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아침] 말리의 '황금 여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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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화려한 터번을 머리에 두른 아프리카 여인들이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금목걸이 등 화려한 장신구로 치장한 이들은 모두 밝은 표정이다. 이 여성들은 지난 12일 아프리카 말리 바마코에서 열린 ‘국제 골드 페어’의 패션쇼에 모델로 등장한 광부들이다. 주최 측이 금을 캐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여성들에게 감사를 표시하려는 뜻으로 이 행사를 마련했다.
말리는 금광의 나라다. 금이 말리 국내총생산(GDP)의 20%를 차지한다. 소규모 금광들은 사람들의 노동력에 의존한다. 광부들이 직접 땅을 파고 진흙 속을 파헤쳐 금을 채취한다. 그런 광부들 가운데 35% 정도가 여성이라고 한다. 특히 지역의 작은 재래식 금채굴 현장은 인근에 거주하는 여성들의 손길이 없으면 돌아가지 않는다. 말리의 여성 광부들은 아침 6시에 일터로 나온다. 일부는 자녀들을 데려와 작업장 주변에 두고 일한다. 육아와 일을 동시에 하는 ‘슈퍼우먼’들이다. 그 여인들이 멋지게 차리고 무대에 올랐다. 앞으로 펼쳐질 인생도 곧게 뻗어가길 기원하며 당당하게 런웨이를 걸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