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억짜리' 사당역 버스라운지…정작 시민들은 "쓸 일 없다"

사당역 버스 라운지에 대해 "전형적인 공무원들의 탁상행정 결과다"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1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9억 들여 만든 사당역 버스 라운지'라는 제하의 글을 통해 경기도가 설치해 운영 중인 '경기 버스 라운지'의 실태를 고발하는 글이 게시됐다.게시자는 "사당역 4번 출구에서 30걸음 정도 가면 건물 3,4층에 경기버스라운지가 보인다"면서 "그곳에는 버스로 경기도 서울을 드나드는 이용객들 위해 라운지에 버스 도착 현황, 날씨를 확인할 수 있는 정보 모니터와 콘센트, 와이파이, usb 충전포트, 냉난방시설, 정수기 등이 마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운영한 지 4개월가량 지난 버스 라운지에 대해 "버스정류장에 있는 경기도민들은 '들어본 적 없다', '버스는 앉아서 가려고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버스 라운지를 이용할 이유가 있냐'고 답을 했다"면서 "줄 서 있지 않으면 앉아서 갈 수도 없기 때문에 3층까지 가는 이용객이 없다"고 실상을 전했다.
글쓴이는 이를 두고 '전형적인 공무원들 탁상행정의 결과'라고 비판했다.지난해 10월 5일부터 운영을 시작한 '경기버스 라운지'는 광역버스 승객을 위한 편안하고 쾌적한 공간을 조성, 대중교통 이용 편의를 증진하고자 예산 9억 원을 들여 처음 도입한 신개념 대중교통 서비스다.

평소 광역버스 탑승인원이 많은 서울 사당역 4번 출구 앞 금강빌딩 3·4층 총 176.76㎡(3층 88.38㎡, 4층 88.38㎡) 면적을 임차해 조성됐다.

버스 도착 현황과 날씨, 미세먼지 수치 등을 확인할 수 있는 '버스 도착 정보 모니터'를 설치하고, 테이블과 총 48석(3층 22석, 4층 26석)의 좌석을 뒀다.더위나 추위, 강우·강설, 미세먼지 등을 피하기 위한 냉·난방시설과 공기 청정 시설을 설치하고, 수유실, 와이파이, USB 충전 포트, 정수기 등 각종 편의시설을 갖췄다. 3층과 4층 출입구에는 '자동인식 발열 체크기'를 설치해 코로나19 등 감염병 방지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사진 제공 = 경기도
경기도와 서울을 오가는 버스 이용객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향후 탑승객들이 라운지에서 편히 쉬다가 예약한 버스가 도착하면 바로 탑승할 수 있는 '버스 탑승 예약 시스템'을 시범운영할 계획이다.

네티즌들은 "이게 바로 탁상공론으로 만들어진 보여주기식 행정의 표본이다. 무용지물 시설을 만들어 세금 낭비한 이재명에게 구상권을 행사해야 한다", "라운지에 있다가는 집에 못 간다. 춥더라도 밖에서 미리 줄을 서야 버스 타고 갈 수 있지. 평소에 대중교통이라곤 이용해본 적 없는 사람들이 만든 전형적인 탁상공론의 결과물", "저기는 줄을 서도 다다음 차를 탈 수 있을까 말까 한 정돈데 미쳤다고 건물 3층에서 버스를 기다리냐?"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아직 많이 안 알려져서 그렇지 괜찮은 정책이다. 출퇴근 시간에 사람들 몰릴 때야 앉아서 갈려고 줄 서서 기다리지만 그렇지 않은 시간대는 이용하기 좋다. 앉아서 기다리다가 올 시간 맞춰서 나가면 된다"는 호평도 있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