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와중에…인터파크투어, 2시간 만에 30억원어치 여행상품 '완판'

'3無' 먹혔다

예약취소·타인양도·상품변경
여행상품 '3대 금지' 풀었더니
수요 폭발…8500건 예약 몰려
인터파크투어 홈쇼핑 방송화면 캡처
온라인여행사(OTA) 인터파크투어가 베트남과 필리핀 해외여행 상품을 선(先)판매 방식으로 팔아 한 달 만에 30억원의 판매 실적을 올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 여행시장이 멈춰선 지 1년여 만이다.

인터파크투어는 지난달 22일 베트남 다낭·푸꾸옥에 이어 지난 21일 필리핀 보라카이·보홀 숙박상품(3박)을 롯데홈쇼핑을 통해 선보였다. 5성급의 고급 호텔·리조트 숙박료를 40% 낮춘 상품 가격은 베트남 28만9000원, 필리핀 39만5000원. 더 싼 가격의 상품이 있으면 전액 환불·보상하는 최저가 보장 조건을 더했다. 여행은 해외여행 재개 시점부터 1년 이내에만 가면 된다.첫 상품인 다낭·푸꾸옥 상품은 방송 시간대가 심야(밤 11시50분)인데도 5000건의 예약이 몰렸다. 주문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방송 중 ‘레드사인(주문 콜 폭주 비상신호)’이 켜지기도 했다. 인터파크투어는 70분의 방송으로 총 15억원의 판매 실적을 올렸다.

보라카이·보홀 상품은 베트남 상품보다 비쌌지만 팔려나간 속도는 더 빨랐다. 오후 6시35분부터 55분간 접수한 주문은 3300건. 방송 3일 전 ‘인터파크TV’ 라이브커머스에서 접수한 200건을 더하면 총 3500건, 금액으로는 14억원어치가 팔렸다.

인터파크투어는 실제 여행을 떠날 때 추가되는 항공료와 현지에서의 액티비티 비용 등을 포함하면 두 상품을 통한 판매 실적은 최대 200억원을 넘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성룡 인터파크투어 단거리상품팀장은 “접수한 8500건의 주문은 일부 예약금만 낸 것이 아니라 전액 결제를 마친 것”이라며 “‘코로나 보릿고개’ 와중에 올린 30억원의 실적도 의미 있지만 최대 네 명까지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이어서 평균 세 명으로 치면 2만5000여 명의 미래 고객을 확보했다는 점이 더 큰 성과”라고 말했다.파격적 할인가 외에 ‘예약 취소’ ‘타인 양도’ ‘상품 변경’ 등 금지 조항을 과감히 없앤 ‘3무(無) 전략’도 주효했다. 이번에 판매된 상품은 한 달 이내 취소하면 전액 환불이 가능하다. 타인에게 양도할 수 있고, 필요하면 국내 숙박으로 상품을 변경할 수도 있다. 신윤섭 인터파크투어 여행사업부 과장은 “지난해 갑작스럽게 터진 코로나 사태로 여행·항공사와 위약금 갈등을 경험한 소비자들이 부담 없이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금지 조항을 풀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판매 채널을 TV 홈쇼핑으로 선택한 것도 흥행 성공 요인 중 하나다. 거리두기 시행으로 이동 및 모임이 줄면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었고, 랜선여행 등 영상이 여행 소비를 대체하는 수단으로 떠오른 점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양승호 인터파크투어 상무는 “동남아시아 등 단거리 휴양지 위주로 다양한 선판매 상품을 준비 중”이라며 “다음달엔 세 번째로 베트남 빈펄 숙박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