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화이자백신 구매 실패, 정치적 압력 의심"…중국 겨냥

천스중 위생복리부 부장 "대만 행복하길 바라지 않는 이들 때문"
대만이 화이자-바이오앤테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구매 계약을 추진했지만 체결 직전에 불발됐다며 '정치적 압력'이 있었을 것이란 의혹을 제기했다. 특정 국가를 압력의 주체로 명시하진 않았지만, 국제사회에서 대만의 주권을 부정하는 중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돼 중국과 대만의 긴장이 계속되는 흐름이다.

AFP통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천스중(陳時中) 대만 위생복리부 부장(장관)은 17일(현지시간) 라디오 인터뷰에서 바이오앤테크와 백신 500만 회분 구매계약을 추진했지만 "협상의 마지막 단계"에서 체결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천 부장은 "바이오앤테크가 내부 견해차와 국제적 백신 공급상황을 들며 협상절차를 중단했다"라면서 "우리는 정치적 압력이 있었다고 믿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계약이 불발된 건 대만이 지나치게 행복하길 바라지 않는 이들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천 부장은 중국이 압력을 넣어 대만이 화이자 백신을 구매하지 못하도록 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대만이 중국 영토의 일부라는 이른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천명하고 국제무대에서 대만의 주권을 부정해왔다. 외신은 대만을 포함한 중화권 지역 내 화이자 백신 공급권한이 중국 제약업체 상하이(上海) 푸싱(福星)의약에 있다고 언급하며 '중국 개입설'과의 연관성을 시사했다.

천 부장은 중국이 계약을 막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가능성이 있지만 확인할 순 없다"라면서 "아직 푸싱의약과 소통 중"이라고 답했다.

대만 총통부는 현재 정부가 바이오앤테크와 계속 협상 중이라고 블룸버그통신에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