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숙객 "알몸 노출" 항의에 경찰 부른 제주 호텔…결국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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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끝날 때까지 투숙객에 사과 안 해여성 사우나 내부가 외부에서 들여다보여 논란이 일었던 제주 서귀포시의 5성급 호텔 그랜드 조선이 사과했다.
투숙객 항의에 영업방해라며 경찰 신고
논란 커지자 공지문 띄워 사과
피해자에 따르면 호텔 측은 설 연휴가 끝날 때까지 사과를 하지 않았고 투숙객들이 항의하자 영업방해라며 경찰까지 불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적반하장 태도를 보이던 그랜드 조선 제주는 논란이 커지자 지난 16일 오후 공식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호텔 측은 "여성 사우나 내 일부 공간 이용 시 유리 차단 코팅의 일부 누락과 블라인드 시간대 운영으로 고객님께 불편함을 끼쳐 드린 점 깊이 사과 말씀드린다"고 했다.
이어 "해당 사우나는 운영을 중단하고 미비점을 면밀히 파악해 즉시 시정하고 있다"면서 "이를 계기로 고객님의 사생활 보호에 대해 가이드를 더욱더 철저히 하고 동일 사례가 발생치 않도록 적극 대처하겠다"고 했다.전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제주 5성급 호텔 사우나에서 알몸이 노출됐어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제주도로 신혼 여행을 갔다 온 신혼부부라고 밝힌 글쓴이 A씨는 "이 호텔 스위트룸에 투숙했고, 전용 수영장과 샤워 시설을 이용했다"면서 "투숙 마지막 날 산책을 하다가 사우나 쪽 창문을 보니 외부에서 사우나 내부의 온도계 글씨까지 보인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황당해했다.
이어 "호텔 측은 유리 차단 코팅돼 있어 낮에는 내부가 안 보이고 저녁에는 블라인드를 내린다고 답변했지만, 이용했던 시간에 블라인드가 내려간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A씨는 "1박에 80만원 넘는 돈을 내고 남들이 보는 앞에서 알몸으로 샤워하는 수모를 당했다. 호텔 측이 이런 내용을 공지하지 않아 다른 이용자들은 피해 사실조차도 모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호텔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으로 해당 로비에 드나드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면서 "고객과 함께 전수조사를 하고 경찰 동반 조사를 통해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우려했던 노출 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해명했다.
서귀포 경찰서는 호텔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사우나 내부가 외부에 노출됐는지, 노출 시 이를 목격한 사람이 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