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사상 최고가…월스트리트가 추천하는 '백금' 투자법

로이터연합뉴스
백금 가격이 6년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세계 경기가 코로나19에서 벗어나 회복되는 가운데 백금이 청정 에너지 시대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반영됐다.

11일(현지시간) 백금 가격은 온스당 1281.10달러로 2015년 1월 이후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후 소폭 조정에 들어갔다가 15일 다시 1296.80달러까지 치솟았다. 백금 가격은 올해에만 16%가 올랐는데, 팔라듐 금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지난해 백금 가격이 지지부진했던만큼 지난해 11월부터 이어진 백금 랠리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월스트리트는 분석하고 있다. 씨티그룹 리서치 애널리스트인 주디 수는 "글로벌 경기 회복과 투자자들의 장기적인 가치에 대한 믿음으로 백금 가격은 올해에도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금 수요의 약 40%는 자동차 산업이 차지하고 있다. 팔라듐, 로듐과 함께 백금은 자동차 유독가스 배출을 줄이는 자동 배기 시스템의 일부인 촉매 변환기에 사용된다. 배기 가스 기준이 강화된다는건 더 많은 금속이 필요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계백금투자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 백금 수요는 100만 온스가 감소했다. 공급은 130만 온스가 줄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채굴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세계백금투자위원회 연구 책임자인 트레버 레이몬드는 "지난 몇년간의 가격 하락으로 백금 채굴 규모가 점차 줄어들었다"며 "수요에 따라 공급을 조절할 수 있는 원유와 달리 광부들의 채굴이 필요한 백금 산업은 수요에 대응하는데 3~4년의 시간이 필요한만큼 백금 공급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백금 수요처가 다양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자동차 산업(40%) 뿐만 아니라 20%는 장신구, 40%는 산업용으로 광범위한 분야에 활용된다. 특히 투자자들은 청정 에너지로의 전환기에 백금이 수혜를 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전기차 연료전지 뿐만 아니라 수소 발전에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에버딘 스탠더드 인베스트먼트의 로버트 민터 투자전략실장은 앞으로 1년간 백금 가격이 1300~150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시대에 탄소 중립과 그린 뉴딜을 핵심 정책으로 내건 상황에서 수소 산업과 연계된 백금에서 투자 기회를 엿보고 있다는 의미다.

CNBC는 백금에 투자하는 방법으로 △Aberdeen Standard Platinum Shares ETF(PPLT)△GraniteShares Platinum Trust(PLTM)△iPath Series B Bloomberg Platinum Subindex Total Return ETN(PGM) 등을 추천했다.

반면 백금 가격이 2020년 3월 19일 온스당 595.20달러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2배가 된 만큼 시장의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