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9일째 대규모 쿠데타 항의시위…백색테러도 발생

아웅산 수치 구금 법정 시한 앞두고 군부 대응 주목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과 수도 네피도 등 전국 곳곳에서 14일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군정을 이끄는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공무원의 업무 복귀와 시위 자제를 거듭 촉구했으나 쿠데타에 대한 시민 불복종 운동은 9일째 이어졌다.

마닐라 나우 등 현지 언론은 이날도 최소 수만 명이 거리로 나왔다고 보도했다.
시위대는 지난 1일 쿠데타와 동시에 가택 연금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을 비롯한 문민정부 인사와 민주화 운동가 등의 즉각적인 석방과 군부독재 타도 등을 외쳤다.또 군경이 야간에 시민 불복종 운동에 참여하는 인사들을 잇달아 체포한 것에 항의하며 "야간 납치를 중단하라"는 플래카드를 들었다.

군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시위를 주도한 민주화 운동가 7명을 수배하고 법원의 영장 없는 체포와 압수 수색이 가능하도록 관련 법을 무력화한 것도 시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군인 도시'로 불리는 미얀마 중부 메이크틸라시에서는 우익 폭력배에 의한 백색테러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지난 12일 오후 칼을 소지한 폭력배가 시내를 활보하다가 한 식당에 돌을 던지고 새총을 쏜 뒤 식탁과 의자를 뒤집는 등 행패를 부리는 영상이 페이스북에 올랐다고 미얀마 나우가 전했다.

이 일로 식당 주인 등 2명이 부상했고, 인근 주택 유리창이 깨졌다.

식당 주인은 "밥을 먹고 있는데 폭력배들이 갑자기 들어와서는 우리가 (쿠데타에 항의하며) 냄비와 프라이팬을 두드렸다며 돌을 던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현지에서는 군부가 수감 중인 극우 승려를 포함해 죄수 2만3천여명에 대해 사면 결정을 하면서 방화 등 사회적 불안을 야기하는 사건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소문이 돌아 시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군정이 가택 연금한 수치 고문을 법적으로 구금할 수 있는 시한이 오는 15일까지여서 군정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미얀마 경찰은 지난 3일 불법 수입된 워키토키를 소지하고, 이를 허가 없이 사용한 혐의(수출입법 위반)로 기소해 이때까지 수치 고문을 구금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들었다.이와 관련해 현지 SNS에는 군정이 수치 고문을 반역죄로 기소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