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척도, 옹호도 부담스런 공화당…트럼프와 관계설정 '진퇴양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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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반란표 있었지만 탄핵안 부결시켜…트럼프 충성지지층 무시못해
중도층 표심 확장에는 한계 우려…"공화당의 정치적 딜레마" 평가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탄핵안을 부결시킨 공화당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관계 설정을 놓고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상원의 13일(현지시간) 표결 때 반대표를 던지며 탄핵을 막았지만 향후 트럼프를 껴안을 것이냐, 거리를 둘 것이냐 하는 문제를 놓고 단일대오를 형성하지 못한 채 의견이 분분하다.
공화당이 트럼프 탄핵을 기각시킨 것은 재작년 말부터 작년 초까지 진행된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이어 두 번째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달라 보인다.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경우 하원 탄핵소추안 처리 때 공화당이 전원 반대했고, 상원에서도 밋 롬니 의원 1명만 찬성할 정도로 단합된 모습을 보였다. 반면 지난달 6일 의사당 난동 사태를 부추겨 내란을 선동한 혐의로 불거진 이번 탄핵 심판 때는 하원에서 10명, 상원에서 7명의 공화당 의원이 찬성표를 던졌다.
역대 탄핵 심리 중 대통령이 소속된 정당에서 찬성표가 가장 많이 나왔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우크라이나 스캔들 심리 때 공화당이 똘똘 뭉친 것은 대선 정국이 크게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2020년 11월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빼면 내세울 만한 당의 후보가 없었기에 일찌감치 '트럼프 사수'로 합심했다는 것이다.
반면 이번 탄핵 심판은 대선에서 패하고 이미 직에서 물러난 대통령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외신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에서 건재함을 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록 반란표가 있었지만 대다수는 트럼프 엄호에 나섰다는 것이다.
AP통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배적인 위치를 유지하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전했고, 블룸버그통신은 "공화당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관계를 끊는 것이 어렵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적었다. 실제로 여론조사기관 갤럽의 지난달 조사에 따르면 공화당 지지층의 82%가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몬머스대의 최근 조사에서는 공화당 지지층 72%가 작년 대선을 부정 선거로 인해 졌다는 잘못된 주장을 믿는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여론조사기관 해리스X의 지난달 말 조사에 따르면 공화당 지지층 중 64%는 트럼프가 신당 창당을 주도할 경우 이를 지지하겠다고 응답했다.
단숨에 공화당 지지율을 넘는 보수정당이 탄생할 수 있다는 말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탄핵안 부결 후 "우리의 역사적이고 애국적이며 아름다운 운동은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라며 정치적 영향력 유지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2024년 대선 재출마 가능성은 오래 전부터 회자됐다.
전통적 지지층을 공고히 하려면 트럼프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계속 옹호할 수만도 없다는 것이 공화당의 난제다.
내년 중간선거에서 상·하원 다수석을 되찾고 2024년 대선에서 승리하는 것이 목표인 공화당 입장에서 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은 캐스팅보트나 마찬가지인 중도층 표심 확보에 장애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공화당 일인자인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탄핵 반대표를 던졌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실질적·윤리적으로 그날의 사건을 부추긴 책임이 있다는데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비난하며 거리를 뒀다.
AP는 "트럼프 반대자 입장에선 이번 탄핵투표 결과가 중도층, 여성, 대졸 유권자와 다시 연결하려는 희망은 거의 없이 당을 위험한 방향으로 더 휘청이게 하는 경고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공화당이 트럼프 시대의 페이지를 넘길 준비를 하고 있다며 트럼프가 더는 중심이 아닌 미래를 구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의 대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고, 그의 영향력은 시간이 지나면 점점 줄어들 것이라고 보는 사람도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다.
제임스 인호프 공화당 상원 의원은 현재 당의 최고 자리가 비었다면서 앞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남긴 권력의 소용돌이를 누가 채울지 경쟁이 있을 것이고 트럼프 역시 경쟁자 중 한 명이라고 예상했다.
차기 대권주자군으로 친트럼프 인사로 꼽혀온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는 "필요한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구축한 좋은 것을 취하고 그가 한 나쁜 것을 놔둔 채 가치 있고 효과적인 당이 될 수 있는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일방적으로 배척할 수도, 옹호할 수도 없는 공화당의 상황을 '정치적 딜레마'라고 표현했다.
