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이날치 '범 내려온다' 편곡영상으로 새해 인사

1만여회 조회…'국악 여군 부사관 1호' 유영경 상사가 메인보컬

범 내려온다(M/V) - 육군 X 이날치
"복 내려온다. 복이 내려온다~."
육군이 설 연휴를 맞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특별한 새해 인사를 전했다.

국내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얼터너티브 팝 밴드 '이날치'의 대표곡 '범 내려온다'를 '복 내려온다'로 고친 노래와 춤, 군악대 영상을 육군 공식 유튜브와 페이스북에 올렸다.

11일 현재 육군이 만든 이 영상은 조회 수 1만여 회를 기록하며 이목을 끌고 있다. 천안 독립기념관을 배경으로 제작된 영상은 육군 군악의장대대 장병들이 직접 편곡한 곡을 연주하고 다양한 퍼포먼스를 감각적으로 표현했다.

특히 노랫말 중 '범 내려온다'를 '복 내려온다' 등으로 개사한 부분을 비롯해 절도 있는 의장대 공연과 화려한 댄스가 더해진 탈춤 퍼포먼스가 눈길을 끈다.

육군 유일의 판소리 전공 군악부사관인 육군 군악의장대대 소속 유영경(40) 상사가 한복을 차려입고 메인보컬로 나섰다. 유 상사는 구성진 노래와 함께 국민과 장병에게 보내는 신축년 새해 인사를 전했다.

남원국악예고를 졸업한 유 상사는 2002년 2월 임관한 군내 '국악 여군 부사관 1호'다.

중학교 2학년 때 판소리를 시작했으나 가정 형편 등으로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2001년 10월 입대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군악부사관이 되면 군인과 음악인의 길을 함께 걸을 수 있다는 은사의 조언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육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가는 국민과 장병들에게 특별한 새해 인사를 전하고자 이날치의 대표곡을 골라 이벤트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이 곡은 전통 소리와 팝 멜로디를 접목한 노래다.
'범 내려온다'는 판소리 다섯 마당 중 수궁가의 한 토막이다.

토끼 간을 구하러 육지에 올라오느라 기진맥진한 자라가 토끼를 발견하고 '토(兎) 선생'을 부른다는 것이 발음이 헛나와 '호(虎) 선생'을 부르는 바람에 산에서 호랑이가 내려오는 장면이다. 영상을 기획한 육군본부 뉴미디어협력담당 김지수 사무관은 "코로나19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국민과 장병에게 신명 나는 음악과 함께 새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면서 "많은 이들이 영상을 보고 조금이나마 힘을 얻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