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위상 급상승…감독·코치, 스스로 리듬 찾도록 배려

MLB 세인트루이스 감독 "항상 선발 투수로 뛰도록 준비" 명언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2년 차인 왼손 투수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위상이 1년 만에 몰라보게 달라졌다. 마이크 실트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2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에서 진행 중인 스프링캠프 훈련을 마치고 "김광현은 올해 항상 선발 로테이션에서 뛰도록 준비 중"이라고 명언했다.

작년처럼 불펜에서 시작할 일은 없다고 실트 감독이 확실히 선을 그은 셈이다.

김광현은 지난해 마무리 투수로 빅리그 데뷔전을 치러 첫 세이브를 수확했다. 이후 7경기는 모두 선발로 등판해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62의 좋은 성적을 남겼다.

선발로서 성공 가능성을 지켜본 세인트루이스는 올해엔 김광현이 더 많은 이닝을 선발 투수로서 던져주길 기대한다고 MLB닷컴이 전했다.

실트 감독은 "김광현과 협의해 정규리그를 시작하면 가장 좋은 컨디션에서 등판할 수 있는 계획을 짜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선발로 공을 던진 뒤 나흘을 쉬고 닷새 만에 다시 등판하는 메이저리그 등판 일정에 김광현이 익숙해졌는지, 아니면 부담을 줄이고자 좀 더 휴식일이 필요한지 등을 논의하는 것으로 보인다.

MLB닷컴은 세인트루이스 구단이 김광현을 존중하는 사례도 소개했다.

이날 공을 던지긴 했지만, 라이브 피칭(타자를 세워두고 실전처럼 던지는 것)을 안 한 투수 중 한 명이 김광현이었다고 한다. 실전을 앞두고 스스로 리듬을 찾도록 실트 감독과 코치진이 김광현을 배려했다고 MLB 닷컴은 평했다.

3월 1일 막을 올리는 시범경기에서 빅리그 로스터 생존 경쟁을 치러야 하거나 보직이 결정되지 않은 투수들은 지금 바로 등판할 수 있을 정도로 페이스를 끌어올려야 한다.

김광현도 새내기였던 작년 이맘때엔 초반부터 전력으로 투구했다.

하지만, 김광현이 지난해에 입증한 결과를 잘 알기에 세인트루이스 구단은 올해엔 김광현을 채근하지 않는다.

팔꿈치 수술로 재활에만 몰두한 1년을 빼면 올해 한국과 미국에서 프로 14년 차에 접어드는 김광현의 이력을 높이 산 것이다.

김광현은 잭 플레허티, 애덤 웨인라이트 다음으로 뛰는 3선발 투수로 거론된다. 플래허티 다음 순번인 2선발로 던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