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김치도 모자라 '조선족 윤동주'…中 도발 어디까지 [연계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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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의 연계소문]
연(예)계 소문과 이슈 집중 분석
中 계속되는 문화 동북공정
한복·김치 우기기 이어 '조선족 윤동주' 표기
일부 연예인들 소신 발언·챌린지도 등장
"논리적으로 왜곡 바로 잡아야"

순백의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가수 송가인이 최근 SNS에 남긴 말이다. 한복은 물론 김치, 갓, 판소리 등 한국 전통문화를 자국 문화라 우기는 중국의 막무가내식 '동북공정(東北工程)'에 일침을 가한 것. 이를 본 네티즌들은 "한복, 김치 챌린지라도 해야할 판"이라며 지지를 보냈다.실제로 SNS 상에서는 '한복 챌린지', 'Korea_hanbok_challenge' 해시태그를 덧붙인 게시글이 릴레이 형식으로 올라오고 있다. 김치가 올려진 밥상이나 김치를 먹는 모습과 함께 '김치 챌린지' 해시태그가 더해진 게시글도 눈에 띈다.
중국의 선 넘는 동북공정은 문화 영역 전반에 걸쳐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에는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에 윤동주 시인의 국적이 중국, 민족이 조선족으로 표기돼 논란이 일었다. 바이두는 독립운동가 이봉창, 윤봉길 등은 국적 조선, 민족 조선족으로 소개했고, 한류스타인 이영애, 전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도 조선족으로 표기했다.

그렇다면 중국은 왜 이처럼 무리한 '문화 동북공정' 시도를 계속하는 것일까. 서경덕 교수는 한경닷컴과의 전화통화에서 "예전에는 아시아권의 대표 문화를 손꼽으라고 하면 대부분 중국의 문화를 거론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K팝부터 K-무비, 드라마까지 세계인들이 아시아권 주류 문화로 한국을 손꼽는다"면서 "아시권 문화의 중심이 중국에서 한국으로 이동된다는 위기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생각을 밝혔다.
실로 일부 중국 네티즌들은 그룹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등 세계적으로 위상이 높아진 K팝 아티스트들을 잇따라 공격해 논란이 됐다.한·미 관계에 공헌한 인물·단체에 주어지는 밴 플리트상 시상식에서 방탄소년단이 "양국(한·미)이 함께 겪은 고난의 역사와 수많은 남녀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히자 "한국전쟁 당시 중국 군인들의 고귀한 희생을 무시했다"며 BTS 때리기에 나섰다.
'태양의 후예', '미스터 션샤인', '나의 아저씨', '사랑의 불시착', '킹덤' 등 K-콘텐츠가 세계 시장에서 뜨거운 인기를 얻자 드라마 또한 표적이 됐다. '달이 뜨는 강'에 출연 중인 배우 김소현이 SNS를 통해 촬영장에서 한복을 입고 있는 모습과 함께 설 인사를 건네자 일부 중국 네티즌들이 몰려와 '한복은 중국의 전통 의상'이라는 댓글을 줄줄이 남겼다.중국의 동북공정이 한류 때리기를 넘어 윤동주의 국적까지 문제 삼자 문화 주권을 빼앗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소극적인 정부 대처에 대한 비판 여론도 거세다. 윤동주 건과 관련해 외교부는 "이미 문제를 알고 있는 사안이었다"며 "중국 측과 지속적으로 교섭하고 있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날로 무모해지는 중국의 우기기에 국민들의 분노와 답답함만 커지는 모양새다. 송가인 외에도 황혜영, 이센스 등이 중국의 동북공정에 일침을 가했다. 그러나 중국이 막강한 소비 시장인 만큼, 유명인들이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기에는 한계가 있다. 유튜버 햄지의 사례만 봐도 "김치는 한국 것"이라는 소신 발언을 했다가 중국 에이전시로부터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아 중국 활동이 중단됐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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