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마케팅, 다채로운 고객 경험과 수준 높은 콘텐츠가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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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명성 현대백화점 상무는 백화점 마케팅의 핵심으로 ‘고객 경험’과 ‘콘텐츠’를 꼽았다.
전자상거래가 성장하고 있지만 온라인에서 불가능한 오프라인의 다채로운 고객 경험이 강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런 경험을 뒷받침할 수준 높은 콘텐츠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양 상무는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목동점, 중동점, 미아점 등 상권별로 특색이 있는 점포에서 마케팅 담당 업무를 10년 넘게 수행했다. 현재 마케팅·영업전략을 담당하고 있다.
라운지나 하늘정원을 만들어서 고객들이 쉴 수 있게 하는 것도 고객 환원의 방법이다. 당장의 매출과 수익만 생각하면 그런 공간은 만들기 어렵다.
오는 26일 여의도에 문을 여는 ‘더현대 서울’의 경우 5층에 3300㎡(1000평) 크기의 실내 녹색 공원 ‘사운즈 포레스트’를 만들었다. 매장을 만들었으면 연간 수백억원을 벌어들인 공간을 고객에게 환원한 것이다.
백화점 업계에선 VIP 제도가 매출(사용실적)을 기준으로 운영되는데 이런 관행을 깬 사례다. 집에서 안쓰는 플라스틱 용기 가져오기, 친환경 장바구니 사용하기 등 8가지 친환경 활동 중 5개 이상에 참여한 고객에게 엔트리 VIP 등급인 ‘그린’ 등급 혜택을 2개월 동안 제공했다. 그린 등급 혜택은 5% 상시 할인(일부 품목 제외), 3시간 무료 주차, 무료 음료 제공 등이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10일간 1만여명이 참여했다. 5개 이상 친환경 활동을 한 고객이 1,200명에 달했다.
이 캠페인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맥이 닿아 있다. 유사한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2019년말 흰디 캐릭터 무드등을 선보였다. 당초 한 달간 판매할 생각으로 3000개를 제작했다. 그런데 이틀 만에 완판됐다. 전시용 샘플이라도 사겠다는 문의가 쏟아졌다. 그래서 추가로 1000개를 제작했지만 그 마저도 하루 만에 모두 팔렸다.
흰디 무드등은 ‘기부형 소비 상품’이다. 수익금 전액을 유기견 지원사업(예방접종비용)에 쓰기로 기획했다. 실제로 수익금 2000만원을 동물보호단체 ‘동물권행동 카라’에 전달했다.
고객들이 쉽고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는 ‘퍼네이션(Fun과 Donation의 합성어)’ 콘텐츠를 앞으로도 다양하게 선보일 계획이다.
새로운 캠페인이나 프로모션을 준비할 때 각 점포 소속 마케팅 및 영업담당 직원들의 의견을 우선적으로 반영한다. 현장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으면 현장에서 적용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고객의견(VOC) 시스템을 개방형으로 운영하고 있다. 고객 누구나 다른 고객의 의견을 볼 수 있다. 그래서 고객의 의견에 더 책임감을 갖고 대응하게 된다.
마케터들이 아이디어를 보고할 때 설명이 끝날 때까지 말을 끊지 않는다. 마케터의 얘기가 모두 끝난 뒤에 궁금한 점을 물어본다.
마케팅의 대상은 사람(고객)이다. 다양한 이들의 생각을 이해하려면 우선 그들의 말을 경청해야 한다. 경청을 통해 그들의 생각을 이해해야 그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더현대 서울의 테마를 ‘미래를 향한 울림’으로 정하고 ‘파격’과 ‘혁신’을 핵심 키워드로 삼았다. 기존 백화점의 틀을 깬 공간 디자인과 매장 구성을 통해 ‘미래 백화점의 새로운 모델’로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MZ세대를 겨냥해 미래형 쇼핑 콘텐츠인 ‘무인 매장’을 백화점 업계 최초로 선보인다. 미술 작품 전시와 문화 공연이 가능한 ‘알트원’을 1160㎡(350평) 크기로 만들었다. 알트원도 실내 녹색 공원 ‘사운즈 포레스트’와 마찬가지로 고객 환원의 의미를 담고 있다.
