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필, 온라인 공연 구독서비스…펄먼·클라이번 연주 감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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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필 플러스' 출시미국이 낳은 천재 피아니스트 밴 클라이번은 1958년 러시아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당시 소련은 적국에서 온 연주자였지만 재능을 인정했다. 2013년 골암으로 작고한 그의 연주 영상을 다시 볼 수 있게 됐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오케스트라인 뉴욕필하모닉이 선보인 온라인 공연 정기구독 서비스를 통해서다.
1년 구독권으로 무제한 감상
새 음악회도 온라인으로 중계
뉴욕필하모닉은 지난 8일(현지시간) 온라인 공연 정기구독 서비스인 ‘NYPhil+’(뉴욕필 플러스)를 출시했다. 1개월 또는 1년 단위로 구독권을 구입하면 횟수 제한 없이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서비스다. 한 달 구독료는 4.99달러(약 5501원), 1년 구독료는 50달러(약 5만 5125원)다.1842년 창단한 뉴욕필은 거장들이 거쳐간, 미국을 대표하는 오케스트라다. 구스타프 말러, 부르노 발터, 레너드 번스타인 등이 지휘했고 2018년부터는 얍 판 츠베덴이 악단을 이끌고 있다. 국내에선 2008년 북한 평양을 방문한 첫 미국 오케스트라로 유명하다.
오케스트라가 직접 구독 서비스를 선보인 건 베를린필하모닉에 이어 두 번째다. 베를린필은 상임지휘자였던 사이먼 래틀과 함께 2008년 온라인 공연 구독 서비스 ‘디지털 콘서트홀’을 내놨다. 클래식 애호가들에겐 양질의 공연을 값싸게 볼 수 있는 곳으로 알려졌다. 헤르베르트 카라얀, 클라우디오 아바도 등 전임 지휘자들이 펼친 음악회를 감상할 수 있어서다.
뉴욕필도 과거 유산을 활용해 공연 영상을 확보했다. 약 50년 동안 뉴욕 링컨센터에서 연주한 실황들을 한 곳에 담았다. 관객들은 피아니스트 클라이번이 1976년 뉴욕필과 에드바르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 a단조’(지휘 앙드레 프레빈)을 협연한 실황이나, 바이올리니스트 이지하크 펄먼이 1982년 연주한 펠릭스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 공연 등을 감상할 수 있다.첼리스트 요요마, 바이올리니스트 아이작 스턴이 연주한 음악회도 상영한다. 1960년대 뉴욕필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1918~1990)의 지휘 영상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올해 새로 펼칠 음악회도 뉴욕필 플러스를 통해 중계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 8일 서비스 출시에 맞춰 피아니스트 에마누엘 악스를 초청했다. 그는 뉴욕필과 함께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9번 E플랫 장조’를 들려줬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