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패션기업 시총 1위 유니클로, 한국선 '릴레이 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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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 홈플러스 목동점 등 8곳 영업 마지막날 [현장+]
▽ 매장 수 2019년 말 187개서 올해 143개로 감소
▽ 국내선 잇따라 철수하지만 시총 규모는 글로벌 '1위'
서울 양천구 목동 홈플러스 소재 유니클로 매장은 마지막 영업일인 18일 한산했다. 1시간 동안 매장을 찾은 고객은 열 손가락에 꼽혔다.일본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 유니클로가 새해 들어서도 잇따라 국내 매장을 철수하고 있다.유니클로는 이날 홈플러스 방학점·목동점·강서점·성서점·아시아드점·칠곡점·해운대점·동광주점 등 8곳에서 마지막 영업을 하고 지점을 철수한다. 롯데백화점 상인점과 롯데백화점 광주점 입점 매장도 오는 19일과 25일 영업을 끝으로 문을 닫는다. 매장 10곳의 잇따른 철수로 2019년 말 187개까지 달했던 유니클로 매장 수는 143개로 줄어든다.
매장 앞에서 만난 박상진 씨(53)는 "일본과의 관계가 틀어지기 전에는 유니클로 옷을 많이 입었지만 최근에는 대체재를 찾게 됐다"며 "한때 (유니클로) 매장이 사람들로 북적이던 때가 있었는데 요즘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유니클로 측은 매장 철수 이유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와 외부 요인의 영향 등을 꼽을 뿐 '불매운동' 영향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국내 불매운동이 효과가 있었던 것"이라고 풀이했다.
매장 내부를 둘러보던 이연주 씨(27)는 "유니클로 옷을 입으면 가족이나 친구들한테 눈치가 보인다"고 제품을 구입하지 않고 매장을 떠났다.또 다른 소비자이진아 씨(33·여)는 "시총 규모가 크다는 건 기업 자체는 건재하다는 의미 아니겠냐"며 "그런데도 우리나라에서 잘 안돼서 매장을 줄인다는 건 불매운동 효과가 제대로 먹혔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홈플러스 목동점 유니클로 매장 인근 푸드코트를 이용하던 박상진 씨(53)는 "일본과의 관계가 틀어지기 전에는 나도 유니클로 옷을 많이 입었다"며 "특히 세일하는 상품 위주로 많이 구매했었다"고 말했다.
박씨는 "하지만 요즘은 유니클로 옷을 입으면 안 좋게 보는 시선이 있어 대체재를 찾게됐다"며 "예전엔 저 매장도 사람들로 북적이던 때가 있었는데 요즘엔 사람이 없다"며 방문자 수를 보면 폐점할만하다고 말했다.최근 유니클로가 의류업계 글로벌 시총 1위를 차지한 상황에서 한국에서는 매장이 문을 닫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불매운동이 효력을 발휘했다는 해석도 나왔다. 소비자 이진아 씨(33)는 "시총 규모가 크다는 건 기업 자체는 건재하다는 의미 아니겠냐"며 "그런데도 우리나라에서 매장을 줄인다는 건 불매운동 효과가 나타났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씨는 "유니클로 임원이 한국 불매운동을 언급한 점이 (불매운동에) 불을 지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오카자키 타케시 유니클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019년 7월 "한국 불매운동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지난 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쿄증시에 상장된 유니클로의 모회사 패스트리테일링은 전날 3.06%(3040엔)오른 10만2500엔으로 거래를 마치며 시총 10조8725억엔(약 114조원)을 기록하며 의류업계 시총 글로벌 1위를 차지했다. 자라 브랜드를 운영하며 유럽 증시에 상장돼 있는 인디텍스의 시총 817억 유로(약 110조원)를 최초로 넘어선 것이기도 하다.한편, 유니클로는 2019년부터 진행된 '노재팬운동'의 직격탄을 맞았다. 같은 해 7월 일본의 수출 규제가 시작되자 국내에서는 일본 기업을 대상으로 한 불매운동이 일어났고, 유니클로는 주요 불매 대상으로 지목됐다.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그해 유니클로 매출은 6297억원으로 전년 동기(2018년 9월~2019년 8월)의 1조3780억원보다 55% 감소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