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20%가 당신과 일하기 싫어합니다"…카카오 인사평가 방식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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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개선방안은 조사 안해
온라인에 공개되며 비판 목소리
사진=연합뉴스
고연봉과 수평적 사내문화로 청년층에서 ‘꿈의 직장’으로 불려온 카카오의 인사평가 방식이 온라인에 공개되며 네티즌으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30대 카카오 직원 A씨는 2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상사가 회의와 티타임에 나를 부르지 않거나 동료들에게 험담하는 식으로 ‘왕따’를 시켰다”며 “중증 우울증과 불면증 판정을 받아 1년 가까이 상담 및 약물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은 2019년 한 상사에 대한 상향평가 내용이 해당 상사에게 그대로 전달되면서 시작됐다. 카카오에서는 직원이 윗사람을 대상으로 한 상향평가 내용이 그대로 해당 상사에게 전달되는가 하면, 직장 동료들끼리 상대방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조사한 뒤 이를 통보해 분란이 일어난다는 게 일부 직원의 얘기다.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지난 17일 카카오 직원으로 추정되는 한 직원이 ‘유서’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직장 내 괴롭힘을 겪었다는 내용의 이 글은 원문이 삭제된 상태다. 다음날에도 카카오 직원으로 추정되는 네티즌이 ‘카카오의 인사평가는 살인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작성자는 “다면평가를 하나 조직장은 참고만 할 뿐 본인이 원하는 대로 평가 결과를 산정할 수 있다”며 “조직장 눈 밖에 나면 지옥이 시작된다”고 했다.

카카오 측은 “극단적 선택을 한 직원은 없었다”며 “상향평가 제도는 임직원이 원해서 도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연말에 ‘그간 과제를 함께 수행한 동료들의 나에 대한 평가’도 시행한다. 동료 평가에서는 △이 사람과 다시 함께 일하고 싶나요 △이 사람의 역량은 충분한가요 등을 묻는다. 해당 평가는 연봉과 성과급 결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직원에게는 “너와 함께 일한 동료 중 20%가 너와 다시 일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는 식의 통보가 간다. 한 카카오 직원은 “일하기 싫은 이유는 조사하지 않기 때문에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알 수 없다”고 했다.

최다은/김남영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