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트로 갑니다"…네이버 실검 폐지에 3·4위 반사이익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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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네이버 실검 폐지…"이용자 니즈 다양화"
실검·댓글·랭킹뉴스 있는 네이트에 쏠리는 관심
"실시간 검색어가 없어지니 심심해서 네이버를 잘 안 찾게 되네요. 이참에 시작 페이지도 네이트로 바꿨어요."이달 25일부로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실시간 검색어(실검) 서비스를 종료하자 같은날 힌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나온 한 누리꾼의 반응이다. 그는 "실시간 차트가 있는 줌이나 네이트를 찾게 된다"며 이같은 글을 올렸다. 또 다른 누리꾼 역시 "실시간 검색어는 보는 재미도 있고 그날의 이슈를 알 수 있어 좋았는데 없애서 아쉽다"며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대체사이트를 찾아봐야겠다"고 했다.
지난해 2월 카카오(다음)에 이어 최근 네이버까지 양대 포털이 실검 서비스를 종료하자 적지 않은 누리꾼들이 아쉬움을 토로하는 분위기다.
카카오·네이버 실검 폐지…"이용자 니즈 다양화 반영 차원"
26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2005년 첫 도입한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를 전날 종료했다. 기존 네이버 모바일 버전에서 실검탭 자체를 없애고, PC 버전 자리엔 '날씨정보'가 뜨도록 했다. 같은날 '뉴스토픽'도 11년 만에 폐지됐다. 뉴스토픽은 언론 기사에서 많이 언급되는 키워드를 보여주는 서비스다.네이버는 이용자들의 다양한 사용성을 수용하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네이버 관계자는 "인터넷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사용자들의 검색 수요가 다양화됨에 따라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용자가 직접 매체를 선택하고 다양한 뉴스를 추천받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뉴스토픽도 종료하게 됐다"고 덧붙였다.네이버는 실검 및 뉴스토픽 폐지로 정보 제공에 구멍이 생기지 않도록 지난 18일부터 모바일 검색 하단과 PC검색 우측영역에 '인기표제어 일간검색어' 차트를 추가했다. 인기표제어는 이용자들이 지식백과에서 많이 조회한 단어를 중심으로 노출된다.
네이버는 실검 폐지 대신 데이터랩 서비스를 고도화할 방침이다. 데이터랩은 검색어 트렌드와 쇼핑인사이트, 카드사용 통계, 지역 통계, 댓글 통계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데이터랩의 과거 급상승 검색어 조회 서비스는 다음달 31일까지만 유지된다.
실검·댓글·랭킹뉴스 있는 네이트에 쏠리는 관심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 폐지로 업계에서는 국내 포털 업계 3, 4위인 네이트(NATE)·줌(ZUM) 등으로 이용자들의 관심이 옮겨갈지 주목된다.우선 네이트는 국내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500만명(지난해 6월 기준) 수준으로 카카오톡(3559만명)과 네이버(3016만명)의 15% 안팎에 불과하지만, 실시간 검색어와 랭킹뉴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네이트 판 등과 같은 커뮤니티가 각종 이슈의 폭로 창구로 이용되면서 네이버 대체재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불거진 가수·연예인·운동선수·배우 등 유명인사의 학교폭력·성범죄 사건 대부분 네이트 판에서 최초 폭로됐다. 익명으로 글을 작성할 수 있고, 포털과 달리 연예·스포츠 글에 대한 댓글 기능이 여전히 활성화돼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행보와 달리 오히려 뉴스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이용자 유입 증가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8월 네이트를 운영하는 SK커뮤니케이션즈는 주요 뉴스를 키워드 중심으로 소개하는 서비스 '오늘'을 선보였다. 그날의 주요 뉴스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1시간 마다 핵심 이슈 키워드를 원형으로 시각화해 보여준다.여기에 정치·경제·사회·시사·IT 및 과학 등 분야별로 이용자들이 많이 조회한 뉴스 순위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네이버가 분야별 많이 본 뉴스 서비스를 폐지한 것과 사뭇 다른 행보다.
네이트 관계자는 "네이트 판은 2006년부터 운영돼 대중들에게 친숙하기도 하고, 사랑·결혼 등 다양한 주제별, 연령별 게시글들이 세분화 돼 있어 속깊은 이야기로 위로와 공감을 나눌 수 있다는 점이 인기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뉴스 서비스의 경우 대중들에게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개편을 진행했고, 현재 실시간 이슈 키워드 서비스 폐지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앞으로 이용자들의 개선사항을 꾸준히 수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