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면 중이온가속기사업단장 "내년 첫 희귀 동위원소 생성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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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에너지 가속장치도 지속 추진…대형사업 추진 때 책임성 높여야" 한국형 중이온 가속기 '라온' 구축이 내년 첫 희귀 동위원소 생성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올해 말까지 저에너지 가속장치를 완공한 뒤 고에너지 가속장치도 2단계 사업으로 지속해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권면 기초과학연구원(IBS) 중이온가속기사업단장은 16일 대전 신동지구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라온 구축사업 추진 현황에 대해 발표했다.
라온은 양성자에서 우라늄까지 다양한 중이온(heavy ion)을 가속해 희귀 동위원소를 생성, 핵물리학·물성과학·의학·생명과학 등 기초과학 분야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시설이다. 1조 3천600억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돼 '단군 이래 최대 기초과학 프로젝트'라 불리며 2011년부터 신동지구 내 13만㎡ 규모로 건설이 진행되고 있다.
당초 2017년 완공을 목표로 했지만 두 차례 계획이 변경된 데 이어 다시 세 번째 연장이 결정되면서 올해로 예정됐던 구축 완료 시점이 또다시 미뤄졌다.
라온은 크게 가속장치와 희귀 동위원소(RI) 생성장치, 기반장치, 실험장치로 나뉜다. 세부적으로 가속장치는 28㎓급 초전도 ECR 이온원 등 입사기 부분과 SCL3(저에너지 가속장치)·SCL2(고에너지 가속장치) 등 가속장치로 구성돼 있는데, SCL2의 경우 올해까지인 사업 기간 내 구축이 불가능할 전망이다.
SCL2에 설치돼야 할 초전도 가속관 SSL1·SSL2 46기 가운데 현재 제작이 끝난 것이 3기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권 단장은 "현재 SSL1·SSL2를 포함해 4개의 초전도 가속관 모델을 놓고 제작비와 성능, 기술 요건 등을 고려해 가장 적합한 가속관을 선정하기 위한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는 우선 SCL3 구축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저에너지 가속장치용 초전도 가속관인 HWR의 경우 34기 중 15기의 제작을 완료했고, 이 가운데 10기는 성능시험까지 끝냈다.
또 다른 타입의 초전도 가속관인 QWR 22기는 설치를 모두 완료했다.
오는 8월까지 HWR·QWR 가속 모듈 설치를 끝내고, 10월에는 냉각 시험에 들어갈 수 있도록 준비를 마칠 계획이다. 영하 271도의 액체 헬륨을 공급하는 헬륨 압축기 등 극저온시스템과 중앙제어시스템, SRF 시험동 등 기반시설 구축도 올해 안에 끝낸다는 계획이다.
희귀 동위원소(RI) 생성장치 내 사이클로트론(입자가속기)의 경우 현재 제작 단계로, 올해 말까지 구축해 내년 4∼5월께 실제 희귀 동위원소를 생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렇게 생성된 희귀 동위원소는 KoBRA(코브라·천체 핵물리 실험장치)등 실험 장치를 통해 기초과학 연구에 활용하게 된다. 권 단장은 "내년 중반부터는 실제 희귀 동위원소를 이용한 실험을 진행할 예정으로, IBS 희귀 핵 연구단이 진행할 우주 생성과 물질의 기원에 대한 연구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SCL2 구축이 미뤄짐에 따라 'ISOL(온라인 동위원소 분리 시스템)·IF(비행 파쇄 시스템) 방식'을 동시 사용하는 가속 방식은 진행하기 어렵게 됐다.
ISOL은 양성자 같은 가벼운 이온을 우라늄 등 중이온 표적에 충돌시킨 뒤 저에너지 가속기를 통해 가속해 희귀 동위원소를 생성하는 방식이다.
IF는 반대로 무거운 중이온 빔을 고에너지 가속기를 통해 빠른 속도로 가벼운 표적에 충돌시키는 원리다.
라온은 당초 입자 가속을 위해 세계 최초로 ISOL과 IF 방식을 결합해 새로운 희귀 동위원소를 발견할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주목받았다.
ISOL과 IF 실험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불가능해짐에 따라 독창적인 가속 방식이라는 타이틀 또한 얻을 수 없게 됐다.
권 단장은 "두 가지 방식을 결합하는 것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나 한 건물 안에 두 개의 가속 방식을 동시에 보유한 시설도 현재로선 없다"며 "앞으로 고에너지 가속구간을 구축하게 되면 결합 방식의 가속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사업 관리에 실패했다는 지적에 대해 "사업 관리 체계가 완벽하지 않았고, 계획에도 아쉬운 점이 있었다"며 "앞으로 대형 국책사업을 진행할 때는 사업의 책임성을 강화하고, 외부 기관·조직이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미뤄진 고에너지 가속구간에 대해서는 2단계 사업으로 계속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권 단장은 "1단계 사업이 성공적으로 끝나 빔 시운전 등이 원하는 대로 진행될 수 있게 된다면 2단계 고에너지 가속구간 구축 방안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사업 기간 내에 완공하지 못한 데 대해서는 사업단장 변경, 인사 조처 등 어떤 형태로든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권면 기초과학연구원(IBS) 중이온가속기사업단장은 16일 대전 신동지구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라온 구축사업 추진 현황에 대해 발표했다.
