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오빠였는데…" 女동료 몰카찍고 이름별로 분류한 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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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에서 불법 촬영 동영상 101개 발견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근무하는 20대 남성이 남녀 공용 직원 탈의실에서 1년 6개월간 몰래 동료 여직원들을 불법 촬영 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해당 남성 휴대전화에서는 사람별로 분류된 불법 촬영 동영상이 다수 나왔다.
외장하드에 '박사방' 추정 아동 성 착취물도
피해자 "평소 모든 여자 직원에게 친절했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경남 창원의 한 맥도날드에서 근무한 A씨(25)는 지난 2019년 6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남녀공용 직원 탈의실을 불법 촬영했다. 2019년 5월부터 이 매장에서 근무한 A씨는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외투 주머니에 동영상 촬영 중인 휴대전화를 비스듬히 걸쳐 놓는 방식으로 불법촬영을 했다.7시간 씩 주5회 근무한 A씨는 출근과 동시에 촬영을 시작하고 퇴근하면서 휴대전화를 수거했다. 경찰은 A씨의 휴대전화에서 불법 촬영 동영상 101개를 발견했다.
A씨의 범행은 지난해 12월 중순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던 직원이 휴대전화를 발견하면서 드러났다. 피해자인 맥도날드 전 직원 B씨(23)는 "휴대전화를 발견하고 A씨를 추궁하자 '보조배터리를 연결하려면 앱을 연결해야 해서 카메라를 켰다'는 말도 안 되는 해명을 했다"고 말했다.
B씨는 또 "A씨가 평소 사교 관계가 좋고 모든 여자 직원에게 친절했다"면서 "믿었던 오빠가 그런 짓을 했다는 사실에 배신감과 분노가 치밀었다"고 했다. B씨는 "지난달까지 해당 매장에서 근무했지만 사건 발생 후 탈의실을 이용하지 못했다"며 "어쩌다 탈의실에 가게 되면 트라우마로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피해자도 "앞에서는 잘해주고 생일도 챙겨주고, 친한 오빠라고 생각했는데 뒤에서 그런 짓을 하고 있으니까 처음 발견했을 때 바로 눈물부터 났다"고 했다.
이들이 근무한 매장은 현재까지도 공간이 협소하다는 이유로 남녀가 같은 탈의실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의 외장하드에서 '박사방'에서 내려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많은 양의 아동 성 착취물 영상을 발견하기도 했다. A씨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 소지)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앞두고 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