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바다서 6시간 수영 가능할까…'오리발 귀순' 의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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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민간인이 10㎞ 헤엄쳐서 올 수 있나" 지적…軍, 잠수복·오리발 발견
차단막 몸으로 밀어 훼손한듯…군 "수영거리·훼손 방법 등 조사중"군 당국은 17일 강원 민간인통제선(민통선) 지역에서 붙잡힌 북한 남성이 잠수복과 오리발을 착용하고 헤엄쳐 남쪽으로 넘어온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으나 의문점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북한 남성이 20대 초반의 건강한 체격이라도 차가운 겨울 바다에서 10여㎞를 헤엄쳐 건너올 수 있느냐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강원도 고성지역 주민들도 당시 동해상에 풍랑주의보가 발효되어 높은 파도가 일었는데 어떻게 헤엄을 쳐서 넘어올 수 있느냐는 반응이다.
국회에서 이날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이런 의문을 제기하는 질문이 많았다.◇ 차가운 바다에서 6시간가량 수영 가능한가?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은 이날 "군사분계선(MDL)에서 3㎞ 남쪽 해안에 상륙했고, 북한 경계구역에서 벗어나려면 10㎞ 정도를 헤엄쳤을 텐데 과연 헤엄쳐서 민간인이 넘어올 수 있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날 기준으로 속초해수욕장 해양관측부위에 기록된 동해 수온은 6.27℃로 나타났다.
이런 온도에서 오랫동안 물속에 있으면 저체온증으로 목숨을 잃기 쉬운데 어떻게 멀쩡하게 해안에 상륙해 남쪽으로 5㎞를 더 걸어올 수 있느냐는 것이다.현지 주민들도 MDL에서 귀순자가 상륙했을 것으로 보이는 통일전망대 인근 해안까지 거리는 얼마 되지 않지만, 높은 파도에 헤엄쳐서 온 것으로 보인다는 군의 발표를 믿기 어렵다고 한다.
군 당국은 북한 남성이 최초 접근한 해안의 철책 부근에서 '머구리 잠수복'과 오리발을 발견해 헤엄을 쳐서 월남한 것으로 추정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국회 국방위 답변을 통해 "저희가 최초 가진 데이터로는 그 수온에서 수영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약간 방수복처럼 일체형으로 된 옷에, 그 안에 완전히 물이 스며들지 않게 옷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며 "잠수해서 수영해서 여섯시간 내외 될 거라고 진술한 걸로 아는데 수영해서 온 걸로 파악한다"고 말했다.
박정환 합참 작전본부장도 국방위에서 "MDL에서 3㎞ 이상 이격된 (해안) 철책 부근에서 족적(발자국)이 발견됐고, 이 지점을 통해 상륙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철책 전방에서 잠수복과 오리발이 발견됐고, 환복 후 이동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 해안 철책 아래 배수로 차단막 어떻게 훼손했나
박 작전본부장은 "철책 하단 배수로 차단막이 훼손됐음을 확인했다"며 "이 배수로를 통해 해안 철책을 극복한(통과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배수로 차단막은 보통 철제 그물망 또는 철봉 구조물로 이뤄졌다.
바닷물에 오래 노출되면 부식되어 성인 힘으로 충분히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이 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군 관계자는 "월남자가 배수로 차단막을 몸으로 밀고 발로 차서 휘어진 상태에서 양손으로 벌려 통과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어떻게 훼손했는지 등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군은 작년 7월 인천 강화도에서 20대 탈북민이 배수로를 통해 월북한 사건 이후 해안 철책 인근 배수로 등을 전반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만약 이번 배수로를 점검하고 새 장비로 교체했다면 훼손을 막을 수도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 관계자는 해당 배수로의 차단시설이 작년 7월 이후 설치한 것이냐는 질문에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해안 철책 아래 설치된 배수로가 취약하다는 것이 작년 7월 증명됐는데도 이번에 훼손된 배수로 주변에는 폐쇄회로(CC)TV도 설치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작전본부장은 "(사건이 발생한) 22사단에도 48개의 배수로가 있는데 유독 그 배수로가 보안이 안 된 것으로 파악을 했다"고 설명했다.
