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카뱅·토스처럼…과장·차장 사라지는 신한은행 '파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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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이 대리·과장·차장 등 기존 직급 대신 부서마다 자율적으로 호칭을 부르기로 했다. 대형 은행 중 처음으로 전사적인 호칭 파괴에 나선 것이다. 빅테크(대형 IT기업)·핀테크의 참여로 금융 영역 다툼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수평적인 문화를 수혈해 혁신을 꾀하겠다는 발상이다.
임직원들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지만 대체로 긍정적인 편이다. 한 신한은행 직원은 “초기다 보니 다른 부서나 지점 직원을 찾을 때 헷갈릴 수 있다는 걱정이 있다”면서도 "문화가 정착되면 구성원들간 서로 조금 더 생각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든다"고 말했다.
핀테크 업체인 토스는 서로 이름 뒤에 '님'을 붙여 부른다. 이승건 대표도 직원들로부터 '승건님'으로 불린다. 토스의 한 관계자는 "직급 개념이 없기 때문에 의사 표현이나 아이디어 표현이 서로 자유로운게 장점"이라며 "중간 관리자가 없기 때문에 새로운 사업을 시도할때도 의사 결정이 훨씬 빠르게 진행된다"고 말했다.
은행들도 이런 조직 문화를 참고해 변화를 시도하는 경우가 하나둘 생겨나고 있다. 하나은행도 지난해부터 사내에서 영어 이름을 병행해 부른다. 지성규 행장부터 '글로컬'(Glocal)이라는 영어 이름을 사용 중이다, 전사적으로 영어 이름을 하나씩 정해 시스템에도 등록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도 이달부터 호칭을 '님'으로 통일했다. 외부 출신인 서호성 행장이 취임하면서 조직 분위기 쇄신의 일환으로 시도한 것이다. 앞으로 연공서열 중심의 은행 직급 체계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갈수록 디지털·플랫폼화되는 금융 환경을 고려할 때 보수적인 조직 문화로는 승산이 없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마이데이터, 오픈뱅킹 등 빅테크·핀테크 회사와 직접 겨뤄야 하는 분야가 늘고 있는데 의사결정 속도와 추진력이 느린게 은행의 치명적인 약점"이라며 "이를 극복하려면 결국 빅테크나 핀테크 기업의 수평적인 문화를 도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소람/김대훈 기자 ram@hankyung.com
◆수석·매니저 등 호칭 자율적으로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달 부터 기존의 직급 대신 부서별로 원하는대로 구성원 호칭을 정해 부르기로 했다. 관리자급(부부장급) 이상은 '수석', 그 이하는 '매니저' '프로' 등으로 부르면 된다는 가이드라인이 주어졌다. 그러나 참고용일 뿐 부서 구성원 간 논의를 거쳐 원하는 호칭을 정하면 된다는 설명이다. 일부 부서에서는 '수석 매니저' '마스터' '시니어매니저' ‘선임’ 등 새로운 호칭도 만들었다. 대리, 과장, 차장급 간에는 호칭에서 직급 구분이 사실상 사라졌다. 부서마다 새로 정한 호칭은 사내 인사시스템에도 모두 등록했다. 이 호칭을 타 부서간 회의나 전화 용무 시에도 사용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같은 직급이어도 부서나 지점에 따라 다르게 불릴 수 있다"며 "관리자 이상 직급 호칭을 유지하기로 한 것은 외부에서 전결권이 있는 지점장, 부장 이상 급을 찾을 때 어려움이 없도록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임직원들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지만 대체로 긍정적인 편이다. 한 신한은행 직원은 “초기다 보니 다른 부서나 지점 직원을 찾을 때 헷갈릴 수 있다는 걱정이 있다”면서도 "문화가 정착되면 구성원들간 서로 조금 더 생각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든다"고 말했다.
◆카뱅·토스 배우는 은행권
신한은행이 전사적인 호칭 파괴에 나선 것은 파격적인 시도라는 평가다. 그동안 대형 은행들은 행원-대리-과장-차장-부부장-부장(지점장)-본부장-임원(부행장) 등 복잡하고 수직적인 직급 체계를 고수해 왔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은행에서 사고가 터지면 고객 피해가 커질 수 있는 만큼 모든 업무에 책임 소재가 분명해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라며 "전국에 지점이 퍼져 있는 탓에 소속에 따른 직급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인식도 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빅테크와 핀테크 기업들이 금융 영토를 확장하면서 위기 의식이 커졌다는 게 업계 얘기다. 이들 기업은 그러나 수평적인 직급 체계와 유연한 사고를 무기로 새로운 서비스를 꾸준히 내놓고 있다. 카카오뱅크·페이에서는 서로를 영어 이름으로 부른다. 본인이 정한 이름을 인사 시스템에 입사시부터 등록하고 사용하기 때문에 서로 한국 이름과 연차를 잘 알지 못할 정도다.핀테크 업체인 토스는 서로 이름 뒤에 '님'을 붙여 부른다. 이승건 대표도 직원들로부터 '승건님'으로 불린다. 토스의 한 관계자는 "직급 개념이 없기 때문에 의사 표현이나 아이디어 표현이 서로 자유로운게 장점"이라며 "중간 관리자가 없기 때문에 새로운 사업을 시도할때도 의사 결정이 훨씬 빠르게 진행된다"고 말했다.
은행들도 이런 조직 문화를 참고해 변화를 시도하는 경우가 하나둘 생겨나고 있다. 하나은행도 지난해부터 사내에서 영어 이름을 병행해 부른다. 지성규 행장부터 '글로컬'(Glocal)이라는 영어 이름을 사용 중이다, 전사적으로 영어 이름을 하나씩 정해 시스템에도 등록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도 이달부터 호칭을 '님'으로 통일했다. 외부 출신인 서호성 행장이 취임하면서 조직 분위기 쇄신의 일환으로 시도한 것이다. 앞으로 연공서열 중심의 은행 직급 체계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갈수록 디지털·플랫폼화되는 금융 환경을 고려할 때 보수적인 조직 문화로는 승산이 없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마이데이터, 오픈뱅킹 등 빅테크·핀테크 회사와 직접 겨뤄야 하는 분야가 늘고 있는데 의사결정 속도와 추진력이 느린게 은행의 치명적인 약점"이라며 "이를 극복하려면 결국 빅테크나 핀테크 기업의 수평적인 문화를 도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소람/김대훈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