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의 땅' 베트남 금융시장…인포플러스 "핀테크로 접수"

현지 창업한 김민호 대표

"기업 240만 곳이 잠재고객"
금융 솔루션 시장 선점 나서
현금 사용률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베트남은 글로벌 금융 스타트업에는 신시장이다. 급성장 중인 이 시장을 선점한 한국 스타트업이 있다. 2018년 베트남에서 창업한 핀테크기업 인포플러스다. 이 회사는 현지에 진출한 한국계 은행들과 협력해 시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김민호 인포플러스 대표(사진)는 23일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잠재 고객인 베트남 기업이 240만 개에 달한다”고 말했다.

베트남이 ‘현금 없는(cashless) 사회’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2025년까지 현금 사용률을 10%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은행 계좌 보유율도 빠르게 늘고 있다. 2014년 30%에 불과했던 은행 계좌 보유율을 2030년 90%로 끌어올린다는 게 베트남 정부의 계획이다. 은행 및 금융 서비스 수요가 그만큼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인포플러스는 베트남 에너지 국영기업 페트로베트남을 포함해 베트남에 진출한 우리은행, 신한은행, 농협 등 국내 은행 및 기업을 고객사로 관리하고 있다. 이용자가 자신의 인증정보를 한 번만 제공해도 금융·공공기관에 흩어져 있는 금융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스크래핑 서비스, 대금 수납 전용 가상계좌 서비스 등의 금융 솔루션을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 방식으로 제공하고 있다. API 사용 수수료가 주요 매출원이다.

창업자들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잔뼈가 굵었다. 김민호·김종우 공동대표는 모두 베트남 우리은행에서 근무했다. 최광일 본부장은 캄보디아와 베트남에서 핀테크 사업을 운영한 경험을 살려 인포플러스에 합류했다. 전체 직원 56명 중 12명이 한국인, 44명이 베트남인이다. 한국에서 검증된 핀테크 솔루션을 베트남 실정에 특화해 제공하는 것이 인포플러스의 핵심 역량이다.

인포플러스는 미국의 갈릴레오와 비슷한 성공 궤적을 그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갈릴레오는 미국 내 20개 이상 은행과 파트너십을 맺고 결제, 대출 등 금융 API를 금융기업에 제공해주는 업체다. 고객사 중 하나인 핀테크기업 소파이(SoFi)에 지난해 12억달러(약 1조3300억원)에 인수됐다.인포플러스는 지난달 은행권청년창업재단(디캠프 프론트원)이 진행한 스타트업 데모데이 행사 ‘디데이’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디데이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평균 20 대 1의 경쟁률을 뚫어야 한다. 100여 개 신청 기업 중 약 5개사가 참여할 수 있다.

인포플러스는 베트남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한 뒤 P2P 대출(온라인 투자연계 대출) 등 핀테크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 프리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