코로나19로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소비환경에서 마케터로 성장하려면 과거 성공했던 경험과 업무 방식을 과감히 타파할 수 있는 ‘업무의 용기’가 필요하다고 했다.
세상이 바뀌고 고객이 요구하는 수준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거기에 부합하려면 ‘많이 보고 접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런 노력이 있어야 차별화된 시도로 고객에게 새롭고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남을 배려하고 다름을 인정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케팅은 협업이 기본인 만큼 타인의 개성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하모니를 이뤄 공동의 성과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얘기다.
기업 임원이 되는 걸 가리켜 별을 단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그만큼 어렵다는 의미다. 용기, 노력,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공자님 말씀처럼 당연한 얘기로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마케팅으로 별을 달기까지 자신의 경험이 녹아있는 조언이란 점에서 경청할 가치가 있다.
장경영 선임기자 longrun@hankyung.com
전자상거래가 성장하고 있지만 온라인에서 불가능한 오프라인의 다채로운 고객 경험이 강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런 경험을 뒷받침할 수준 높은 콘텐츠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양 상무는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목동점, 중동점, 미아점 등 상권별로 특색이 있는 점포에서 마케팅 담당 업무를 10년 넘게 수행했다. 현재 마케팅·영업전략을 담당하고 있다.
Q: 백화점이 위기라는 지적이 많은데
A: 사실 온라인이 강세다. 오프라인은 계속해서 힘들어질 것이다. 미국과 일본에선 백화점이 사양산업이 됐다. 우리나라는 사정이 좀 다르다. 오래 전부터 우수고객(VIP) 제도 등을 통해서 고객에게 환원해왔고 그런 노력 덕분에 미국과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다.라운지나 하늘정원을 만들어서 고객들이 쉴 수 있게 하는 것도 고객 환원의 방법이다. 당장의 매출과 수익만 생각하면 그런 공간은 만들기 어렵다.
오는 26일 여의도에 문을 여는 ‘더현대 서울’의 경우 5층에 3300㎡(1000평) 크기의 실내 녹색 공원 ‘사운즈 포레스트’를 만들었다. 매장을 만들었으면 연간 수백억원을 벌어들인 공간을 고객에게 환원한 것이다.
Q: 친환경 캠페인이 성공적이었다는데
A: 작년 10월 고객들이 친환경 활동에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위 아 그린프렌즈’라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고객의 친환경 활동과 백화점의 VIP 제도를 연계한 점이 특징이다.백화점 업계에선 VIP 제도가 매출(사용실적)을 기준으로 운영되는데 이런 관행을 깬 사례다. 집에서 안쓰는 플라스틱 용기 가져오기, 친환경 장바구니 사용하기 등 8가지 친환경 활동 중 5개 이상에 참여한 고객에게 엔트리 VIP 등급인 ‘그린’ 등급 혜택을 2개월 동안 제공했다. 그린 등급 혜택은 5% 상시 할인(일부 품목 제외), 3시간 무료 주차, 무료 음료 제공 등이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10일간 1만여명이 참여했다. 5개 이상 친환경 활동을 한 고객이 1,200명에 달했다.
이 캠페인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맥이 닿아 있다. 유사한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Q: 최근 가장 인상적이었던 프로젝트는
A: 현대백화점의 ‘흰디’ 캐릭터가 유명하다. 강아지를 모티브로 만들었다. 흰디를 활용해 다양한 굿즈(사은품)를 제작해 고객에게 제공한다.2019년말 흰디 캐릭터 무드등을 선보였다. 당초 한 달간 판매할 생각으로 3000개를 제작했다. 그런데 이틀 만에 완판됐다. 전시용 샘플이라도 사겠다는 문의가 쏟아졌다. 그래서 추가로 1000개를 제작했지만 그 마저도 하루 만에 모두 팔렸다.
