도 있다.연구소가 실험한 결과 내연기관차는 도심보다 고속도로 주행 때 연비가 33% 향상됐다. 반면 전기차는 고속도로 주행 때 연비가 24% 감소했다. 쏘나타(내연기관차)의 연비는 도심(서울 광화문)에서 ℓ당 11.7km인 반면, 고속도로(서울 광화문~경기 여주휴게소)에선 ℓ당 15.6km로 높아졌다. 그러나 아이오닉(전기차) 연비는 도심에서 203km(1회 충전 시)였다가 고속도로에선 154km로 떨어졌다.
○새로 나올 전기차는
해외에도 비슷한 실험 결과가 있다. 노르웨이 자동차연맹이 지난해 영하 2도 환경에서 20종의 전기차를 테스트한 결과다. 주행 가능 거리가 평균 18.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 기아, 현대차, 재규어, 오펠, 벤츠, 아우디 등 모든 브랜드에서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설 연휴동안 전기차 운행이 더 힘든 것은 평소보다 충전 대기 시간이 길다는 점이다. 연구소 설문 결과 '고속도로 휴게소 충전 대기 시간이 20분 이상'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평일 52.4%에서 설 연휴 73.9%로 높아졌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