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약없는 이산가족 상봉…작년에만 신청자 3천300여명 눈 감아

생존자 4만9천 명 중 70대 이상이 86.2%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2018년 8월을 마지막으로 재개되지 못하는 가운데 지난해에만 이산가족 3천300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12일 통일부에 따르면 이산가족정보 통합시스템에 등록된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가운데 지난해에만 3천342명이 세상을 떠났다.

새해에도 1월에만 298명이 사망해 현재 생존해 있는 신청자는 4만9천154명이다.

상봉을 기다리는 생존자의 연령대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기준 90세 이상은 1만4천191명(28.9%), 80대는 1만8천876명(38.4%), 70대는 9천312명(18.9%)으로, 전체의 86.2%가 70대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100세 이상의 '초고령 이산가족'도 580명으로 추산된다.
이산가족 상봉 행사의 재개에는 경색된 남북관계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이중으로 걸림돌이 되고 있다. 북한은 바이러스 유입을 막기 위해 지난해 1월부터 13개월째 국경을 굳게 닫아걸고 있고, 사람은 물론 국경을 통해 들어오는 물자까지도 '잠재적 감염원'으로 보며 경계하고 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남북 간 화상 상봉을 추진하는 한편 코로나19 상황이 진전되는 대로 이산가족 만남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화상 상봉을 위해 지난해 화상 상봉장 보수를 마쳤고, 북한이 화답할 경우 북에 보낼 모니터·캠코더 등 장비들도 대북 제재 면제 승인을 받아 뒀다. 그러나 남북관계가 경색된 국면에서 지난해 6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9월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등이 발생하면서 이산가족 상봉이 당장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매년 설날이면 임진각 망배단에서 이산의 한을 달래고 북녘의 조상을 기리던 '망향경모제'도 올해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된다.

통일부는 등록된 이산가족들에게 경모 활동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영상을 배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