흰디 무드등은 ‘기부형 소비 상품’이다. 수익금 전액을 유기견 지원사업(예방접종비용)에 쓰기로 기획했다. 실제로 수익금 2000만원을 동물보호단체 ‘동물권행동 카라’에 전달했다.
고객들이 쉽고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는 ‘퍼네이션(Fun과 Donation의 합성어)’ 콘텐츠를 앞으로도 다양하게 선보일 계획이다.
Q: 현대백화점 마케팅 조직의 강점은
A: 새로운 콘텐츠를 기획할 때 여러 팀이 모여 자유롭게 의견을 낸다. 덕분에 새 콘텐츠를 실행하기 전 체크해야 할 다양한 요소들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자연스럽게 다른 팀의 업무상황을 이해하는 기회가 된다는 장점도 있다.새로운 캠페인이나 프로모션을 준비할 때 각 점포 소속 마케팅 및 영업담당 직원들의 의견을 우선적으로 반영한다. 현장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으면 현장에서 적용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고객의견(VOC) 시스템을 개방형으로 운영하고 있다. 고객 누구나 다른 고객의 의견을 볼 수 있다. 그래서 고객의 의견에 더 책임감을 갖고 대응하게 된다.
Q: 마케터들을 이끄는 리더로서 중요한 원칙은
A: 여러 점포에서 다양한 고객을 접하면서 그들의 니즈에 귀를 기울여왔다. 이런 경험 덕분에 상대방의 말을 귀담아 듣는 습관이 생겼다.마케터들이 아이디어를 보고할 때 설명이 끝날 때까지 말을 끊지 않는다. 마케터의 얘기가 모두 끝난 뒤에 궁금한 점을 물어본다.
마케팅의 대상은 사람(고객)이다. 다양한 이들의 생각을 이해하려면 우선 그들의 말을 경청해야 한다. 경청을 통해 그들의 생각을 이해해야 그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Q: 현대백화점 마케팅의 최대 이슈는
A: 여의도 ‘더현대 서울’이 오는 26일 문을 연다. 서울 지역 최대 규모 백화점이다. ‘현대백화점 OO점’이라고 이름 붙이지 않았다. 점포의 개념이 아닌 플랫폼으로 다가서기 위한 전략이다.더현대 서울의 테마를 ‘미래를 향한 울림’으로 정하고 ‘파격’과 ‘혁신’을 핵심 키워드로 삼았다. 기존 백화점의 틀을 깬 공간 디자인과 매장 구성을 통해 ‘미래 백화점의 새로운 모델’로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MZ세대를 겨냥해 미래형 쇼핑 콘텐츠인 ‘무인 매장’을 백화점 업계 최초로 선보인다. 미술 작품 전시와 문화 공연이 가능한 ‘알트원’을 1160㎡(350평) 크기로 만들었다. 알트원도 실내 녹색 공원 ‘사운즈 포레스트’와 마찬가지로 고객 환원의 의미를 담고 있다.
■ Interviewer 한 마디
양명성 상무는 마케터로서 성공하기 위한 조건으로 용기, 노력,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 세 가지를 지목했다.코로나19로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소비환경에서 마케터로 성장하려면 과거 성공했던 경험과 업무 방식을 과감히 타파할 수 있는 ‘업무의 용기’가 필요하다고 했다.
세상이 바뀌고 고객이 요구하는 수준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거기에 부합하려면 ‘많이 보고 접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런 노력이 있어야 차별화된 시도로 고객에게 새롭고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남을 배려하고 다름을 인정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케팅은 협업이 기본인 만큼 타인의 개성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하모니를 이뤄 공동의 성과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얘기다.
기업 임원이 되는 걸 가리켜 별을 단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그만큼 어렵다는 의미다. 용기, 노력,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공자님 말씀처럼 당연한 얘기로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마케팅으로 별을 달기까지 자신의 경험이 녹아있는 조언이란 점에서 경청할 가치가 있다.
장경영 선임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