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영재 "B.A.P 해체 겪으며 연예인 그만두려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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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철인왕후' 김환 역 유영재
B.A.P 출신, 아이돌 꼬리표 지운 완벽한 연기 호평
유영재 "노래와 연기, 둘 다 잘하고 싶어요."
연기력과 매력을 고루 갖춘 신인 배우인 줄 알았는데, 올해로 데뷔 10년차다. 2012년 아이돌 그룹 B.A.P로 데뷔, 해체 후 홀로서기를 선언했던 유영재는 tvN '철인왕후'에서 김 씨 집안 막내로 술과 투전을 즐기는 망나니지만 해맑은 순수함으로 미워할 수 없는 김환을 완벽하게 연기했다. B.A.P 시절 리드 보컬로 가창력을 자랑했던 '영재'는 번뜩이는 존재감으로 연기 대가들이 대거 등장한 '철인왕후'에서 활약하며 배우 '유영재'로 인정받는데 성공했다. B.A.P는 강렬한 콘셉트와 퍼포먼스, 독창적인 음악으로 해외 투어를 성공리에 진행할 만큼 글로벌한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소속사 분쟁으로 발목이 묶였고, 결국 2019년 계약만료 후 해체 수순을 밟았다.멤버들끼리 뿔뿔이 흩어진 후 "연예계를 완전히 떠날까 생각도 했었다"는 유영재는 홀로서기를 택한 후 연기로 활동 영역을 확장했다. 2019년 KBS '99억의 여자'에 출연한 것에 이어 지난 14일 종영한 '철인왕후'에서도 김환 역을 연기하며 신스틸러로 활약했다. "처음엔 신인 연기자인 줄 알았다"는 말에 "그런 말을 들을 때 가장 기분이 좋았다"는 유영재는 "노래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연기가 좋다"면서 앞으로 노래와 연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연기자 유영재? 점수는 50점"
극중 '깨방정'의 아이콘이었던 김환과 달리 실제 유영재는 차분하고 진중한 모습이다. 10년차 아이돌임에도 "신인 연기자라는 마음으로 작품에 임했다"는 유영재는 군대 등 다소 민감할 수 있는 질문에도 솔직하고 담담하게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실제 성격은 주변 분위기를 타요. 진지할 땐 진지하고, 친한 사람들과 있을 땐 떠들고 놀고요. 잘하고 싶은 부분, 제가 선택한 부분에 대해서는 더 잘해내려 노력하는 성격이기도 하죠."
오랫동안 팬들의 사랑을 받아 왔지만 자신을 바라보는 시각에도 객관성을 잃지 않았다. "환이라는 인물을 연기할 기회를 얻은 후 환의 순수함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던 유영재는 "첫 사극이라 톤을 잡는 것도, 코믹한 캐릭터의 균형을 잡는 것도 모두 고민이 됐다"고 털어 놓았다. 그러면서도 "이번 작품에서 점수는 50점 정도다"고 스스로를 평가하며 "작품을 하면서 주변 배우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전했다. 특히 극중 브로맨스 호흡을 펼친 홍별감 역의 이재원에게 "막힐 때마다 (이재원의) 연기를 보며 해답을 찾았다"면서 고마움을 거듭 밝혔다.
연기의 매력? "촬영장 즐거워"
유영재가 연기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건 3년 전 부터다. 팀 활동을 이어 가면서 다른 활동 영역에 대해 고민하게 됐고, 자연스럽게 관심이 연기로 이어지게 된 것. '철인왕후' 후 영화 '싱어송'까지 연이어 작품에 발탁된 유영재는 "다른 삶을 살 수 있는 연기가 좋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촬영장에 가는 게 재미있어요. 그곳에서 다른 인물, 다른 캐릭터로 살아간다는 매력이 큰 거 같아요. 물론 무대 위에서 펼치는 퍼포먼스도 연기라 할 수 있고, 음악적으로도 변신을 할 수 있지만 표현할 수 있는 감정 폭이 연기가 더 큰 거 같더라고요."그럼에도 가수 유영재로도 꾸준히 활동하고 싶다는 계획을 전했다. JYP엔터테인먼트 공개 오디션에서도 노래로 수석을 차지했고, 이후 B.A.P에서도 보컬 멤버로 활약했던 만큼 "어릴 때부터 좋아했던 노래를 계속 부르고 싶다"는 것.
2019년에만 2장의 솔로 앨범을 발표했던 유영재는 '철인왕후'를 끝낸 후에도 곧바로 팬미팅을 진행하며 가수로 팬들과 만났다. "오랜만에 추는 과격한 안무라 힘들었다"고 털어 놓았던 유영재는 "체력관리를 꾸준히 하고 있다"면서 더 나이를 먹은 후에도 꾸준히 춤과 노래를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언젠간 꼭 다시 뭉칠 B.A.P"
데뷔 때부터 독특한 콘셉트로 코어 팬덤이 탄탄했던 B.A.P였다. 때문에 2018년 발표한 마지막 앨범 이후 팀이 해체되면서 여전히 아쉬움을 드러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유영재는 "당장은 힘들겠지만 우리끼린 프로젝트라도 꼭 다시 뭉치자는 말을 했다"면서 "그러기 위해 누구든, 꼭 잘되는 사람이 나와야 한다는 얘길 했다"면서 웃었다.올해로 28세. 동갑내기인 1994년생 연예인들의 군 입대도 하나둘 씩 이뤄지고 있다. 유영재는 "내년 초 쯤 입대를 할 생각"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직군은 생각하지 않았다"면서도 국방의 의무를 다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그때까지 쉼 없이 달릴 예정이다. "쉬는 걸 안 좋아해요. 쉬면 잡생각이 많이 들고, 마음의 여유가 생기지 않더라고요. 작품이 정해지면 준비할 동안 시간이 있는데 그걸로도 충분한 휴식이 돼요. 앞으로도 더 활발하게, 더 많은 곳에서 만나 뵐 수 있길 바랍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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