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 트럼프 탄핵안 부결…트럼프 "최대의 마녀사냥"

유죄 57명·무죄 43명…무죄 선고로 종결
민주 원내대표 "트럼프, 평화적 정권이양 막아" 비판
이변은 없었다. 미국 상원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내란 선동 혐의에 대한 탄핵심판 표결에서 탄핵안을 부결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상원은 13일(현지시간) 탄핵안 표결에서 유죄 57표 대 무죄 43표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상원 탄핵을 위해선 출석의원 3분의 2(67명) 이상이 찬성해야 했지만 이에 미달했다. 이는 민주당과 공화당이 50석씩 양분한 상태에서 공화당에서 7명이 이탈하는데 그친 결과다. 공화당의 리처드 버, 빌 캐시디, 수전 콜린스, 리사 머코스키, 미트 롬니, 밴 세스, 팻 투미 의원이 유죄에 투표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등 지도부에선 이탈표가 나오지 않았다.

민주당의 척 슈머 원내대표는 표결 후 발언에서 무죄가 선고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평화적인 정권 이양을 폭력적으로 막고 국민의 뜻을 뒤집으며 불법적으로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폭도들을 고무하고 지휘하고 나가게 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탄핵안이 부결되자 이번 탄핵 심판에 대해 "미국 역사상 최대의 마녀사냥이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0일 퇴임한 후 탄핵심판 과정에서 공개적인 입장표명을 하지 않았으나 결과가 나오자 다시 공세를 펼친 모습이다. 그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MAGA)는 우리의 역사적이고 애국적이며 아름다운 운동은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탄핵안에는 재임 중이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달 6일 백악관 인근 엘립스공원 연설에서 지지자들의 연방 의사당 난입 사태를 부추겼다는 혐의가 적용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시 선거 사기를 주장하며 지지자들에게 의회로 가서 항의하도록 독려했다. 이후 집회 참가자들은 의회로 몰려가 경찰 저지선을 뚫고 의사당에 난입했다.

민주당이 주도한 하원은 지난달 13일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다. 소추안은 찬성 232표 대 반대 197표로 통과됐다. 그러나 당시 공화당에서는 10명의 이탈표가 나오는 데 그쳐 이날 상원 부결이 예고됐다. 이번 탄핵심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중인 2019년 이른바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하원 탄핵소추안이 통과돼 이듬해 2월 상원에서 탄핵안이 부결된 후 두 번째다. 퇴임한 대통령이 탄핵 재판을 받은 것은 미 헌정 사상 처음이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