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생활 40년 미국인의 눈으로 본 일본의 빛과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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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굴레' 번역 출간
일본에서 40여 년을 생활한 미국인의 시선에서 일본의 빛과 그늘에 관해 살핀 '일본의 굴레'(글항아리)가 출간됐다. 일본 쓰쿠바대학 국제정치경제학 교수를 지낸 태가트 머피(69)는 외부자로서의 시각과 내부자로서의 이해를 바탕으로 일본 사회를 탐색한다.
일본의 정치와 경제에 관한 생각을 역사 및 문화와 결합하는 게 목표였다고 밝힌다.
그는 15세에 처음 일본에 갔다가 미국으로 돌아간 뒤, 어른이 된 후 일본을 다시 찾는다. 서양인으로서 일본의 낯설고 이질적이며 이해하기 힘든 모습에 푹 빠졌다가 거리를 두기도 하면서 일본의 정체성을 탐구해간다.
'굴욕적일 만큼' 친절한 서비스, 불평할 만한 일이 생겨도 침묵으로 일관하는 사람들, 권력에 도전하는 일을 하지 않는 체념적 모습 등은 그가 처음 느낀 일본에 대한 이미지다.
저자는 "일본 사람들이 이상했다"고 표현한다. 하지만 일본을 알아가면서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고 일본인들을 평가한다.
일본인들은 시끄럽게 불평하지 않고 성공한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 작은 일들에서 쾌락을 찾는다며, 허황한 꿈이라도 그 꿈을 놓지 않는 로맨티스트들이라고 저자는 서술한다. 저자는 또 "원인도 없고 설명할 수도 없는 이유로 이런저런 일이 발생하는 세상에서 살아간다는 의식, 그 안에서 자기 본분을 다하며 최선을 다해 적응할 수밖에 없다는 의식이 일본인들 사이에 퍼져 있다"고 짚는다. 일본이 재정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한때 전 국민의 경제적 안정을 달성하도록 한 사회적 규약을 포기했다고 주장하고, 세금과 물가를 올려 가계의 구매력을 떨어뜨렸다고 지적한다.
책은 막부의 강력한 권위를 기반으로 수백 년간 평화를 유지한 에도 시대에도 주목한다.
이후 등장한 메이지 유신이 천황과 의회 제도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유신 주역들에 의한 권력 독점이 발생했고, 이 주역들이 죽으면서 생긴 권력의 공백으로 인해 관료에게 휘둘리는 현재 정치 구조가 됐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저자는 일본의 과거사 청산이 어려운 이유에 대해 언급하며 미군정이 태평양 전쟁 이후 처리 과정에서 일본인들 스스로 과오를 돌아볼 기회를 원천봉쇄한 데 큰 책임이 있다는 주장도 펼친다.
또 일본이 패전 이후 미국에 국방과 외교를 맡기는 대신 미국을 지렛대 삼아 경제를 일으키고, 나중에는 거꾸로 미국이 일본의 경제력에 의존해 달러 중심의 세계 경제를 유지했다는 생각도 덧붙인다. 윤영수·박경환 옮김. 660쪽. 3만2천원.
/연합뉴스
일본에서 40여 년을 생활한 미국인의 시선에서 일본의 빛과 그늘에 관해 살핀 '일본의 굴레'(글항아리)가 출간됐다. 일본 쓰쿠바대학 국제정치경제학 교수를 지낸 태가트 머피(69)는 외부자로서의 시각과 내부자로서의 이해를 바탕으로 일본 사회를 탐색한다.
일본의 정치와 경제에 관한 생각을 역사 및 문화와 결합하는 게 목표였다고 밝힌다.
그는 15세에 처음 일본에 갔다가 미국으로 돌아간 뒤, 어른이 된 후 일본을 다시 찾는다. 서양인으로서 일본의 낯설고 이질적이며 이해하기 힘든 모습에 푹 빠졌다가 거리를 두기도 하면서 일본의 정체성을 탐구해간다.
'굴욕적일 만큼' 친절한 서비스, 불평할 만한 일이 생겨도 침묵으로 일관하는 사람들, 권력에 도전하는 일을 하지 않는 체념적 모습 등은 그가 처음 느낀 일본에 대한 이미지다.
저자는 "일본 사람들이 이상했다"고 표현한다. 하지만 일본을 알아가면서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고 일본인들을 평가한다.
일본인들은 시끄럽게 불평하지 않고 성공한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 작은 일들에서 쾌락을 찾는다며, 허황한 꿈이라도 그 꿈을 놓지 않는 로맨티스트들이라고 저자는 서술한다. 저자는 또 "원인도 없고 설명할 수도 없는 이유로 이런저런 일이 발생하는 세상에서 살아간다는 의식, 그 안에서 자기 본분을 다하며 최선을 다해 적응할 수밖에 없다는 의식이 일본인들 사이에 퍼져 있다"고 짚는다. 일본이 재정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한때 전 국민의 경제적 안정을 달성하도록 한 사회적 규약을 포기했다고 주장하고, 세금과 물가를 올려 가계의 구매력을 떨어뜨렸다고 지적한다.
책은 막부의 강력한 권위를 기반으로 수백 년간 평화를 유지한 에도 시대에도 주목한다.
이후 등장한 메이지 유신이 천황과 의회 제도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유신 주역들에 의한 권력 독점이 발생했고, 이 주역들이 죽으면서 생긴 권력의 공백으로 인해 관료에게 휘둘리는 현재 정치 구조가 됐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저자는 일본의 과거사 청산이 어려운 이유에 대해 언급하며 미군정이 태평양 전쟁 이후 처리 과정에서 일본인들 스스로 과오를 돌아볼 기회를 원천봉쇄한 데 큰 책임이 있다는 주장도 펼친다.
또 일본이 패전 이후 미국에 국방과 외교를 맡기는 대신 미국을 지렛대 삼아 경제를 일으키고, 나중에는 거꾸로 미국이 일본의 경제력에 의존해 달러 중심의 세계 경제를 유지했다는 생각도 덧붙인다. 윤영수·박경환 옮김. 660쪽. 3만2천원.
/연합뉴스