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못차린 KBS? EBS 수신료 한탄에 "교재로 돈 벌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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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수신료 반감 여론에KBS 직원의 '억대 연봉' 과시 글로 수신료 인상에 대한 반감이 커진 가운데, EBS 직원의 한탄마저 비아냥으로 응수하는 KBS 직원의 태도가 눈란이 되고 있다.
KBS 직원 "부러우면 입사하라" 비아냥 논란
EBS 직원 "분위기 파악 안되냐" 지적엔
"너희는 교재장사로 돈 벌잖아"
앞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본인을 EBS 직원이라고 밝힌 작성자가 'KBS '다크나이트' 그 놈 때문에 우리까지 피해보겠나'라는 제목으로 글을 게재했다. 작성자는 "분위기 파악이 그렇게 안되냐"며 "수신료 올리면 여론에서 누가 달갑게 받아들이겠냐"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비꼬고, 어그로(논란) 끌면 당연히 반감이 폭발할거란 게 예상 안됐냐"며 "감정에 호소하고, 빌어도 안 될 사안인데"라고 토로했다.
해당 글에 KBS 직원이 인증된 인물이 "너희는 교재장사로 돈 잘 벌잖아"라는 댓글을 달면서 "아직도 정신 못차린 KBS"라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KBS 수신료 인상에 EBS가 왜?
해당 글은 지난달 KBS 직원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KBS에 불만 갖지 말고 능력되면 입사하라'는 글에 대한 지적으로 해석된다. 해당 글 작성자는 수신료 인상을 비판하는 사람들에게 "답답하다"며 "너희가 아무리 뭐라 해도 우리 회사는 정년 보장이 된다"고 밝혔다.그러면서 "직원 절반이 매년 1억 원 이상 받고 있다"며 "제발 밖에서 우리 직원들 욕하지 마시고 능력 되시고 기회 되시면 우리 사우님 되세요"라고 비꼬았다. EBS는 KBS의 수신료를 배분받고 있다. 40여 년 동안 동결된 2500원의 수신료 중 한국전력공사가 위탁 수수료 165원(6.7%)를 받고, EBS는 그보다도 적은 70원(2.8%)를 배분 받고 있다.
때문에 KBS의 수신료 인상에 대해 EBS는 "공적책무 수행을 위한 수신료 인상의 불가피성에 대해서는 깊이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EBS의 공적책무를 수행하기 위해 재정수요계획을 산정한 결과, 700원의 수신료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KBS 직원 비아냥, '수신료 열사' 오명까지
KBS는 적정 수신료는 물가수준을 반영하면 9500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41년째 수신료가 2500원으로 동결된 상태임을 감안해 3840원으로 상정하겠다는 입장이다.KBS 수신료 인상을 두고 정치권을 비롯해 "KBS의 과도한 인건비를 먼저 줄여야 한다"는 여론이 팽배하다. 이 가운데 사내 메일 계정을 통해 KBS 직원이라 인증된 사람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우린 직원 절반이 억대 연봉을 받는다"며 비꼬는 모습에 비난의 목소리가 커질 수 밖에 없었다.
특히 KBS가 최근 수신료를 월 2500원에서 3840원으로 올리겠다는 인상안을 추진하면서 여러 사업 계획안을 공개한 상황에서 직원의 도발에 비난과 반감은 더욱 커졌다.
여기에 김웅 국민의힘 의원까지 페이스북을 통해 "KBS 직원 60%가 연봉 1억 원 이상을 받는다"고 주장하면서 KBS의 고액 연봉을 꼬집었다.
결국 KBS는 "KBS 구성원의 상식이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내용"이라며 "대단히 유감스럽고 송구한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더불어 KBS의 억대연봉자는 정확히 46.4%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KBS의 수신료 인상이 부당하다는 주장은 거듭 제기되고 있다.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들이 지난해 전기료와 함께 낸 수신료는 6790억2400만원에 이른다. 2011년(5778억8000만원과)보다 1011억원가량 늘어난 것으로 연평균 100억원 이상 증가한 셈"이라고 밝혔다. KBS가 수신료 인상 현실화를 주장하고 있지만, 1인 가구 증가로 수신료 수입이 이미 늘어난 상황이라는 것.
