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규·수진·김동희 "사실무근" 해명해도…봇물 터지는 학폭 의혹 [이슈+]

학폭 폭로, 연예계 덮치다
조병규에 수진, 김동희까지
"사실무근, 법적조치" 불구
쏟아지는 폭로들, 해명 제대로 못해
왼쪽부터 조병규, 김동희, 수진/사진=한경 DB
"허위사실로 법적조치하겠다."

배우 조병규와 (여자)아이들 수진, 배우 김동희까지 최근 학교 폭력에 휩싸인 이들의 공식 입장에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문구다. 하지만 이들의 강경 대응 의지에도 불구, 학폭 의혹은 거세지고 있다. 졸업앨범은 물론 생활기록부까지 인증하며 "폭행당한게 맞다"는 피해자들이 계속 나오는 상황에서 아무 증거도 없이 "사실무근이다", "글을 내리지 않으면 고소하겠다"는 소속사의 대응이 더욱 반감을 부추긴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2018년부터 현재까지…조병규


조병규에 대한 학폭 의혹이 처음 불거진 건 2018년 JTBC 'SKY캐슬'이 방영되던 때였다. 배우 조병규의 존재를 시청자들에게 알렸던 'SKY캐슬'이었지만, 그와 함께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폭로글이 같이 나오게 된 것. 당시 조병규는 "중학교는 8개월만 다니다가 뉴질랜드로 유학을 갔다"며 "학교폭력은 사실이 아니다"고 팬카페를 통해 해명했다.

이후 조병규가 OCN '경이로운 소문'을 통해 방송사 최고 시청률을 달성하는 등 대세로 등극하면서 다시 한 번 학교폭력 의혹이 제기됐다. 이번에는 조병규가 1년 동안 유학한 것으로 알려진 뉴질랜드에서 학교를 같이 다녔다는 동창생이었다. 해당 동창생은 학교 졸업앨범 등을 인증하며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게재핬고 조병규가 아이들을 모아 다니면서 위협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글이 주목을 받자 조병규 소속사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해당 글 작성자가 사과를 해서 선처하겠다고도 전했다. 그럼에도 "조병규에게 당했다"는 이들이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자신은 뉴질랜드 교민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SNS 계정을 통해 지속적으로 조병규와 같은 학교에 다니던 시절 괴롭힘을 당했다고 전했다. 조병규 팬들의 '인증' 요구에 활동 사진을 비롯해 조병규와 관련된 이미지를 게재했다.
/사진=조병규 학폭 피해자 인스타그램 캡처
뿐만 아니라 조병규 측 법률대리인이 DM으로 "현재 인스타그램 등 인터넷 정보통신망에 올리신 글들은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게시글"이라며 "강남경찰서에서 수사 착수중이므로 빠른 시일 내에 자진 삭제하시고 형사처벌로 인하여 불이익 당하지 않도록 주의하시기 바란다"는 메시지를 받은 걸 공개하기도 했다.

"김동희도 없을 김동희 성적표 공개합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JYP엔터테인먼트
조병규와 함께 'SKY캐슬'에 출연했던 김동희도 학폭 의혹에 휘말렸다. 김동희 역시 2018년 '학폭' 의혹에 휘말렸지만, 당시 소속사 측은 "학교와 본인 확인 결과 '학폭'과 관련된 일이 없었다"고 해명하면서 일단락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연예인들의 연이은 '학폭' 폭로와 함께 김동희 역시 다시 의혹이 제기된 것. 김동희에게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글을 게재한 인물은 "김동희는 애들을 때리고 괴롭히는게 일상이었다"며 "연예인이라는 직업을 갖고 사랑받는 것이 꼴 보기 싫다"고 글을 쓴 이유를 밝혔다.

이와 함께 "김동희가 장애인 할아버지에게 술, 담배 심부름을 시켰다", "외모 비하 폭언과 폭행을 당했다" 등의 주장을 했다.

