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선거 '단일화·투표율·코로나'가 가른다

재보선 D-50 판세는

서울 '초박빙'…부산선 '野 우세'
박영선 오름세…與 "상황 호전"
부산 박형준, 넉넉히 1위 달려

안철수·금태섭 첫 TV토론 무산
김종인 "혼자 살려다 다 죽는다"
사진=연합뉴스
내년 대선 전초전으로 평가받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50일 앞으로 다가왔다. 여야가 15일부터 본격적인 경선 일정에 들어가면서 주요 후보 간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서울시장 선거 판세는 ‘초박빙’, 부산시장은 ‘야권 우세’로 보고 있다. 서울시장 후보의 야권 단일화, 선거 당일 투표율, 코로나19 방역 상황 등이 선거 결과를 좌우할 주요 변수로 꼽혔다.

서울시장 선거 박빙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이날 각각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위한 첫 TV 토론회를 열었다. 민주당은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우상호 민주당 의원 간의 TV 생방송 100분 토론회를 열었다. 국민의힘도 이날 부산시장 선거에 나선 박성훈·박민식 후보와 박형준·이언주 후보가 각각 1 대 1로 맞붙는 스탠딩 토론회를 했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TV 토론회는 16일부터 시작된다.후보들 간 신경전도 펼쳐졌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이 이날 열기로 했던 ‘제3지대 TV 토론회’는 토론 방식을 둘러싼 양측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무산됐다. 정치권에선 다음달 초까지 보름 동안 경선을 거쳐 각 당의 후보가 정해지면 본격적인 진검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판세 전망은 엇갈린다. 서울시장 선거는 박빙의 승부가 점쳐진다. 주요 후보 중 가장 먼저 뛰어든 안 대표의 지지율은 주춤한 반면 뒤늦게 뛰어든 박 전 장관의 지지율이 오름세를 타고 있어서다. 여권 내에서도 “매우 어렵던 상황이 많이 호전되고 있다”(박광온 민주당 사무총장)는 평가가 나온다. 부산시장 선거에선 야권 1위 후보인 박형준 동아대 교수가 여권 1위인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을 각종 여론조사에서 비교적 여유 있는 표차로 앞서고 있다.

단일화 방정식 풀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서울시장 선거의 승부를 좌우할 가장 큰 변수로 ‘야권 단일화’를 지목했다. 안 대표를 비롯해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이 최종 단일화 후보로 꼽히고 있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안 대표의 주요 지지층인 중도와 국민의힘이 강점을 갖는 보수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단일화가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선거 후 정계 개편과 대선 일정 등을 고려하면 야권 단일화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후보 한 명이 나 혼자 살겠다고 고집하면 모두 죽는 공멸의 상황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고성국 정치평론가는 “야권 후보들 사이에서 최근 연립정부를 구성하자는 의견이 나오는 것은 단일화 과정에서 패자가 되더라도 승복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투표율 50% 넘을까

선거 당일 투표율도 승부를 가를 주요 변수로 꼽힌다. 통상 법정 공휴일이 아닌 재·보궐 선거는 투표율이 높지 않다. 안 대표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각본 없는 경쟁을 펼쳤던 2011년 보궐선거 당시에도 투표율은 48.6%에 그쳤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투표율이 30~40% 정도로 낮게 나온다면 선거 조직이 탄탄한 민주당이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서울시 국회의원 49명 중 41명, 구청장 25명 중 24명이 민주당 소속이다.

국민의힘은 부동산 시장 과열과 검찰 개혁 등 현 정부의 정책 실패를 겨냥한 ‘정권 심판론’에 기대를 걸고 있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여전히 40%를 웃돌고 있는 상황은 야권에 부담 요인이다. 과거 서울시장 선거를 네 차례 주도했던 김성태 전 미래통합당 의원은 “야권이 단일화 과정에서 고정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이끌어낼 ‘신바람’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면 필패할 것”이라고 단언했다.선거 직전 코로나19 방역과 피해 상황도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변수로 평가됐다. 특히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가 효과를 낼 경우 여권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란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반면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조치로 인해 코로나19 감염이 확산하면 야권에 유리할 수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4차 재난지원금 지급 효과와 관련해선 여당 측에 유리하다는 의견과 영향이 크지 않다는 의견이 엇갈렸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