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계란 뺀 망넛이네…대체빵에 마니아층 '북적'

밀가루 소화 못하는 체질 많아
SNS 입소문…2년새 매출 8배
식감은 빵인데 밀가루와 우유가 들어가지 않았다. 제빵의 필수 재료로 꼽히는 계란과 버터도 없다. 스타트업 수버킷이 브랜드 ‘망넛이네’에서 판매하는 빵 얘기다. 2018년 창업한 수버킷은 이 같은 ‘대체 빵’으로 밀가루를 못 먹는 사람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2018년 5억7000만원 수준이던 연매출은 7.5배 불어 지난해 43억원을 넘겼다.

조종우 수버킷 대표는 “나 역시 밀가루를 소화하지 못하는 체질”이라며 “고통에서 수요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가 창업하기 전만 해도 밀가루 없는 빵은 찾기 어려웠다. 대체 재료로 꼽히는 쌀로 빵을 만들면 빨리 굳고, 비용도 상승하는 문제가 있어서다. 밀가루가 체질에 맞지 않는 사람들은 빵을 소비하기 힘들었던 것이다.
조 대표를 비롯한 창업자들은 국내외 식품 논문을 뒤져 대체 빵에 활용 가능한 기술을 찾아냈다. 사업 초기에는 빵이 빨리 굳는다는 고객의 항의가 이어졌다. 조 대표는 “쌀로 만든 빵을 개발하는 것은 제조가 아니라 ‘발명’에 가까웠다”며 “쌀 분쇄 기술과 효소처리 기술 등을 접목해 빨리 굳는 문제를 포함한 여러 단점을 줄여나갔다”고 말했다.

3년간 제품 개발을 거듭한 결과 수버킷은 탄탄한 ‘충성 고객’을 확보했다. 인스타그램 채널 팔로어만 8만3000명에 달한다. 재구매율은 59%로 높은 수준이다. SNS 등을 통해 얻은 고객 의견과 데이터 분석 결과를 제품 개발에 반영한 게 큰 도움이 됐다는 설명이다. 1000명 이상 규모의 고객 설문조사도 수시로 한다. 조 대표는 “대표를 포함한 전 직원이 고객과 가깝다는 것은 스타트업만의 강점”이라고 말했다.수버킷은 오프라인 매장이 없다. 온라인을 통해 주문이 들어오면 택배를 통해 생산 당일 배송한다. 현재 530㎡(약 160평) 규모의 생산시설과 40여 명의 직원을 갖췄다. 한 달에 10억원어치의 빵을 생산할 수 있다. 올해 매출 목표는 100억원이다. 향후 빵뿐만 아니라 더 다양한 대체 식품을 개발할 예정이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