해당 글에 댓글로 "그 옆에 다니던 친구가 내 목을 조르는데도 김동희는 방관했다" 등의 주장이 이어졌다. 김동희 측은 다시 한 번 "'학폭'과 관련된 일이 없었다"면서 "해당 사안에 대해 법적 조치를 진행하고, 사실이 아닌 일로 소속 배우가 부당하게 피해받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그럼에도 함께 공개된 사진에서 김동희가 담배를 물고 있고, 단체 사진에서 극우 커뮤니티의 제스처를 하는 모습이 담겨있어 충격은 이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김동희가 "놀이공원 갔다가 너무 아파서 내일 지각한다"고 반 밴드에 올린 글과 김동희의 성적표까지 공개된 상황.
김동희 학폭 피해 폭로글/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한 피해자는 "솔직히 얘가 연예인이 될 지 어떻게 알고 글을 캡처해 놓겠냐"며 "때리는 영상이라도 올려야 믿겠냐"고 호소했다.

배우 서신애까지? (여자)아이들 수진 '학폭'


(여자)아이들 수진의 학폭 논란 역시 소속사 측의 강경 대응, 본인의 억울함 호소에도 진화되지 않고 있다. 특히 학창시절 학폭 피해를 수년 전부터 고백했었던 배우 서신애가 수진과 중학교 동창이었다는 점, 수진이 그 가해자로 지목된다는 점에서 더욱 논란이 커지고 있다.

서신애는 2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None of your excuse'(변명 필요 없다)라는 글을 남겼다. 수진의 학폭 의혹이 연이어 제기된 후, 소속사 측에서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한 다음에 올라온 글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서신애와 수진은 1998년생 동갑이다. 서신애가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A 중학교로 전학을 가면서 두 사람은 함께 학교를 다니게 됐다. 이후 서신애는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대신 검정고시를 택했고, 대학에 진학했다. 수진은 예고에 진학했다.

서신애는 수진의 학폭 의혹이 불거지기 전인 2012년 KBS 'SOS' 기자간담회에서 학교폭력 피해자였음을 고백해 화제가 됐다. 서신애는 "시트콤 출연 당시 학교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했다"며 "내가 무언가 하려고 하면 '연예인 납신다'고 하거나 내게 '빵꾸똥꾸', '신신애', '거지'라고 불러 슬펐다"고 털어 놓았다.

그러면서 "요즘엔 직접적으로 폭력을 행사한다기 보다 담배를 몸에 지지고 불을 끈다"면서 냉혹한 학교폭력의 현실을 전하기도 했다.

서신애의 고백은 수진의 학폭 폭로글에도 등장했다. 한 작성자는 "같은 학교 출신 서 양이 울면서 나에게 말했던 걸 기억한다"며 "'서 양 이 신빌련아', '빵꾸똥꾸야' 등 매일같이 소리를 지르며 불렀고, 없는 소문까지 만들어 다른 친구와 말다툼하게 만들었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한 매체 인터뷰에서 요즘 일진, 학교폭력에 대해 이야기한 걸 보고 네(수진)가 찾아가지 않았냐"며 "기억 날 진 모르겠지만, 난 걔 옆에 있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인물은 자신의 학생기록부까지 공개하면서 "수진의 괴롭힘으로 전학까지 갔다"고 토로했다.

소속사 측의 강경 대응 입장에도 폭로자들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이에 수진이 직접 팬카페에 글을 남기며 "학생의 본분에 맞지 않는 옷차림을 하고 호기심에 담배를 몇 번 핀적은 있다"면서도 "폭력을 가한 적이 없다"면서 학폭은 사실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구체적 해명 없는 "법적대응", 반감만 키워

이들 외에도 배우, 유명 아이돌 등 '학폭' 폭로가 연이어 쏟아지고 있다. 아직까지 공식 입장을 내지 않은 소속사들도 여럿이다. 최근엔 소속사의 강경 대응에도 피해를 호소하는 사람이 연이어 쏟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당사자들의 고민이 크다는 전언이다.

학창시절 학교폭력 피해를 입증하는 건 쉽지 않다. 시간이 오래 흘렀고, '학폭' 위원회가 소집되지 않은 물리적인 폭력이 아닌 괴롭힘 등은 입증하는 게 더 어렵다. 그래서 피해 사례를 폭로한 이들은 졸업 앨범, 오래전 지인과 나누었던 대화 등을 증거로 제시한다. 또한 몇몇은 "증거가 없는데, 학폭 폭로를 하고 싶다"면서 온라인에 토로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학폭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의 해명은 "너무 쉽다"는 지적이다. 단순히 "사실무근"과 "법적대응"만으로는 의혹을 불식시킬 수 없음에도 "아니다"라고 우기기에만 급급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특히 몇몇 소속사에서 피해자에게 '글을 지우지 않으면 형서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겁을 주고 압박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과 의혹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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