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6개월 만에 5억 올랐다" 하소연에 "임기남은 文 믿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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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집 사려했는데 5억 올라" 하소연에"올봄에 전세 만기 되면 사려던 단지의 평형이 6개월 만에 5억 원 올랐습니다. 정말 믿을 수가 없네요. 집값 잡힐 거라고 조금만 기다려보자던 남편이 너무 원망스럽습니다."
문재인 지지자 "임기 남았으니 좀 더 믿어보자"
서울대 "2017년 8월 2일 '부동산 전설' 시작"
"'집팔 기회 주겠다' 김수현 책임져라" 원성도
'미친 집값 소리가 절로 나온다'는 하소연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작성자 A 씨는 14일 글을 올려 "요즘 조울증에 걸린 기분이다"라며 "멀쩡히 직장 다니고 생활하다가도 순간순간 집만 생각하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잠도 안 오고 한없이 우울해진다"고 밝혔다.
집주인은 지난해 A 씨가 전세로 거주 중인 집을 '살 생각이 없느냐'고 했다. A 씨가 남편에게 이 사실을 전하자 남편은 "곧 집값 잡힐 거니 조금만 더 기다리자"고 했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난 지금 집은 5억 원이 오른 상태다.
할 수 없이 전세를 갱신하게 된 A 씨는 "2년 안에 제발 집값이 떨어지길 바라는데 이젠 정말 어떤 대책을 봐도 앞이 캄캄하고 아무것도 모르겠다"고 절망했다.이 같은 글에 네티즌들은 "지금 같은 부동산 폭등 상황에서 5억 올랐다는 말 놀랍지도 않다. 진짜 당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하루에 몇 번씩 속에서 천불이 올라온다", "울산 부산 등도 유명 아파트는 저 정도 올랐다", "문재인 정권 부동산 잡겠다는 공약이 실패했다는 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등의 비판 섞인 글이 올라왔다.
반면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로 추정되는 이들은 A 씨 주장을 믿지 못하겠다는 듯 "아파트 이름을 말해 보라. 실제로 그렇게 올랐는지 확인해 봐야겠다"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그들은 "문재인 대통령 아직 임기 남았으니 믿어보자"고 당부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대책과 관련, 서울대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는 2017년 8월 2일을 '부동산 전설의 시작'이라고 지칭하며 조롱하는 글이 올라왔다.당시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은 집값 안정을 호언장담하며 "내년(2018년) 4월까지 집 팔 기회를 드리겠다"고 했다. 하지만 집값은 연일 발표되는 부동산 정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계속 폭등했고 여권 내부에서조차 "정부 경고를 무시한 사람들만 돈을 벌었다"는 비판이 제기된 상황이다.
한 네티즌은 "정부 말 믿고 당시 살던 집을 팔고 전세로 이사를 갔다"면서 "이후 집값이 수억 원 올랐다. 아직도 와이프에게 구박받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정부 부동산 대책을 믿고 매수를 늦추거나 집을 팔았다가 '벼락거지'가 된 사연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국민과의 대화에서 "부동산 문제는 우리 정부가 자신 있다. 전국적으로는 부동산 가격이 하락했을 정도로 안정화하고 있다"고 자평했다.하지만 '스누라이프'에는 "한순간의 판단으로 학력을 무력화시킨 역대급 빈부격차가 발생했다", "8월 대책 나온 거 보고 실거주 1채 집 산 것이 지금까지 살면서 제일 잘 한 일이다", "재밌는 건 정부가 집 팔라고 한 저 때 민주당 사람 중에 그 누구도 집 팔지 않았다", "문 정부에 고맙다. 세종시민인데 행복하다"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2.4대책을 통해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2025년까지 전국 대도시에 약 83만 호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문재인 정부 들어 25번째 대책이다. 하지만 YTN 여론 조사 결과 국민 절반 이상(53.1%)은 이번 대책이 부동산 가격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실제 4일 주택 공급 대책 이후 상승폭은 줄었지만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셋값의 오름세는 여전했다.
한국부동산원은 11일 2월 둘째 주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0.09%로 지난주 0.1%로 소폭 감소했다고 밝혔다. 서울 자치구별 매매가격 상승률을 보면 서초구는 0.11%로 오히려 상승 폭을 키웠다.서울을 포함해 인천, 경기 등 수도권 전체를 보면 1월 넷째 주부터 3주 연속 0.33%로 높은 상승률을 이어갔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