보안이 안 됐다는 것은 인근에 감시 장비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는 의미로 보인다.
이에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작년 8월 1일부로 (배수로를) 전수 조사해서 조치를 끝냈다고 보고를 받았다"면서 "새 철조망이 6개월 만에 녹이 슬어 열렸나"라고 꼬집었다.
이에 서 장관은 "배수로가 아예 구조물이 너무 형편없어서 새로 설치한 곳도 있고, 기존 것이 튼튼해서 확인한 것만 있고, 보완한 것도 있고, 유형별로 다르긴 한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 북한 남성 출발 지역과 신병확보 과정은
군은 북한 남성이 동해 MDL까지 육상으로 이동한 후 바다로 뛰어들어 헤엄쳐 왔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가 방수가 가능한 '머구리 잠수복'과 오리발을 준비했을 정도로 '해상 귀순'을 치밀하게 계획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북한 남성은 월남하기 전에 북한 지역에서 잠수복과 오리발을 착용하고 몇 차례 사전 준비를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합참은 북한 남성이 어느 지역에서, 언제 출발했는지에 대해서는 "조사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아울러 군이 북한 남성의 신병을 확보하는 과정도 석연찮다.
군은 지난 16일 오전 4시 20분께 민통선 검문소에 설치된 CCTV로 북한 남성을 식별하고, 22사단 및 8군단 기동타격대를 출동시켰다.
이어 오전 6시 35분께 대침투경계태세인 '진돗개'를 '하나'로 격상한 가운데 오전 7시 20분 수색작전 병력에 의해 남성의 신병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군이 남성의 모습을 최초로 식별한 후 수색 병력을 대폭 증강했고 무덤가에서 낙엽을 모아 덮고 자던 북한 남성을 찾았다는 주장도 제기한다.
신병 확보에 3시간이 걸린 것도 이 남성이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이에 군 소식통은 "월남자가 헤엄쳐서 건너왔고 날씨가 추워 몸을 보호하려고 낙엽을 긁어모아 덮고 있었다"며 "일단 은거한 것으로 CCTV에 포착됐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차단막 몸으로 밀어 훼손한듯…군 "수영거리·훼손 방법 등 조사중"군 당국은 17일 강원 민간인통제선(민통선) 지역에서 붙잡힌 북한 남성이 잠수복과 오리발을 착용하고 헤엄쳐 남쪽으로 넘어온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으나 의문점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북한 남성이 20대 초반의 건강한 체격이라도 차가운 겨울 바다에서 10여㎞를 헤엄쳐 건너올 수 있느냐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강원도 고성지역 주민들도 당시 동해상에 풍랑주의보가 발효되어 높은 파도가 일었는데 어떻게 헤엄을 쳐서 넘어올 수 있느냐는 반응이다.
국회에서 이날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이런 의문을 제기하는 질문이 많았다.◇ 차가운 바다에서 6시간가량 수영 가능한가?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은 이날 "군사분계선(MDL)에서 3㎞ 남쪽 해안에 상륙했고, 북한 경계구역에서 벗어나려면 10㎞ 정도를 헤엄쳤을 텐데 과연 헤엄쳐서 민간인이 넘어올 수 있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날 기준으로 속초해수욕장 해양관측부위에 기록된 동해 수온은 6.27℃로 나타났다.
이런 온도에서 오랫동안 물속에 있으면 저체온증으로 목숨을 잃기 쉬운데 어떻게 멀쩡하게 해안에 상륙해 남쪽으로 5㎞를 더 걸어올 수 있느냐는 것이다.현지 주민들도 MDL에서 귀순자가 상륙했을 것으로 보이는 통일전망대 인근 해안까지 거리는 얼마 되지 않지만, 높은 파도에 헤엄쳐서 온 것으로 보인다는 군의 발표를 믿기 어렵다고 한다.
