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 달고 걷는 車·UAM…현대차, 미래 모빌리티 사업 '가속페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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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 '게임 체인저'현대자동차그룹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단순한 자동차 제조회사가 아니라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2019년 직원들과의 타운홀미팅에서 “앞으로 현대차의 사업은 50%가 자동차, 30%가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 20%가 로보틱스가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로봇 기술+모빌리티 속도
현대차그룹은 로봇산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엔 걸어 다니는 무인 모빌리티 ‘타이거(TIGER)’를 공개했다. 타이거의 가장 큰 특징은 네 개의 바퀴가 달린 다리다. 울퉁불퉁한 지형을 지나거나 장애물을 넘어갈 땐 네 개의 다리로 걸어간다. 평탄한 지형을 만나면 다리를 안쪽으로 집어넣어 4륜구동 차량으로 변신해 달린다.타이거의 활용 분야는 다양하다. 도심은 물론 오지 등 일반 차량이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에 상품을 보낼 때 타이거를 이용할 수 있다. 재난 현장 등 사람이 들어가기 어려운 곳에 응급 물품을 수송할 때도 활용 가능하다. 무인항공기(UAV)에 결합해 먼 거리를 날아간 뒤 착륙해 수송을 담당할 수도 있다.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2월 세계 최고 로봇 기업인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약 1조원에 인수하기로 하면서 로봇 기술과 미래 모빌리티의 본격 결합에 나섰다. 주변의 상황 변화를 즉각 감지·대응하는 로봇 기술은 완전 자율주행 구현에 필수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시장 규모가 크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물류 로봇 시장에 뛰어들 계획이다.
도심 항공 모빌리티 주도
현대차는 UAM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0’에서 UAM 콘셉트 ‘S-A1’을 선보였다. 안전성, 저소음, 경제성과 접근 용이성, 승객 중심 등 4대 원칙을 바탕으로 개발 중인 모빌리티다.현대차는 UAM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승객과 화물 운송 시장을 모두 아우르는 제품군 구축에 나섰다. 2026년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화물용 무인 항공 시스템(UAS)을 시장에 처음 선보일 계획이다. 2028년에는 도심 운영에 최적화된 완전 전동화 UAM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2030년대에는 인접 도시를 서로 연결하는 지역 항공 모빌리티 제품을 출시한다.전용 전기차 본격 확대
전기차 부문에선 올해 ‘아이오닉5’ 출시를 시작으로 전용 라인업을 본격 확대한다. 2025년까지 전용 플랫폼인 ‘E-GMP’ 기반의 전기차 및 파생 전기차를 12종 이상 선보일 계획이다. 2025년엔 연 56만 대의 전기차를 판매한다는 구상이다. 2040년엔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 8~1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기술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다. 수소전기차 넥쏘를 세계 최초로 양산했으며 국내 판매만 1만 대를 달성했다.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도 유럽, 중동에 진출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2030년엔 70만 기의 수소연료전지를 시장에 판매한다는 목표다.기아도 최근 전동화 전략을 새로 내놨다. 올해 출시할 첫 전용 전기차 ‘CV’(프로젝트명)를 포함, 2026년까지 전용 전기차 7종을 출시해 파생 전기차 4종과 함께 11종의 라인업을 구성한다. 이를 통해 2030년엔 연간 160만 대의 친환경차를 판매할 계획이다.
내년 레벨3 자율주행 출시
자율주행 기술도 현대차가 신경 쓰는 분야다. 우선 레벨2 수준의 ‘고속도로 주행 보조’(HDA) 기능을 발전시켜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잡지 않아도 주행이 가능한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을 2022년 선보인다.기아는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시장 선점에 나섰다. 내년에 첫 모델인 PBV01을 내놓기로 했다. 이후 내부 공간을 넓힌 전용 택시, 도심 소량 배송에 최적화된 밴, ‘차박’ 등 레저에 특화된 차량으로 제품을 세분화할 계획이다. 2030년엔 연간 100만 대를 판매해 이 분야에서 글로벌 1위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