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 투자 손정의 펀드 '20조 대박'…쿠팡맨들엔 자사주 1000억 쏜다

쿠팡 상장 누가 이득 보나

비전펀드 보유지분 37% 달해
그린옥스·매버릭 등도 5% 이상

쿠팡 직원들에 주식 나눠주면
1인당 평균 200만원 안팎 될 듯
쿠팡의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으로 누가 가장 큰 혜택을 볼지도 관심거리다. 가장 큰 수혜자는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사진)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비전펀드가 꼽힌다. 소프트뱅크비전펀드에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45%)와 소프트뱅크그룹(28%)이 주요 출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손 회장의 소프트뱅크비전펀드는 2015년과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쿠팡에 총 3조원(27억달러)가량을 투자했다. 현재 비전펀드의 쿠팡 지분은 약 37%로 알려졌다. 쿠팡의 기업가치가 외신 예상대로 55조원이 되면 비전펀드가 보유한 쿠팡 지분은 20조원이 넘는 가치를 지니게 된다. 투자금액의 7배 수준으로 차익만 17조원에 달할 전망이다.비전펀드 외에도 쿠팡의 가능성을 보고 투자한 글로벌 투자사들도 대박을 낼 전망이다.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S-1 신고서류에 따르면 쿠팡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주주 목록에는 글로벌 투자기관 ‘그린옥스’, 글로벌 펀드 ‘매버릭캐피털’ 등이 있다. 그린옥스는 쿠팡 설립 초기부터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 실리콘밸리의 투자회사 세쿼이아캐피털 등과 함께 수차례 쿠팡에 투자했다. 그 외 실리콘밸리 기반 투자회사 알토스벤처스가 쿠팡과 배달앱 ‘배달의민족’에 투자했다.

쿠팡 창업자인 김범석 이사회 의장은 경제적 이득 대신 쿠팡의 경영권을 지켰다. 쿠팡은 상장 과정에서 김 의장에게 클래스B 보통주를 부여했다. 주당 29표의 의결권이 부여된다. 쿠팡이 상장하는 클래스A 보통주는 주당 1표의 의결권을 갖는다. 실리콘밸리에서는 흔한 차등의결권제다.

쿠팡의 직원들도 혜택을 보게 된다. 김 의장은 뉴욕증시 상장을 공식화하며 “프런트 라인에 있는 직원들에게 1000억원 규모의 쿠팡 주식을 나눠주겠다”고 밝혔다. 배송을 담당하는 ‘쿠팡친구’와 전국 쿠팡 물류센터에서 근무하는 직원 등이 대상이다. 쿠팡의 직원은 약 5만 명으로 추정된다. 이 중 사무직 직원이 4000여 명, 배달 및 물류 직원이 4만6000명 정도 된다는 게 업계 추정이다. 이 추정을 근거로 했을 때 배달 및 물류 직원들은 1인당 평균 200만원 안팎의 주식을 받게 된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