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완 영결식 손 놨던 경찰, 3·1절 보수집회엔 "엄정 대응"

1000명 모인 백기완 영결식은 경찰이 에스코트까지
보수집회는 '원천봉쇄' 민노총 집회는 '자제 촉구'
집회·행사 때마다 경찰 선택적 방역 대응 논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출발한 고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의 운구행렬이 노제가 열리는 대학로에 들어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경찰은 보수단체들이 오는 3월1일 서울 도심에서 집회를 계획하는 것과 관련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25일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전날 기준으로 3·1절 당일 집회 신고가 1478건 접수됐다. 10인 이상 또는 금지구역 내 신고된 집회는 102건, 금지구역 외 10인 미만 집회신고는 1376건이다.앞서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10인 이상 집회를 금지하도록 고시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10인 이상 또는 금지구역 내 신고된 집회 102건에 대해 모두 금지통고했다. 나머지 집회에 대해선 방역수칙이 준수되도록 행정지도할 계획이다.

경찰은 "10인 이상이 집결하는 등 감염병 확산 위험이 높아 질서를 위협할 수 있다고 판단될 경우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엄정 대응할 것"이라며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반드시 사법조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경찰은 지난 19일 방역수칙을 어기고 1000여명이 집결해 논란이 일었던 고(故)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영결식은 사실상 손 놓았다는 지적을 받았다. 300명 안팎 인원이 움직인 노제를 위해 경찰은 버스전용차로를 제외한 차량 통행을 잠시 중단시키기도 했다. 현재 수도권 집회 및 장례식 인원 제한은 100명 미만이다.

이들의 행위는 감염병예방법 위반으로 서울시는 주최 측을 경찰에 고발했다.
고(故)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의 영결식이 19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찰은 지난해 10월에도 보수단체가 주도한 개천절 집회를 앞두고도 하루 전부터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를 원천봉쇄해 과잉대응 논란을 빚었다. 당시 보수단체들은 '집회를 1인 시위나 기자회견으로 대체하겠다'고 했지만 경찰은 집회 예정지를 원천봉쇄해 현장 접근을 막았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