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급 다른 KB, 니킥으로 상대"…'입담 챔피언'은 정상일 감독

4강 플레이오프 앞두고 미디어데이…신한은행 정 감독 분위기 휘어잡아
"머리 안 감겠다. " vs "둔해서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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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Liiv M 2020~2021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에 나서는 4개 팀 선수, 감독들이 참석한 미디어데이 행사가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팀은 3위로 정규리그를 마쳤으나, 입담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상일 인천 신한은행 감독이 청주 KB와 맞대결을 앞두고 '진한' 출사표를 던져 팬들의 관심을 확 끌어모았다. 정 감독은 KB 최고의 무기인 장신 센터 박지수에 대한 경계심을 농담을 섞어 드러냈다.

정 감독은 "박지수가 워낙 신장이 좋은 선수여서 그게 부담이 된다.

박지수는 외국인 선수가 없는 올 시즌 상대 팀 선수들 정수리를 보며 농구 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전이 있다면, 오늘부터 우리 선수들에게 머리 감지 말라고 할 계획"이라면서 "냄새가 많이 나게 하겠다.

경기 당일에는 멘소래담(로션 형태의 소염진통제)으로 정수리 가르마를 타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지수도 웃으며 맞받았다.
박지수는 "냄새에 예민한 선수들이 있는데, 나는 정말 둔한 선수"라면서 "며칠 머리 안 감고 와도 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안덕수 KB 감독도 "너무 머리 안 감다 보면 손으로 머리 긁다가 슛 감이 떨어질 수 있다.

머리 감고 오라"고 농담했다.

신한은행 '에이스' 김단비는 "아…. 오늘부터 머리 안 감아야 하나"라며 웃은 뒤 "어쨌든 지수는 내가 맡아야 한다.

지수를 괴롭히는 게 나에겐 가장 중요하다"고 진지하게 말했다.

정 감독은 신장에서 앞서는 KB와의 대결을 체급이 다른 선수들 간의 종합격투기 경기에 비유하는 등 능수능란한 말솜씨로 자신을 미디어데이의 주인공으로 만들었다.
정 감독은 "KB가 헤비급이라면 우리는 라이트급"이라면서 "정공법으로 가면 핵 펀치 한 방에 우리가 KO 된다.

니킥으로 좀 느리게 만들고, 잽도 많이 날리면서 경기를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감독 입담 챔피언'은 이미 신한은행으로 굳어졌다.

진짜 챔피언을 가리는 플레이오프는 27일 시작된다.

정규리그 1위 아산 우리은행과 4위 용인 삼성생명이 27일부터, 2위 KB와 3위 신한은행이 28일부터 3전 2승제의 플레이오프에 나선다. 승리 팀끼리 맞붙는 챔피언결정전은 다음 달 7일부터 5전 3승제로 펼쳐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