/연합뉴스
중도층 표심 확장에는 한계 우려…"공화당의 정치적 딜레마" 평가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탄핵안을 부결시킨 공화당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관계 설정을 놓고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상원의 13일(현지시간) 표결 때 반대표를 던지며 탄핵을 막았지만 향후 트럼프를 껴안을 것이냐, 거리를 둘 것이냐 하는 문제를 놓고 단일대오를 형성하지 못한 채 의견이 분분하다.
공화당이 트럼프 탄핵을 기각시킨 것은 재작년 말부터 작년 초까지 진행된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이어 두 번째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달라 보인다.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경우 하원 탄핵소추안 처리 때 공화당이 전원 반대했고, 상원에서도 밋 롬니 의원 1명만 찬성할 정도로 단합된 모습을 보였다. 반면 지난달 6일 의사당 난동 사태를 부추겨 내란을 선동한 혐의로 불거진 이번 탄핵 심판 때는 하원에서 10명, 상원에서 7명의 공화당 의원이 찬성표를 던졌다.
역대 탄핵 심리 중 대통령이 소속된 정당에서 찬성표가 가장 많이 나왔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우크라이나 스캔들 심리 때 공화당이 똘똘 뭉친 것은 대선 정국이 크게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2020년 11월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빼면 내세울 만한 당의 후보가 없었기에 일찌감치 '트럼프 사수'로 합심했다는 것이다.
반면 이번 탄핵 심판은 대선에서 패하고 이미 직에서 물러난 대통령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외신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에서 건재함을 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록 반란표가 있었지만 대다수는 트럼프 엄호에 나섰다는 것이다.
AP통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배적인 위치를 유지하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전했고, 블룸버그통신은 "공화당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관계를 끊는 것이 어렵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적었다. 실제로 여론조사기관 갤럽의 지난달 조사에 따르면 공화당 지지층의 82%가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몬머스대의 최근 조사에서는 공화당 지지층 72%가 작년 대선을 부정 선거로 인해 졌다는 잘못된 주장을 믿는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여론조사기관 해리스X의 지난달 말 조사에 따르면 공화당 지지층 중 64%는 트럼프가 신당 창당을 주도할 경우 이를 지지하겠다고 응답했다.
단숨에 공화당 지지율을 넘는 보수정당이 탄생할 수 있다는 말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탄핵안 부결 후 "우리의 역사적이고 애국적이며 아름다운 운동은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라며 정치적 영향력 유지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2024년 대선 재출마 가능성은 오래 전부터 회자됐다.
전통적 지지층을 공고히 하려면 트럼프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계속 옹호할 수만도 없다는 것이 공화당의 난제다.
내년 중간선거에서 상·하원 다수석을 되찾고 2024년 대선에서 승리하는 것이 목표인 공화당 입장에서 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은 캐스팅보트나 마찬가지인 중도층 표심 확보에 장애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공화당 일인자인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탄핵 반대표를 던졌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실질적·윤리적으로 그날의 사건을 부추긴 책임이 있다는데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비난하며 거리를 뒀다.
AP는 "트럼프 반대자 입장에선 이번 탄핵투표 결과가 중도층, 여성, 대졸 유권자와 다시 연결하려는 희망은 거의 없이 당을 위험한 방향으로 더 휘청이게 하는 경고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공화당이 트럼프 시대의 페이지를 넘길 준비를 하고 있다며 트럼프가 더는 중심이 아닌 미래를 구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의 대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고, 그의 영향력은 시간이 지나면 점점 줄어들 것이라고 보는 사람도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다.
제임스 인호프 공화당 상원 의원은 현재 당의 최고 자리가 비었다면서 앞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남긴 권력의 소용돌이를 누가 채울지 경쟁이 있을 것이고 트럼프 역시 경쟁자 중 한 명이라고 예상했다.
차기 대권주자군으로 친트럼프 인사로 꼽혀온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는 "필요한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구축한 좋은 것을 취하고 그가 한 나쁜 것을 놔둔 채 가치 있고 효과적인 당이 될 수 있는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일방적으로 배척할 수도, 옹호할 수도 없는 공화당의 상황을 '정치적 딜레마'라고 표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