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희 해양경찰청장 "자율항해 시대…유·무인선 복합 감시체계 구축"

"연내 무인단정 개조…검증되면
유인선과 즉시 임무 투입하겠다"
“해경은 연내에 해상 순찰 및 불법선박 단속 등에 자율항해 무인단정을 개조해 실용성이 검증되면 즉시 전력화할 예정입니다.”

김홍희 해양경찰청장(사진)은 1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내에서도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나 기업에서 무인선박을 제조해 시험하고 있어 바다에서도 자율항해 시대가 시작됐다”며 이같이 말했다.무인선박은 자율주행 자동차처럼 5세대(5G) 이동통신, 고성능 카메라, 라이다(빛 파동으로 거리를 측정하는 장비) 등 첨단기술이 적용된 시스템을 갖추고 선원의 도움 없이 자율항해할 수 있다.

지난달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1’에서 자율항해 무인선박 기술이 선보였다. 미국 컴퓨터 업체인 IBM은 AI 기반의 자율항해 무인선박 ‘메이플라워호’를 온라인으로 공개했다.

해경이 개발하는 무인단정은 무인화 장비(센서 제어기, 디스플레이, 원격 통제기 등)를 설치하고, 선체 일부를 개조해 자율운항 센서를 장착하는 방식이다. 중앙컨트롤센터에서 무인단정의 목적지를 설정하거나 해상의 자료 수집 등 특정 임무를 부여할 수 있다.김 청장은 “무인단정은 초기에 해상오염이나 환경보호 등 해양환경 연구과제 임무에 투입될 가능성이 크지만 기능과 역할이 검증되면 유인선과 팀을 이뤄 순찰·경계 등 고도의 임무를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올해 유인선과 무인선을 활용한 복합 해양감시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덧붙였다.

일반 무인선박은 선원이 승선하지 않기 때문에 휴게나 숙박시설 공간에 화물을 적재할 수 있고, 해적을 만나도 인명 피해가 없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예고 없이 닥칠 수 있는 돌발 악천후 등 각종 재해와 맞닥뜨려야 한다. 김 청장은 “해킹이나 납치 상황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대응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경은 무인선박의 사고 예방과 처리를 위해 유관 연구기관과 실증센터 설치·운영, 해상통신 체계 유지, 선박교통관제법 개정 등 자율항해 시대의 통제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