군 당국은 북한 남성이 최초 접근한 해안의 철책 부근에서 '머구리 잠수복'과 오리발을 발견해 헤엄을 쳐서 월남한 것으로 추정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국회 국방위 답변을 통해 "저희가 최초 가진 데이터로는 그 수온에서 수영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약간 방수복처럼 일체형으로 된 옷에, 그 안에 완전히 물이 스며들지 않게 옷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며 "잠수해서 수영해서 여섯시간 내외 될 거라고 진술한 걸로 아는데 수영해서 온 걸로 파악한다"고 말했다.
박정환 합참 작전본부장도 국방위에서 "MDL에서 3㎞ 이상 이격된 (해안) 철책 부근에서 족적(발자국)이 발견됐고, 이 지점을 통해 상륙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철책 전방에서 잠수복과 오리발이 발견됐고, 환복 후 이동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 해안 철책 아래 배수로 차단막 어떻게 훼손했나
박 작전본부장은 "철책 하단 배수로 차단막이 훼손됐음을 확인했다"며 "이 배수로를 통해 해안 철책을 극복한(통과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배수로 차단막은 보통 철제 그물망 또는 철봉 구조물로 이뤄졌다.
바닷물에 오래 노출되면 부식되어 성인 힘으로 충분히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이 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군 관계자는 "월남자가 배수로 차단막을 몸으로 밀고 발로 차서 휘어진 상태에서 양손으로 벌려 통과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어떻게 훼손했는지 등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군은 작년 7월 인천 강화도에서 20대 탈북민이 배수로를 통해 월북한 사건 이후 해안 철책 인근 배수로 등을 전반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만약 이번 배수로를 점검하고 새 장비로 교체했다면 훼손을 막을 수도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 관계자는 해당 배수로의 차단시설이 작년 7월 이후 설치한 것이냐는 질문에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해안 철책 아래 설치된 배수로가 취약하다는 것이 작년 7월 증명됐는데도 이번에 훼손된 배수로 주변에는 폐쇄회로(CC)TV도 설치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작전본부장은 "(사건이 발생한) 22사단에도 48개의 배수로가 있는데 유독 그 배수로가 보안이 안 된 것으로 파악을 했다"고 설명했다.
보안이 안 됐다는 것은 인근에 감시 장비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는 의미로 보인다.
이에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작년 8월 1일부로 (배수로를) 전수 조사해서 조치를 끝냈다고 보고를 받았다"면서 "새 철조망이 6개월 만에 녹이 슬어 열렸나"라고 꼬집었다.
이에 서 장관은 "배수로가 아예 구조물이 너무 형편없어서 새로 설치한 곳도 있고, 기존 것이 튼튼해서 확인한 것만 있고, 보완한 것도 있고, 유형별로 다르긴 한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 북한 남성 출발 지역과 신병확보 과정은
군은 북한 남성이 동해 MDL까지 육상으로 이동한 후 바다로 뛰어들어 헤엄쳐 왔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가 방수가 가능한 '머구리 잠수복'과 오리발을 준비했을 정도로 '해상 귀순'을 치밀하게 계획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북한 남성은 월남하기 전에 북한 지역에서 잠수복과 오리발을 착용하고 몇 차례 사전 준비를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합참은 북한 남성이 어느 지역에서, 언제 출발했는지에 대해서는 "조사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아울러 군이 북한 남성의 신병을 확보하는 과정도 석연찮다.
군은 지난 16일 오전 4시 20분께 민통선 검문소에 설치된 CCTV로 북한 남성을 식별하고, 22사단 및 8군단 기동타격대를 출동시켰다.
이어 오전 6시 35분께 대침투경계태세인 '진돗개'를 '하나'로 격상한 가운데 오전 7시 20분 수색작전 병력에 의해 남성의 신병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군이 남성의 모습을 최초로 식별한 후 수색 병력을 대폭 증강했고 무덤가에서 낙엽을 모아 덮고 자던 북한 남성을 찾았다는 주장도 제기한다.
신병 확보에 3시간이 걸린 것도 이 남성이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이에 군 소식통은 "월남자가 헤엄쳐서 건너왔고 날씨가 추워 몸을 보호하려고 낙엽을 긁어모아 덮고 있었다"며 "일단 은거한 것으로 CCTV에 포착됐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