KBS 수신료 반감 커지는데…계속되는 엑스맨 등장
KBS 직원의 '교재장사' 발언에 EBS 직원으로 추정되는 누리꾼이 반박에 나섰다. "죄송하지만 그 교재도 출판사의 반도 안되는 마진으로 판매하고, 무상제공도 연판매율의 30%가 넘는다"며 "수신료 배분이 70원인데 교재도 만진없이 판매하란 말이냐"고 지적했다.KBS 직원으로 보이는 이들의 연이은 돌발 행동과 여론을 역행하는 게시물로 반감이 커지면서 "수신료 인상을 억제하는 숨은 공신이 아니냐"면서 '수신료 열사'라는 칭호까지 나왔다.
몇몇 KBS 인증 직원들은 억울함을 보이기도 했다. 해당 커뮤니티에 대해 "논란과 관계없이 악의적 부정 사용을 막기 위해 최초 1회에서 끝나고 마는 회사 이메일 인증을 6개월, 또는 1년 단위로 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여 또 다시 조롱을 받기도 했다.
공영방송 KBS 수신료 논란, 핵심은 '정치 편향성'
KBS는 공영 방송이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치 편향성 논란이 불거졌다. 정권의 입맛에 맞춘 보도를 한다는 의혹이 반복해서 제기되는 것.
최근에도 KBS1 라디오 진행자인 김모 아나운서가 정부에 불리하거나 북하는 비판하는 내용이 뉴스를 반복적으로 임의 삭제했다는 의혹을 받고 감사가 진행되기도 했다.
또한 '2021년 1월 텔레비전 방송 수신료 조정(案)'에 평양지국 개설 추진 등 북한 관련 사업 역시 정치권의 공격을 받았다. 해당 자료를 공개한 박대출 의원은 "현 정권과 여당의 친북 코드에 맞춰 KBS가 수신료 조정안을 내놓은 것"이라며 "KBS가 수신료를 올려 평양지국을 만든다면 국민이 용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KBS 수신료 인상, '엑스맨' 등장으로 무산되나
KBS 수신료 인상 여부는 이사회 의결과 방통위 제출, 국회 의결 순으로 결정된다. KBS 이사회가 수신료 산출 내역과 시청자위원회 의견, 여론 수렴 결과, 이사회 심의·의결 내역 등을 방통위에 제출하면 방통위는 접수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수신료 금액에 대한 의견서와 승인 신청서를 첨부해 국회에 제출한다. 이후 여야가 논의해 의결하는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수신료 인상안이 시행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EBS마저 KBS의 수신료 조정안에 대해 불만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KBS는 수신료를 3840원으로 인상할 경우 5%에 해당하는 약 190원을 EBS에 배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EBS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급격한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원활한 EBS의 공적 책무 수행하기 위해 턱 없이 부족한 금액"이라고 난색을 표했다.
EBS는 "코로나19로 인한 사상 초유의 개학 연기 사태에서 방송과 온라인 플랫폼을 총 동원하여 학교 현장을 지원하고, 학습 공백을 최소화하는데 힘썼다"며 "최근에는 한국교육방송공사법*에 원격교육시스템의 설치 운영 및 관리 업무가 추가되어, 학습 공백에 대응하고 학생들의 교육권을 보장하기 위한 역할이 새롭게 부여되었나, 이를 충실히 수행하기 위한 재원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또 "해외 공영방송사의 경우 수신료 비중이 영국 BBC 75.4%, 일본 NHK 98.1% 등 전체 예산에서 70%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EBS는 전체 재원에서 수신료가 차지하는 비율은 불과 6.2% 밖에 되지 않는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미래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EBS 수신료 배분율은 철저하게 다시 고민되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또한 KBS 이사회가 수신료 인상안을 산정하는 것과 관련해 "공적 책무에 따른 합리적인 수신료 산정을 위해, 공정하고 투명하게 수신료를 산정하는 수신료 위원회(가칭)가 빠른 시일 내에 꾸려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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