라온은 양성자에서 우라늄까지 다양한 중이온(heavy ion)을 가속해 희귀 동위원소를 생성, 핵물리학·물성과학·의학·생명과학 등 기초과학 분야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시설이다. 1조 3천600억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돼 '단군 이래 최대 기초과학 프로젝트'라 불리며 2011년부터 신동지구 내 13만㎡ 규모로 건설이 진행되고 있다.
당초 2017년 완공을 목표로 했지만 두 차례 계획이 변경된 데 이어 다시 세 번째 연장이 결정되면서 올해로 예정됐던 구축 완료 시점이 또다시 미뤄졌다.
라온은 크게 가속장치와 희귀 동위원소(RI) 생성장치, 기반장치, 실험장치로 나뉜다. 세부적으로 가속장치는 28㎓급 초전도 ECR 이온원 등 입사기 부분과 SCL3(저에너지 가속장치)·SCL2(고에너지 가속장치) 등 가속장치로 구성돼 있는데, SCL2의 경우 올해까지인 사업 기간 내 구축이 불가능할 전망이다.
SCL2에 설치돼야 할 초전도 가속관 SSL1·SSL2 46기 가운데 현재 제작이 끝난 것이 3기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권 단장은 "현재 SSL1·SSL2를 포함해 4개의 초전도 가속관 모델을 놓고 제작비와 성능, 기술 요건 등을 고려해 가장 적합한 가속관을 선정하기 위한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는 우선 SCL3 구축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저에너지 가속장치용 초전도 가속관인 HWR의 경우 34기 중 15기의 제작을 완료했고, 이 가운데 10기는 성능시험까지 끝냈다.
또 다른 타입의 초전도 가속관인 QWR 22기는 설치를 모두 완료했다.
오는 8월까지 HWR·QWR 가속 모듈 설치를 끝내고, 10월에는 냉각 시험에 들어갈 수 있도록 준비를 마칠 계획이다. 영하 271도의 액체 헬륨을 공급하는 헬륨 압축기 등 극저온시스템과 중앙제어시스템, SRF 시험동 등 기반시설 구축도 올해 안에 끝낸다는 계획이다.
희귀 동위원소(RI) 생성장치 내 사이클로트론(입자가속기)의 경우 현재 제작 단계로, 올해 말까지 구축해 내년 4∼5월께 실제 희귀 동위원소를 생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렇게 생성된 희귀 동위원소는 KoBRA(코브라·천체 핵물리 실험장치)등 실험 장치를 통해 기초과학 연구에 활용하게 된다. 권 단장은 "내년 중반부터는 실제 희귀 동위원소를 이용한 실험을 진행할 예정으로, IBS 희귀 핵 연구단이 진행할 우주 생성과 물질의 기원에 대한 연구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SCL2 구축이 미뤄짐에 따라 'ISOL(온라인 동위원소 분리 시스템)·IF(비행 파쇄 시스템) 방식'을 동시 사용하는 가속 방식은 진행하기 어렵게 됐다.
ISOL은 양성자 같은 가벼운 이온을 우라늄 등 중이온 표적에 충돌시킨 뒤 저에너지 가속기를 통해 가속해 희귀 동위원소를 생성하는 방식이다.
IF는 반대로 무거운 중이온 빔을 고에너지 가속기를 통해 빠른 속도로 가벼운 표적에 충돌시키는 원리다.
라온은 당초 입자 가속을 위해 세계 최초로 ISOL과 IF 방식을 결합해 새로운 희귀 동위원소를 발견할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주목받았다.
ISOL과 IF 실험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불가능해짐에 따라 독창적인 가속 방식이라는 타이틀 또한 얻을 수 없게 됐다.
권 단장은 "두 가지 방식을 결합하는 것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나 한 건물 안에 두 개의 가속 방식을 동시에 보유한 시설도 현재로선 없다"며 "앞으로 고에너지 가속구간을 구축하게 되면 결합 방식의 가속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사업 관리에 실패했다는 지적에 대해 "사업 관리 체계가 완벽하지 않았고, 계획에도 아쉬운 점이 있었다"며 "앞으로 대형 국책사업을 진행할 때는 사업의 책임성을 강화하고, 외부 기관·조직이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미뤄진 고에너지 가속구간에 대해서는 2단계 사업으로 계속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권 단장은 "1단계 사업이 성공적으로 끝나 빔 시운전 등이 원하는 대로 진행될 수 있게 된다면 2단계 고에너지 가속구간 구축 방안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사업 기간 내에 완공하지 못한 데 대해서는 사업단장 변경, 인사 조처 등 어떤 형태로든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