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리 모자 받아줬다면 벌금 300만원…'방역지침 논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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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피해 3개월 된 아들 안고 스타벅스 방문자발적 비혼모를 선택해 화제를 모은 방송인 사유리가 아파트 화재로 근처 스타벅스에 대피했다가 쫓겨난 사연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QR코드·신분증 없다고 쫓겨나
복지부·질병청 예외 적용 가능 여부 답변 못해
사유리는 24일 인스타그램에 "(23일) 오전 우리 아파트 지하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우리 집 창문까지 연기가 올라와 밖이 뽀얗게 변했다"며 "아이를 돌봐주시는 이모님은 옷 속에 (아들)젠을 안고, 전 양손에 강아지들 안고 밖으로 뛰쳐나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이어 "밑으로 내려갈수록 계단에서도 연기가 세게 올라오고 내려가도 내려가도 출구가 안 보이는 공포감으로 심장이 멈춰 버릴 것 같았다"며 "무엇보다 3개월밖에 안 되는 아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까봐 너무 두려웠다. 상상만 해도 눈물이 나고 하늘이 무너질 거 같았다"고 했다.
사유리는 이후 집 근처 동물병원에 강아지들을 맡기고 추위를 피하기 위해 아들과 함께 스타벅스에 방문했다.
사유리는 "아들이 추워 입술을 덜덜 떨고 있었고 빨리 아들을 따뜻하고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주고 싶었다. 따뜻한 음료수를 두 잔 시키려고 서 있었는데 직원분이 QR코드 먼저 해야 한다고 했다"며 "화재 때문에 빨리 나가느라 이모님이 핸드폰을 안 가지고 나왔다고 우리의 상황을 설명했지만 매장에서 못 마신다고 나가셔야한다고 했다. 입술이 파랗게 된 아들을 보여주면서 제발 아들을 위해 잠깐이라도 실내에 있게 해달라고 했지만 끝까지 안된다고 하셨다"고 했다.이어 "다른 매장처럼 본인의 인적사항을 적고 입장을 가능하게 해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때 생각했다. 이번에 전 인적사항에 대해서 마지막까지 안내를 못 받았다"고 했다.
사유리는 "이 글을 쓰는 이유가 그 직원을 비판하는 목적이 절대아니다"라며 "한 엄마로서, 한 인간으로 부탁드린다. 만약 아이가 추워서 떨고 있는 상황이라면 휴대전화가 없다는 이유 하나로 매장에서 내보내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바라는 건 그것 뿐"이라고 했다.
스타벅스 측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사유리 님이 방문했을 당시 QR코드 체크가 불가해 수기 명부를 안내했다"며 "다만 명부 작성시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고 신분증으로 본인확인을 하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스타벅스 측은 "전 지점이 동일하게 해당 지침을 지키고 있다"며 "신분증 여부를 여쭤봤는데 없다고 하셔서 어쩔 수 없이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직원이 공손하게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안다. 같은 상황에 놓인 다른 주민들께도 동일하게 안내했기 때문에 사유리 님에게만 다르게 적용할 순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로가 난처한 상황이지만 코로나19 시국으로 정해진 방침을 어겼을 경우 더 큰 상황이 벌어질 수 있음을 무시할 수 없었고, 다른 분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했기에 몇 번이고 말씀드렸다고 들었다. 1분 정도 있다가 나가셨는데 안내한 직원과 불화가 있다거나 그런 건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현재 방역지침에 따르면 고위험 시설에서 전자출입명부를 도입하지 않거나 출입자 명단을 허위로 작성 또는 부실하게 관리하다 적발되면 3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사실상 영업 정지를 뜻하는 집합금지 명령 등의 행정처분도 받을 수 있다.방역당국 관계자는 "QR코드가 없을때는 신분증을 제시하고 명부를 작성해야 하는 것은 맞다"고 했다. 다만 이번 사건과 같이 특수한 상황에서 예외를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한경닷컴>은 방역당국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취해봤지만 복지부와 질병청 관계자들은 서로 상대 기관에 답변을 미뤘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