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온브로드밴드, 와이파이 장비·플랫폼·원격 서비스 통합해 북미·일본 시장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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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브로드밴드 장비 전세계 통신사에 납품하며 성장코로나19의 전세계적 유행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휴대폰 뿐만 아니라 태블릿PC, IPTV 등 와이파이를 사용하는 데이터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옴디아에 따르면 전세계 총 데이터 트래픽은 2019년 167만PB(페타바이트)에서 5년 뒤 2024년 567만PB로 약 3.4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가운데 약 57%는 와이파이 트래픽으로 재택근무와 원격수업의 일상화를 비롯해 게임과 동영상 등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가정 내 고품질 와이파이에 대한 수요가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매출 2019년 580억에서 작년 1100억원으로 '점프'
올해 매출 2500억 예상…연내 코스닥 상장 계획
통신장비 판매에 통합 솔루션까지 더해 업그레이드
오픈 네트워크 플랫폼 '퀀텀', 원격 AS서비스 KRMS
일본·미국서 수주하며 성장 속도 낸다
○차세대 와이파이 장비로 고속성장
이런 흐름을 미리 준비해왔던 유무선 통신장비 및 솔루션업체 가온브로드밴드는 차세대 와이파이 장비를 북미, 남미, 아시아 등 통신업체에 납품하며 빠르게 성장해왔다. 유료방송 셋톱박스와 인공지능(AI) 스피커를 생산하는 코스닥 상장사 가온미디어가 지난해 7월 네트워크 사업본부를 물적분할한 100% 자회사다. 경쟁이 치열하고 성장이 더딘 셋톱박스 사업에서 신성장 동력을 찾던 가온미디어가 빠르게 성장하는 유무선 통신시장을 겨냥해 2014년 설립한 사업본부였다. 유선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인 브로드밴드와 이를 활용한 무선인터넷인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통신장비들을 주로 생산한다. 공유기, 증폭기, 게이트웨이 등 데이터 송수신에 필요한 네트워크 관련 제품 전체를 생산한다.연구개발(R&D)를 통해 차근차근 차세대 장비를 준비했던 게 주효했다. 2018년 5세대 와이파이 장비를 내놨고, 지난해에는 미리 개발했던 6세대 장비를 출시하며 통신사업자들의 새로운 수요를 선도했다. 사업 시작 4년 만인 2018년 첫 매출 186억원이 발생했다. 2019년 580억원으로 뛴 매출은 지난해 110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고속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가온브로드밴드는 올해 보수적으로 잡아 250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임화섭 가온브로드밴드 사장은 "글로벌 와이파이 브로드밴드 시장의 성장을 예측해 네트워크 사업부를 인수하지 않고 자체 육성했던 게 고속성장으로 이어졌다"며 "투자 수요가 많아 빠르면 올해 안에 증시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지난해 말 미래에셋대우와 상장 주관사 계약을 체결했으며 기업공개(IPO)로 조달한 자금은 R&D 인력 채용과 설비 투자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원격 AS 서비스로 매출 배가
가온브로드밴드는 와이파이 통신장비를 생산하는 제조업 프레임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을 융합한 통합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한단계 진화했다. 그 두 축이 오픈 스탠더드 네트워크 플랫폼 '퀀텀'과 원격 네트워크 사후관리(AS) 서비스인 'KRMS'(가온 리모트 매니지먼트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부가가치를 더욱 키우겠다는 계획이다.퀀텀은 통신사업자가 어떤 브로드밴드 장비를 사용하더라도 이를 운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이다. 기존에는 차세대 장비를 도입할 때마다 제조사의 소프트웨어를 새롭게 도입해야 했기 때문에 불편함이 있었지만 퀀텀을 이용하면 어떤 제조사의 장비를 사용하더라도 이를 통합해 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회사는 해외 통신사업자들에게 이런 통합 플랫폼에 대한 수요가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3년 전부터 투자를 시작해 개발에 성공했다. 현재 통신사업자별로 맞춤형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으며 올 하반기에 공급을 시작할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KRMS는 코로나 시대 비대면 서비스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각광받고 있다. 원격으로 통신장애를 겪고 있는 사용자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특히 해외에서는 고장 처리 기사를 파견할 때 100달러 내외의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가는 것을 감안하면 통신사업자는 이 서비스를 통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현재 미국 750개 유료방송연합회인 NCTC와 계약을 맺고 현재 40여개 업체에 KRMS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연간으로 서비스 사용료를 받고 있다. 일본의 한 통신사업자에 브로드밴드 장비를 포함한 통합 솔루션을 공급해 다음달부터 서비스를 시작한다.
임 사장은 "통신 장비에 운용 소프트웨어와 원격 서비스까지 결합한 통합 솔루션을 원하는 것은 통신업계의 세계적인 트렌드"라며 "단순히 장비를 포함한 통합 솔루션을 앞세워 북미와 일본 시장을 집중공략하겠다"고 밝혔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